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선물하는 기쁨을 알리고 싶어요"

입력 2023.04.05. 15:47 김종찬 기자
[농촌 창업 청년들 성공스토리]
⑰장흥 화훼 청년 농업인 문정화씨
서울살이 지쳐 지난 2018년 '귀농' 결심
스마트팜 도입·주변 도움 손길 이어져
3천만원서 1억원으로…6차산업도 '도전'
장흥에서 화훼를 재배하는 청년 농업인 문정화씨. 전남농업기술원 제공

[농촌 창업 청년들 성공스토리] ⑰장흥 화훼 청년 농업인 문정화씨

지난 2018년 고향 장흥에 귀농해 카네이션과 라넌큘러스 등을 재배하고 있는 문정화(32)씨는 2동의 비닐하우스를 스마트팜으로 운영,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며 성공적인 귀농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문씨는 앞으로 화훼 규모를 더 늘려 '반려식물'과 '화훼 체험활동' 등 6차 산업에 도전, 국민들에게 꽃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다는 목표도 세웠다.

장흥에서 화훼를 재배하는 청년 농업인 문정화씨가 어머니와 함께 꽃을 손질하고 있다. 전남농업기술원 제공

◆ 서울살이 지쳐…2018년 귀농 결심

화훼 하우스 2동에 스마트팜을 도입해 카네이션과 라넌큘러스를 재배하고 있는 문 씨는 서울 생활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었던 여느 청년들과 다름없었다. 고등학교까지 장흥에서 살다가 제주도에서 대학을 마친 뒤 상경해 '방송작가'로 활동했지만, 현실은 꿈꾸던 서울 생활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음껏 문화생활도 즐기고, 여가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는 6년 여간의 방송작가 생활로 삶에 대한 회의감까지 느꼈다.

그는 "방송국에서 일하면서 사람들과도 부딪히고 야근도 많고, 쉬는 날도 일정하지 않았다"며 "게다가 고향을 떠나 월세 살이를 하느라 생활비에 대한 부담도 컸다. 이런 생활이 지속되다보니 몸은 몸대로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지치고, 월급은 생활비로 다 나가는 생활에 지쳤다"고 회상했다.

몸과 마음이 지쳐갈 때 당시 남자친구였던 남편이 '잠시 고향에서 쉬고 오는 건 어떠냐'는 제의를 했고, 그날로 장흥에 내려왔다.

지친 몸을 이끌고 부모님이 계신 장흥으로 돌아올 때만 해도 '귀농'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조금 쉬고 다시 서울로 올라갈 계획이었지만, 고향에서 잘 먹고 잘 쉬다 보니 생활에 대한 의욕이 샘솟았다. 무엇이라도 시작해보고 싶은 시점에 제1기 스마트팜 청년창업보육사업에 대해 알게 됐다. 스마트팜을 배우면 힘들게 농사를 짓는 부모님께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문씨가 현재 스마트팜을 도입한 하우스 2동은 벼농사를 짓는 아버지가 국화를 재배하던 하우스다. 모심기가 끝나고 추수를 시작하기 전에 한가한 7~8월에 국화재배를 했는데, 1년 내내 거의 비어 있는 하우스를 활용하기 위한 작물을 '화훼'로 정했다.

문씨는 "부모님이 하시던 농사를 보면, 모든 과정에 노동력이 필요했다. 예를 들어 비닐하우스 온도를 조절하고, 물을 주는 일련의 과정 하나하나 사람 손이 필요했다"며 "한시도 자리를 비우지 못하고 묶여 있어야 해서 농사를 짓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스마트팜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면서, '내가 스마트팜을 공부하면 부모님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귀농 결심 이유를 설명했다.

