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현상’에 정치 관심 가려져
"'20대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기성세대들의 인식이 잘못됐다."
지난 28일 무등일보 사옥 내에서 광주 4개 대학 학보사 편집장이 모여 진행한 '20대 정치를 말한다' 좌담회에 참석한 편집장들은 모두 이같이 말했다.
박세은 편집장(전남대)은 "기성세대는 정치에 대한 관심을 오로지 선거와 투표로만 생각하지만 20대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편집장은 "최근 일상화된 국민청원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특정 메시지를 담은 해시태그를 다는 방식도 20대의 주된 정치 참여방식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20대가 기득화된 기존 정치판에 진입할 수 없는 것이 이유가 될 수 있지만, 사회가 다원화되면서 정치 참여 방식 또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정철운 편집장 대리(광주교대) 또한 "선거가 정치의 전부가 아니라는 말에 공감한다"면서 "20대의 정치적 행위는 선거보다는 일상적으로 불편하거나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변화시키려 데 집중되고 있으며, SNS를 통해 이슈화하는 데 강점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20대에게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정치 샤이 현상'이 이들의 정치적 표현·행위 욕구를 가리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서희 편집장(광주대)은 "또래문화가 아직 강하게 남아있는 20대는 자신이 판단의 주체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치적 표현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커서 이를 숨기게 되는 '샤이현상'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매우 크며 주로 익명이 보장되는 커뮤니티 공간에서 활발하게 정치적 표현과 행위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자보 등 학내 오프라인 공간에서 정치적 표현을 하는 것을 보기 힘들지만, 대표적인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는 정치적 사안에 대한 글이 수시로 올라온다"면서 "이들의 정치적 관심과 욕구는 가려져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분석했다.
고송주 편집장(광주과학기술원) 또한 "20대 청년들은 겉으로 정치와 종교에 대한 얘기를 터부시하는 경향이 큰데, 이는 이러한 이야기들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없는 반면 공격 당하는 빌미만 제공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이러한 이유로 익명이 보장된 곳에서 오히려 과감하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삼섭기자 seobi@srb.co.kr
- 여야, 13일간 총선 레이스 돌입···'거야 심판' vs '정권 심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사거리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용산살리기' 지원유세에서 권영세 용산구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여야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4·10 국회의원 총선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각기 '거야 심판'과 '정권' 심판'을 명분으로 총력전을 시작했다.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함께 선거운동이 허용된 28일 오전 0시 서울 가락 농수산물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오전 0시 행사를 거르고 오전 10시 대통령실 인근 용산역 광장에서 '정권심판·국민승리' 선대위 출정식을 진행했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내 최대 규모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에서 "이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됐다"며 "국민의힘은 땀 흘려 일하는 생활인을 대변하는 정당이고, 그런 분들이 더 잘살기를 바라는 정당"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전진할 것인가 후진할 것인가, 융성할 것인가 쇠퇴할 것인가, 곤경해질 것인가 불리해질 것인가를 결정하는 대단히 중요한 선거"라며 "그 전제로 범죄 세력을 심판하겠다. 그걸 넘어서야 민생과 경제를 제고해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 위원장은 곧이어 같은날 오전 서울 한강벨트 등 수도권 격전지를 찾아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심판이 곧 민생이라고 역설하고 있다.한 위원장은 한강벨트인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거리인사에서 "범죄자 세력이 여러분과 같은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범죄자 세력이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해야 한다. 그것은 네거티브가 아닌 민생"이라고 강조했다.인 위원장은 한 위원장과 함께 가락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인 위원장은 같은날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5·18을 폭동으로 비하하는 것은 광주시민을 두 번 죽이는 것으로 너무 가슴 아픈 일"이라며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같은날 오전 7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출근길 인사에서 "지금 정치가 잘못됐다면 바꿔야 하고, 정치를 바꾸는 일은 결국 국민들이 해야한다"며 정권 심판 동참을 호소했다.이 대표는 이어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선대위 출정식에서도 "지난 2년의 시간은 국민에게 하루하루가 절망 고통 그 자체였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 열차가 국민 승리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지금 출발한다. 윤석열 정권 심판은 대한민국 정상화와 민생 재건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배반한 윤 정권에게 이제 주권자가, 민주 공화국의 주인이 심판할 때가 됐다"며 "민주당은 국민의 압도적 심판 의지를 확실하게 실천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겠다"고 지지를 요청했다. 이 대표는 한강벨트인 서울 중·성동갑 등에서 지원유세에 나선다.민주당은 범야권 200석 전망을 일축하며 지지층 이완과 보수층 결집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범야권 200석' 전망에 "불가능한 얘기"라면서 "(과반인) 151석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민주당 주도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대표를 맡고 있는 윤영덕 의원은 같은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은 시대적 과제"라며 "모든 걸 걸고 압도적으로 승리해 민주주의, 민생, 평화, 미래의 퇴행을 막아야 한다"고 지지를 요청했다.제3지대 정당들도 일제히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녹색정의당은 같은날 오전 0시 이태원 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해밀턴 호텔 골목을 방문한 뒤 서울시청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개혁신당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소방서를 찾아 지역 치안과 소방관들의 근무 환경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새로운미래 지도부도 같은날 오전 0시 가락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후 대전 대덕구 박영순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선대위 출정식 및 출근인사를 진행했다.조국혁신당은 같은날 오전 조국 대표의 고향인 부산에서 출정식을 개최했다. 조 대표는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부산에서부터 동남풍을 일으켜 전국으로 밀고 올라가겠다"고 선언했다. 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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