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굳히기' 이낙연 '뒤집기' 결판
추미애·박용진·김두관도 추격전 치열
25·26일 결과가 본선행 사실상 윤곽
더불어민주당 최종 대선 후보를 사실상 판가름낼 것으로 보이는 호남 경선을 앞두고 후보들은 명절을 반납한 채 호남 민심 잡기에 '올인'했다.
무엇보다 이번 추석 최대 관전포인트였던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명낙 대전'에는 소문난 잔치만큼이나 먹거리가 많았다. 후보 자신들과 배우자는 물론 캠프 측 국회의원들도 우르르 호남에 내려오면서 세 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안방에서 펼쳐진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대회전이 추석 뒤 경선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굳히기 나선 이재명 '개혁' 방점
현직 지사인 신분 탓에 다른 후보들에 비해 호남 방문이 적었던 이 지사는 연휴 초반을 광주·전남 일정에 할애하며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앞선 지역 순회경선과 1차 슈퍼위크에서 과반을 확보한 이 지사 측은 여세를 호남지역 경선까지 이어나가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구상이다.
이 지사는 지난 17일 오전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호남 선언'을 통해 지역민에 특별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는 "이번 대선은 기득권 적폐세력과의 마지막 승부"라며 "동학혁명과 광주혁명 개혁정신을 실천해 온 후보가 저 이재명이다. 가장 민주당다운 후보, 가장 개혁적인 후보가 바로 저 이재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첫 차 '캐스퍼' 양산을 시작한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을 찾아 광주형일자리 성공을 기원하고 청년 노동자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특히 이 지사는 경기도 차원에서 '캐스퍼' 3대를 구입하기로 하고 내달 중 구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지사는 다음날에도 '청년의 날'을 기념해 북구 광주청년드림은행을 방문해 청년 격차 해소를 위한 현장 간담회를 진행한 데 이어 남구에 위치한 미혼모자시설, 서구 농수산물도매시장 등을 차례로 방문하는 광폭행보를 했다.
배우자인 김혜경씨도 이 지사의 3박 4일 호남일정을 함께 하면서 힘을 보탰다. 김 씨는 지난 8일에도 홀로 광주에 내려와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지(5·18 구 묘역)를 찾아 참배하는 등 꾸준히 지역 민심을 챙기고 있다.
이 지사 대선캠프 인사들도 총출동했다. 지난 17일 이 지사 호남선언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캠프 측 의원 40여명은 큰 절을 올리기까지 했다. 이들 상당수는 연휴 기간 서울로 돌아가지 않고 호남 곳곳을 돌며 민심 끌어안기를 이어나갔다. 특히 우원식 캠프 선대위원장과 조정식 총괄본부장 등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지역에 머물면서 지지를 규합하고 있다.
◆역전 꿈꾸는 이낙연 '지역 대표' 강조
1차 슈퍼위크가 끝나고 의원직을 벗어 던지는 초강수를 둔 이 전 대표는 이번 호남 경선에 명운을 걸었다. 배수진을 친 이 전 대표는 지역 출신이라는 점과 지역 밀착형 공약을 통해 호남을 발판 삼아 '역전 드라마'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광주 방문에 한발 앞서 지난 16일 광주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가 저를 지지해주지 않으면 제 역할은 여기서 끝난다. 민주당이 광주에서 반전을 일으켜 결선 투표로 가는 드라마를 만들어 달라"며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또 "호남은 대통령을 배출할 수 없다는 잘못된 편견을 깨달라"고 호소했다. 이 지사의 대세론이 '영남 출신 민주당 후보'가 대선에서 유리하다는 공식에 따라 만들어졌다는 것을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가 지역 공약을 대거 강조한 점도 두드러진다. 이 전 대표는 "광주 시민께 혁신 경제와 좋은 일자리로 반드시 보답하겠다"며 "광주에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이전을 추전해 '사법수도'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1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광주 최대 숙원사업인 광주군공항 이전에 대해서도 "정부 주도로 군공항 수용지역에 파격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며 "군공항 터에 송정리·영산강 황룡강 일대까지를 포함해 미래 먹거리의 터전을 갖춘 '스마트시티'로 조성하고 그 일을 광주시·시민 사회와 협의해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무등산 방공포 부대와 마륵동 공군 탄약고 이전도 약속했다.
최근 이 전 대표 측에 합류한 대표 '친문재인계' 핵심인 홍영표·김종민·신종근 의원 등도 '호남대첩'에서 이 전 대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들 의원들은 지난 17일 광주를 찾아 이 전 대표 지지를 호소하면서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에 최장수 총리를 지낸 만큼 문재인 정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한계와 부족한 점을 가장 잘 혁신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추석 연휴 기간 광주·전남, 전북에 더해 제주까지 이르는 행군을 소화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과 서구 양동시장을 찾은 데 이어 다음날에는 무등산을 등반하기도 했다. 또 20일에는 목포와 여수, 추석 당일에는 영광과 전북 전주로 이동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나머지 후보들도 '호남 발판' 삼아 "추격"
상대적으로 '명-낙'에 가려진 나머지 세 후보들도 유력 주자 못지않게 호남 민심을 얻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앞선 1차 슈퍼위크에서 11.35%라는 두자릿수 득표를 얻으며 선전하고 있는 추미애 전 장관이 호남에서 얼마나 득표할 수 있을 관심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진보·개혁 성향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은 탓에 추 후보의 높은 득표율도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이 지사의 과반도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15일부터 4박 5일간 호남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읍이 시댁인 추 전 장관은 자신을 '호남 며느리'라고 적극 부각하며 지역민의 표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19일 광주를 마지막으로 한 호남 일정 소감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충절과 의리의 고장에서 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전북 장수가 고향인 박용진 의원도 지난 20일부터 3박 4일간 호남에 머무르며 지역 민심에 '올인'하고 있다.