장흥에서 화훼를 재배하는 청년 농업인 문정화씨가 카네이션을 수확하고 있다. 전남농업기술원 제공

◆ 스마트팜 적극 도입…주변 도움도 '커'

귀농하기 전에도 문씨는 가끔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와드렸지만 '왜 물을 줘야 하는지', '환기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지 못했다. 부모님도 습관적으로 하는 일이라 정확한 이유를 설명해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문씨는 전남대에서 진행했던 '스마트팜 청년창업보육사업'을 통한 교육 과정에서 자세한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수업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꽃 농사가 보이기 시작했다. 교육을 받고 난 이후, 전남농업기술원의 '단동 하우스 스마트팜 시범사업'을 통해 스마트팜 설비를 지원받았다. 토양EC측정기와 온습도 측정기, 환경제어 패널, CCTV 등 스마트팜 제어 설비를 하우스에 설치했다.

1천m² 규모의 하우스 2동에 스마트팜 제어 설비를 설치한 문씨는 인건비를 최소화했다. 가족경영으로도 충분히 하우스 2동을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는 "예전에는 사람이 직접 물을 줘야 했느넫, 이제는 관비기를 달아서 자동으로 줄 수 있다"며 "온도와 습도 조절도 집에서 할 수 있으니 아주 자유로워졌다. 스마트팜 설비를 도입한 덕분에 워라밸도 챙길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스마트팜 설비 이외에도 문씨는 일명 '삼촌'으로 부르는 아버지의 지인과 청년창업보육사업을 통해 만난 청년 창업농 양쪽의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삼촌'들은 장흥에서 화훼 재배 경력이 많은 베테랑 농부들이다.

문씨는 양재동과 광주의 화훼공판장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가격 정보를 확인하고 1년 치 데이터를 살펴봤다. 이후 '어떤 시기에 어떤 꽃이 부가가치가 높은지' 연구하고 그 꽃들이 재배지역에 잘 맞는지도 상의했다. 그렇게 선택한 작물이 카네이션과 라넌큘러스다. 그렇게 2018년 3천만원의 매출을 올린 문씨는 4년 후인 지난해 말 기준 1억여원까지 매출이 증대됐다.

문씨는 또 창업보육센터에서 만난 교육생들과도 꾸준히 교류를 이어나가고 있다. SNS 단체방을 통해 부모님과 상의하기 어려운 이야기나 관련 지원 내역에 대한 정보교환을 활발히 나누고 있다.

그는 "창업보육센터에서 얻은 가장 큰 자원은 '인적 네트워크'다. 농업을 처음 접하는 청년 창업농들과 같은 입장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보도 주고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라며 "얼마 전에는 '브랜딩'과 관련한 국 가지원 내역에 대한 정보도 알게 돼 화훼 재배가 좀 더 안정권에 들면 브랜드 론칭도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흥에서 화훼를 재배하는 청년 농업인 문정화씨가 키워낸 카네이션. 전남농업기술원 제공

◆ 화훼단지 확대…6차 산업 계획도

문씨는 현재 토경재배로 라넌큘러스와 카네이션을 재배 중이지만 앞으로 점차 단지를 넓혀서 더 다양한 꽃과 6차 산업에 대한 도전도 꿈꾸고 있다. 화훼 브랜딩도 공부 중이다.

문씨는 우선 비닐하우스를 좀 더 늘려 다양한 꽃을 재배하는 것으로 잡았다. 소비자들에게 좋은 품종의 꽃을 선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반려식물 산업에도 뛰어드는 게 그의 꿈이다. 코로나19 이후 자택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집에서 쉽게 키울 수 있는 반려식물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문씨는 반려식물 산업이 단기적으로 '반짝'하는 산업이 아니라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산업으로 보고 구상 중이다.

그는 "요즘 꽃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는 있다. 졸업식에서도 꽃 선물은 '사치'라는 생각을 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 같다"며 "특별한 날이나 기념일이 아닌 날에 꽃을 선물하면 특별한 날로 기억될 수 있다. 집에 꽃 한 송이만 키워도 분위기를 반전시켜줄 수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꽃을 선물하는 기쁨을 알려주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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