한국 미술 전통 자산으로 세계 향한다

입력 2021.03.19. 17:30 김혜진 기자
김환기·의재 등 거장 배출 고장
경쟁력·정체성, 타시도 비해 우월
전통성 기반 현대 미술 중심 목표
개관전 '산을 등지고…' 마련
연구·수집·교육 개발에도 주력
이지호 도립미술관장

"출발은 늦었을지 몰라도 전남은 전통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타 도시 국공립 미술관과는 또 다른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초대 관장으로서 이러한 자원을 활용해 미술관이 발전할 수 있도록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신중하게 운영해 나가겠습니다."

전남도립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이지호 초대 관장은 19일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광양에 둥지를 튼 도립미술관은 오는 23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 도립미술관은 전남의 전통성을 기반으로 한국, 아시아 현대 미술의 중심이 되는 세계적 미술관을 목표로 한다.

이 관장은 전남에 대해 한국 미술사에서 파워와 자산을 가진 지역이라 표현했다.

그는 "김환기, 오지호, 천경자로 대표되는 한국 현대미술의 선구자들과 그 이전의 한국화 윤두서, 소치, 의재, 남농 등 근현대 한국 미술사의 대표적 거장들을 배출한 곳이 바로 전남이다"며 "이것은 엄청난 힘이자 자산이고 타 시도는 가지지 못한 경쟁력이다. 이를 바탕으로 여러가지 전시나 교육, 연구 등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개관과 함께 선보이는 개관전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는 도립미술관만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다. '의재와 남농 : 거장의 길' '현대와 전통, 가로지르다' '로랑 그라소 : 미래가 된 역사' 등 3개 전시로 구성돼 전통과 현대, 미래 모든 시간을 관통하며 회화적 감성을 만끽할 수 있는 자리다.

도립미술관 개관전 전시 모습

'의재와 남농 : 거장의 길'은 전남 전통 미술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의재 허백련과 남농 허건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우리가 이어갈 정신과 가치를 알아보기 위한 전시다.

'현대와 전통, 가로지르다'는 산수화, 수묵화 등 전통 회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김진란 & Baruch Gottlieb을 비롯해 이이남, 허달재, 김선두, 허진, 조병연, 황인기, 장창익, 세오 등 대부분 지역 출신 작가들이 참여했으며 전통의 새로운 가능성을 살펴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로랑 그라소 : 미래가 된 역사'는 프랑스 현대미술가 로랑 그라소가 한국과 전남의 작품을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한 작품과 현대 미술 흐름을 소개하는 전시다. 작가의 대표작은 물론 그가 도립미술관 개관을 기념해 제작한 신작 '과거를 연구하다'도 전시된다. 공재 윤두서의 작품 '말 탄 사람'과 겸재 정선의 작품 '금강내산총도'를 다시 풀어낸 대작이다.

전남도립미술관

이 관장은 앞으로 중장기 계획을 통해 교육 프로그램은 물론 소장품 수집, 전남 미술 연구·수집에도 많은 공을 들일 방침이다.

그는 "'칠드런스 아뜰리에'는 전시와 연계해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다. 어린이들이 자라나며 미술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이 가능토록 했다. 이것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연령층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나가려 한다"며 "소장품은 현재 140여점 정도인데 작품 수에 연연하기 보다는 대표작을 중심으로 수집해 수장고를 가치있게 채워나갈 예정이며 지역 자료를 발굴하고 연구하는 전문팀을 꾸려 지역 미술에 대한 연구에도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1만1천580㎡ 규모다. 22일 개관식을 갖고 다음날인 23일 개관한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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