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강진 병영의 수인산(562m)을 찾는다. 강진과 장흥의 경계에 있는 수인산에 오르면 남도의 산과 푸른 탐진댐의 푸른 물이 시원스럽게 조망된다. 수인산 서쪽 아래에 있는 병영은 볼거리도 많고 먹거리도 풍부한 곳이다. 병영은 남도에서는 가장 값이 저렴하고 맛이 있는 돼지불고기 한정식으로 유명한 곳이다. 병영 돼지불고기 거리에 가면, 연탄 화덕에 구운 불고기 냄새가 거리에 가득하다. 수인산 산행과 병영 여행이 끝나면 연탄불에 구워 나오는 돼지불고기 한정식은 달아났던 입맛이 다시 돌아올 정도로 맛이 있다.

◆ 수인, 부처가 되기 위한 수행 과정
수인산(修仁山)은 호남정맥이 광양 백운산으로 가기 전, 화순 국사봉 바람재 부근에서 한줄기는 땅끝 기맥으로 흘러가고, 땅끝 기맥의 풀치재 부근에서 한 줄기는 주봉(220m), 깃대봉(202m), 기알재, 성자산(290m)을 거쳐 장흥읍 쪽으로 내려가며 강진 병영에서 솟구친 산이다.
수인산(修仁山)은 강진 병영을 수호하는 진산(鎭山)이다. 강진군 병영면과 장흥군의 장흥읍 쪽에서 수인산을 바라보면 정상의 노적봉을 중심으로 주위가 온통 험악한 자연 암릉으로 둘러싸여 있다.

수인산(修仁山)은 원래 이름이 수인산(修因山) 이었다. 수인산(修因山)의 산 이름은 어느 땐가 수인산(修仁山)으로 불리게 된다. 수인산(修因山)은 다분하게 불교적인 색채가 강한 산 이름이라면, 수인산(修仁山)은 다분하게 유교적인 냄새가 난다. 수인산의 동쪽, 수덕(修德)마을도 수인산(修仁山)의 산 이름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이다.
수인산(修因山)의 산이름은 불교 용어 인위(因位)에서 유래되었다. 수인산(修因山)의 수인(修因)의 뜻은 성불(成佛: 부처가 됨)이 되기 위한 수행과정을 의미한다.

고려말에 창건되었다고 추정되는 수인사(修因寺)는 조선 시대 지리지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처음으로 나온다. 수인사는 1910년 무렵까지 수인산성 안에 있었다.
홈골저수지 위편에 있는 현재의 수인사는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절이다.
정상부의 작은 분지 안에 자리를 잡은 수인산성은 노적봉(露積峰·562m), 물희봉(勿喜峰·420m), 선적봉(仙迹峰·520m)으로 둘러싸여 있다. 수인산성은 담양(潭陽)의 금성 산성(金城山城), 순천(順川)의 건달산성(乾達山城), 강진(康津)의 수인산성(修仁山城), 정읍(井邑)의 입암산성(笠巖山城)이 모두 천험(天險)의 요새로 되어 있어 고려 말기에 도강(道康)·탐진(耽津)·보성(寶城)·장흥(長興)·영암(靈巖)의 백성이 모두 여기에서 왜구의 난을 피했다.
또한 수인산성은 경순합방(1910년) 직후, 면암 최익현 선생이 일으킨 항일 의병운동을 기점으로 하여 심남일 의병대장이 지방 의병들을 지휘해 왜군에 항거하던 성이기도 하며, 장흥 출신 이교민 지사의 순절지이기도 하다.
◆ 골짜기 뒤편, 산 위용이 압도
수인산의 산행 들머리는 병영면 성동리 동성마을의 홈골제의 조그마한 주차장이다. 제의 둑을 걸으면, 둑의 오른쪽으로 홈골제의 뒤편으로 웅장한 수인산의 위용이 등산객을 압도한다.
저수지의 왼쪽으로 나 있는 농로를 따라 약 10여 분쯤 걸으면 홈골과 한바위골로 향하는 삼거리다. 한바위골의 임도는 대암치의 무렵에서 끝이 난다. 한바위골에서 약 40여분 오르면 강진 병영에서 유치면 오복리로 넘어가는 대암치(한바위재)다.
삼거리를 지나 왼쪽 능선을 따라 1시간쯤 오르면 능선에 오른다. 다시 능선에서 약 30여분 오르면 정상에 닿는다. 북릉의 꼭대기에 오르면 바로 아래로 탐진강의 시원한 물이 내려다보인다.

