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행보·공약도 없어 무관심 지속
지역구도 아닌 세대간·성별 대결 분석도
윤 후보, 설 전후 방문 구체 공약 발표
지난해 호남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리던 국민의힘이 최근 들어 주춤하다. 지난해 윤석열 대선후보의 5·18 미화 논란 이후 '개 사과' 논란까지, 지역민의 기대가 한층 꺾인 모습이다. 이에 더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시작된 '서진(西進)정책'도 최근 보이지 않으면서 호남으로 확장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주춤한 지지율…젊은층서 큰 폭 하락
23일 최근 전국을 조사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 정당지지율 결과를 종합하면 호남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10%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중반 호남에서 최고 20%대를 넘는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올해 지방선거에서 약 30여년만에 비례대표로 광주시의원 탄생을 기대했던 것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표본이 많아 비교적 정확한 광주·전남지역 여론조사만을 보더라도, 지난해 중반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광주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해 12월29일부터 이틀간 각각 광주와 전남지역 만18세 이상 유권자 808명과 807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4%p)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광주에서 8.6%, 전남에서 8.4%를 기록했다.
이는 약 3개월 전에 무등일보가 실시했던 같은 방식의 조사에서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것에 비교해 각각 5.1%p, 2.7%p 하락한 수치다. 무등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해 9월13일부터 이틀간 각각 광주, 전남지역 만18세 이상 유권자 800명씩을 대상으로 정당지지도를 물어본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5%p), 국민의힘 지지율은 광주에서 12.7%, 전남에서 11.1%였다.
특히 젊은층 지지도가 푹 꺼졌다. 무등일보 조사에서 19~29세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광주 27.8%, 전남 17.1%였다. 그러나 광주일보 조사에서는 각각 18.1%p와 3.1%p 빠진 9.7%, 14.0%로 나타났다.
◆'끊긴' 서진정책, 슬슬 재시동 거나
지역에서는 윤석열 후보의 전두환 미화 발언과 '개 사과' 논란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의 미흡한 대처, 그리고 호남 행보가 실종되면서 지지율이 주춤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직까지 호남은 물론, 광주·전남지역에 대한 별다른 대선 공약이 나오지도 않는 것도 지역에서 국민의힘이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무엇보다 김 전 비대위원장이 전통적 방식으로 지역을 꾸준히 찾는 '서진정책'을 펼친 데 반해, 이 대표 체제 들어 '서진' 구호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선이 지역보다는 성별구도와 세대구도로 흘러가면서 특정 지역에서의 행보가 뜸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승용 킹핀정책리서치 대표는 "이번 선거는 지역구도가 아닌, 성별과 세대구도가 핵심"이라며 이 구도를 적극 활용하는 국민의힘의 달라진 선거전략 상 지역 행보가 적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원 싸움에 집중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호남 확장에 눈을 돌리려는 모습도 관측되고 있다.
우선적으로 이 대표가 25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광주 등 호남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최근 SNS를 통해 "2030에 이어 호남이 정치혁명의 또 다른 근원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 무엇을 상상하더라도 그 이상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도 설 전후로 호남을 찾으면서 구애를 본격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호남지역 유권자에 손편지를 대규모 우편 발송할 계획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예비후보는 전체 유권자의 10%인 약 200만명에게 홍보물을 발송할 수 있는데, 모두 호남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석열 후보가 설 전후로 호남에 방문해 구체적인 공약을 발표할 계획"이라면서 "윤 후보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에 대한 지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 여야, 13일간 총선 레이스 돌입···'거야 심판' vs '정권 심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사거리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용산살리기' 지원유세에서 권영세 용산구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여야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4·10 국회의원 총선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각기 '거야 심판'과 '정권' 심판'을 명분으로 총력전을 시작했다.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함께 선거운동이 허용된 28일 오전 0시 서울 가락 농수산물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오전 0시 행사를 거르고 오전 10시 대통령실 인근 용산역 광장에서 '정권심판·국민승리' 선대위 출정식을 진행했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내 최대 규모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에서 "이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됐다"며 "국민의힘은 땀 흘려 일하는 생활인을 대변하는 정당이고, 그런 분들이 더 잘살기를 바라는 정당"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전진할 것인가 후진할 것인가, 융성할 것인가 쇠퇴할 것인가, 곤경해질 것인가 불리해질 것인가를 결정하는 대단히 중요한 선거"라며 "그 전제로 범죄 세력을 심판하겠다. 그걸 넘어서야 민생과 경제를 제고해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 위원장은 곧이어 같은날 오전 서울 한강벨트 등 수도권 격전지를 찾아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심판이 곧 민생이라고 역설하고 있다.한 위원장은 한강벨트인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거리인사에서 "범죄자 세력이 여러분과 같은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범죄자 세력이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해야 한다. 그것은 네거티브가 아닌 민생"이라고 강조했다.인 위원장은 한 위원장과 함께 가락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인 위원장은 같은날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5·18을 폭동으로 비하하는 것은 광주시민을 두 번 죽이는 것으로 너무 가슴 아픈 일"이라며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같은날 오전 7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출근길 인사에서 "지금 정치가 잘못됐다면 바꿔야 하고, 정치를 바꾸는 일은 결국 국민들이 해야한다"며 정권 심판 동참을 호소했다.이 대표는 이어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선대위 출정식에서도 "지난 2년의 시간은 국민에게 하루하루가 절망 고통 그 자체였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 열차가 국민 승리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지금 출발한다. 윤석열 정권 심판은 대한민국 정상화와 민생 재건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배반한 윤 정권에게 이제 주권자가, 민주 공화국의 주인이 심판할 때가 됐다"며 "민주당은 국민의 압도적 심판 의지를 확실하게 실천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겠다"고 지지를 요청했다. 이 대표는 한강벨트인 서울 중·성동갑 등에서 지원유세에 나선다.민주당은 범야권 200석 전망을 일축하며 지지층 이완과 보수층 결집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범야권 200석' 전망에 "불가능한 얘기"라면서 "(과반인) 151석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민주당 주도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대표를 맡고 있는 윤영덕 의원은 같은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은 시대적 과제"라며 "모든 걸 걸고 압도적으로 승리해 민주주의, 민생, 평화, 미래의 퇴행을 막아야 한다"고 지지를 요청했다.제3지대 정당들도 일제히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녹색정의당은 같은날 오전 0시 이태원 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해밀턴 호텔 골목을 방문한 뒤 서울시청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개혁신당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소방서를 찾아 지역 치안과 소방관들의 근무 환경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새로운미래 지도부도 같은날 오전 0시 가락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후 대전 대덕구 박영순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선대위 출정식 및 출근인사를 진행했다.조국혁신당은 같은날 오전 조국 대표의 고향인 부산에서 출정식을 개최했다. 조 대표는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부산에서부터 동남풍을 일으켜 전국으로 밀고 올라가겠다"고 선언했다. 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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