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광주시당 "망언, 즉각 사죄하라"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을 높게 평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호남사람들도 전두환이 정치를 잘 했다고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윤 전 총장은 19일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호남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윤 전 총장이 전문가에게 정책 전권을 주는 시스템 정치 필요성을 언급하는 맥락에서 나왔다. 그는 뒤이어 "왜 그러냐면 (전문가에게) 맡긴 거다.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해봤기 때문이다"며 "그 당시 정치했던 사람들이 그러더라. '국회는 잘 아는 너희가 해라'며 웬만한 거 다 넘겼다고"라며 부연했다.
이 같은 윤 총장의 발언은 즉각 호남민 폄훼 논란에 휩싸였다. 윤 전 총장의 주장이 민주주의 염원을 압살하고 공안 통치를 한 '독재자'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둘째로 치더라도 5·18 학살의 책임자인 전두환을 호남민들이 고평가하고 있다는 발언은 호남정서와 분명히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규탄 성명을 내고 "호남이 전두환 정치를 옹호했다고 하는 부분은 도저히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광주시당은 "광주 사람들에게 전두환은 어떤 인물인가. 80년 5월 군홧발로 광주를 수백명의 피로 물들이며 정권을 찬탈한 사람"이라며 "전두환의 집권기간 동안 호남은 정치적 차별뿐 아니라 경제적 차별까지 받으며 낙후의 길을 걸었다"고 일갈했다.
이어 광주시당은 "엄혹한 전두환 통치 기간에 호남 사람들이 그를 칭찬하고 찬양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나. 일반화의 매우 심각한 오류"라며 "즉각 광주시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도 "광주영령과 호남인 능멸에 대해 지금 즉시 석고대죄하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광주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고 진상규명조차 완전히 되지 않았다"며 "집단학살범도 집단학살 빼면 좋은 사람이라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같은 당 대선후보들에게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의 권성주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은 '호남분들'까지 들먹이며 전두환 독재정권을 옹호한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우리 국민의힘은 그동안 지역갈등을 깨고 전국 기반의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호남에 진심으로 다가섰고 잘못된 역사에 대해 무릎 꿇어 사죄했다"며 "호남을 심각히 모욕한 오늘 윤 전 총장의 망언은 그간의 그 모든 노력과 정성을 모두 거짓으로 만들어 버린 망언 중의 망언이다"고 성토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공정과 정의를 위협했을 뿐만 아니라 헌법정신을 망각한 것"이라며 "(전두환은) 수천억 원의 정치자금을 기업들로부터 강탈했고 이것이 들통났는데도 본인의 노후자금과 자식 상속자금으로 써놓고 국민에게 오리발을 내민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홍준표 의원도 "참 부끄럽고 창피하다. 이런 사람들과 국가대사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창피하다"며 자조 섞인 비판을 내놓았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 돌아온 이낙연, 당분간 '강연 정치'로 윤정부 비판 주력할 듯 [인천공항=뉴시스] 조수정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년 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24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6.24. chocrystal@newsis.com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년 만에 귀국해 '못 다한 책임을 다하겠다'며 적극적인 정치 활동을 예고한 가운데 당분간은 강연 정치로 윤석열 정부 비판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그간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을 비판하면서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며 준비된 지도자 이미지를 각인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귀국 일성에서 "못다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발언한 만큼 민주당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일정부분 역할을 할것으로 전망된다.최근 혁신위원회가 출범 한데다 당분간은 민주당 현안에 대한 언급은 자제할 가능성이 높다. 자칫 '이재명 체제' 흔들기로 해석돼 당 분열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청년층을 대상으로 '강연 정치'에 나서면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부각할 것으로 점쳐진다.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다음달부터 전국 대학가를 돌며 강연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출간한 '대한민국 생존전략-이낙연의 구상' 책 내용을 중심으로 그간 연구해 온 외교 정책과 남북 관계 등을 이야기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이 전 대표는 지난 24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대한민국은 여기저기가 무너지고 있다"며 "수출이 위축되고 경제가 휘청거린다. 민주주의도, 복지도, 뒷걸음친다. 대외 관계에 금이 갔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에 말한다"며 "모든 국정을 재정립하기를 바란다. 대외 관계를 바로 잡아주길 바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이외에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만남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묘역 및 현충원, 5.18 묘역 참배 등 일정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대표적인 친이낙연계인 윤영찬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금 정해져 있는 본인의 일정이나 스케줄은 전혀 없다"며 "일단 한반도의 미래와 생존 전략과 관련된 여러 가지 강연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당분간 잠행하면서 민심을 살필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정치 일선으로의 복귀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전 대표가 귀국길에서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하게 발언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거다.실제로 그의 이전 정치 행보와 스타일로 미뤄 짐작할 때 공항에서는 인사 정도로 마무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나아가 당 원로들처럼 낙향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윤 의원은 "본인이 앞으로의 정치 행보에서 좀 새로운 모습을 보이겠다, 변화된 모습을 보이겠다 이런 각오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이어 "앞으로의 행보는 민주당을 어떻게 민주당답게 또 민주당의 가치와 정신을 어떻게 다시 복원할 수 있느냐 이런 부분들에 맞춰질 것"이라며 "단순히 어떤 계파의 수장 또는 비명계, 이런 차원을 넘어서 민주당이 잘 되는 방향이 과연 무엇이고 다시 국민 눈높이에서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국민 속의 민주당을 어떻게 만들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부연했다.당내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으로 리더십이 흔들리게 되면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이낙연 역할론'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그 시점에 대해서는 친낙계 내에서도 여러 의견이 나온다. 이 전 대표로 인해 당 내홍이 불거지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으로도 보여진다.이개호 의원은 이날 방송에 나와 이 대표 대안으로 이 전 대표가 거론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민주당의 승리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서 각자의 행동 방식과 정치 양상, 정치적 행동에 의해서 함께 나가는 것"이라며 "서로가 대안이라고 얘기할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정치권 에서는 이 전 대표가 강연정치를 통해 현 정부를 비판하고 민주당이 처한 현실과 미래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히는 과정에서 국민들과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융화되는 과정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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