첫 일정을 전북에서 시작한 박 의원은 22일 오전 광주 기독병원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아 의료진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에는 전남도청 앞 김대중광장을 방문해 목포 지역인사들을 만난 데 이어 보성 청년 일꾼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는 민주당의 심장인 호남 민심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DJ의 뒤를 잇는 유능한 진보 대통령이 돼서 호남의 새로운 100년 청사진을 그리겠다"고 말했다.
김두관 의원도 18일 여수·순천·광양을 방문하며 표심을 끌어올렸다. 김 의원은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저는 오늘 호남이 없으면 김두관도 없다는 각오로 이곳 광주에 왔다"면서 "대한민국과 호남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지난 21일부터 5일간 광주·전남 지역의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ARS(자동응답) 투표가 진행된다. 투표 결과는 25일 광주·전남 순회경선에서 대의원과 일반당원·국민 중 유선전화 사전신청자의 현장투표 결과와 함께 차례로 공개된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 여야, 13일간 총선 레이스 돌입···'거야 심판' vs '정권 심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사거리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용산살리기' 지원유세에서 권영세 용산구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여야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4·10 국회의원 총선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각기 '거야 심판'과 '정권' 심판'을 명분으로 총력전을 시작했다.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함께 선거운동이 허용된 28일 오전 0시 서울 가락 농수산물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오전 0시 행사를 거르고 오전 10시 대통령실 인근 용산역 광장에서 '정권심판·국민승리' 선대위 출정식을 진행했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내 최대 규모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에서 "이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됐다"며 "국민의힘은 땀 흘려 일하는 생활인을 대변하는 정당이고, 그런 분들이 더 잘살기를 바라는 정당"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전진할 것인가 후진할 것인가, 융성할 것인가 쇠퇴할 것인가, 곤경해질 것인가 불리해질 것인가를 결정하는 대단히 중요한 선거"라며 "그 전제로 범죄 세력을 심판하겠다. 그걸 넘어서야 민생과 경제를 제고해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 위원장은 곧이어 같은날 오전 서울 한강벨트 등 수도권 격전지를 찾아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심판이 곧 민생이라고 역설하고 있다.한 위원장은 한강벨트인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거리인사에서 "범죄자 세력이 여러분과 같은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범죄자 세력이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해야 한다. 그것은 네거티브가 아닌 민생"이라고 강조했다.인 위원장은 한 위원장과 함께 가락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인 위원장은 같은날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5·18을 폭동으로 비하하는 것은 광주시민을 두 번 죽이는 것으로 너무 가슴 아픈 일"이라며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같은날 오전 7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출근길 인사에서 "지금 정치가 잘못됐다면 바꿔야 하고, 정치를 바꾸는 일은 결국 국민들이 해야한다"며 정권 심판 동참을 호소했다.이 대표는 이어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선대위 출정식에서도 "지난 2년의 시간은 국민에게 하루하루가 절망 고통 그 자체였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 열차가 국민 승리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지금 출발한다. 윤석열 정권 심판은 대한민국 정상화와 민생 재건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배반한 윤 정권에게 이제 주권자가, 민주 공화국의 주인이 심판할 때가 됐다"며 "민주당은 국민의 압도적 심판 의지를 확실하게 실천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겠다"고 지지를 요청했다. 이 대표는 한강벨트인 서울 중·성동갑 등에서 지원유세에 나선다.민주당은 범야권 200석 전망을 일축하며 지지층 이완과 보수층 결집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범야권 200석' 전망에 "불가능한 얘기"라면서 "(과반인) 151석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민주당 주도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대표를 맡고 있는 윤영덕 의원은 같은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은 시대적 과제"라며 "모든 걸 걸고 압도적으로 승리해 민주주의, 민생, 평화, 미래의 퇴행을 막아야 한다"고 지지를 요청했다.제3지대 정당들도 일제히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녹색정의당은 같은날 오전 0시 이태원 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해밀턴 호텔 골목을 방문한 뒤 서울시청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개혁신당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소방서를 찾아 지역 치안과 소방관들의 근무 환경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새로운미래 지도부도 같은날 오전 0시 가락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후 대전 대덕구 박영순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선대위 출정식 및 출근인사를 진행했다.조국혁신당은 같은날 오전 조국 대표의 고향인 부산에서 출정식을 개최했다. 조 대표는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부산에서부터 동남풍을 일으켜 전국으로 밀고 올라가겠다"고 선언했다. 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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