수인산의 능선 등산로보다는 자연암릉으로 이루어진 수인산성의 북문으로 오르는 홈골 등산로를 따라 올라야만 수인산을 위용을 느끼며 산행할 수 있다.
끌로 나무를 파면 흔적이 생기는데 그것을 홈이라 한다. 수인산을 오르는 등산로가 마치 나무의 홈처럼 생긴 골이라 하여 홈골이라 했다고 한다. 등산로 주변의 엉클어진 가시덩굴은 서리가 내린 듯 허옇다. 홈골의 작은 계곡의 암반으로 물이 흐른다. 좌우로 깎아지른 절벽 사이의 암반으로 이루어진 등산로는 마치 너덜을 걷는 것처럼 느껴진다.
가끔 무너진 석축이 나타나는데 옛날 홈골 암자 터로 추측된다. 암자부터 주변에 자생 차가 널려있다. 주석하였던 스님들이 차를 마시기 위해서 심었을 것이다. 홈골에 봄이 옴을 알리는 망울진 갯버들이 계곡에 지천으로 널려있다.
온통 어지럽게 널려있는 바윗돌을 헤치고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홈골의 틈 사이 파란 하늘 아래로 수인산성의 북문터가 보인다. 홈골제에서 약 40여분쯤 오른 지점에 있는 수인산성의 북문터다. 등산로는 북문터 사거리 왼쪽의 무너진 산성으로 나있다. 사거리에서 약 15분쯤 오르면 한바위골의 등산로와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만나는 삼거리다.

다시 산성을 따라 오르면 수인산의 북쪽 사면 아래로 탐진댐의 푸른 물이 넘실거리고, 멀리 호남정맥으로 내려오는 산들이 조망된다.
정상 바로 아래에 등산객들이 쌓아놓은 여러 개의 돌탑이 서 있다. 등산객들이 소원을 성취하기 위하여 돌멩이를 주워 정성스럽게 돌탑에 올리는 곳이다. 노적봉 정상은 북문 사거리에서 약 20여분 오르면 도착한다.
노적봉(盧績峯)은 산의 모양이 벼 낟가리 모양으로 생겼다 하여 유래됐다고 한다. 정상에는 봉화대가 설치돼 남해로부터 왜적이 침입하면 억불산의 봉화대에서 연락을 받아 병영에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 현재는 그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다.
수인산의 정상에 오르면 내륙의 모든 산이 조망되는 전망이 좋은 산이다. 동쪽으로는 가지산, 용두산, 조계산, 백운산, 제암산, 사자산, 일림산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의 산군이, 남쪽으로는 억불산, 부용산, 천관산, 두륜산, 주작산, 흑석산이, 서쪽으로 월출산, 월각산이, 북쪽으로 탐진댐의 푸른물 너머로 금성산, 궁성산, 국사봉, 무등산, 가지산, 무등산이 조망된다.
정상에서 남쪽으로 수인산성을 내려다보면 험한 지세를 이용 광활한 분지의 지형에 자연스럽게 쌓은 산성 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내리막길을 걸어 10분쯤 내려가면 다시 북문터 육거리다. 동쪽으로 약 30여 분 내려가면 동문을 거쳐 탐진댐으로 수몰된 수덕마을 터로 내려가는 등산로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홈골을 따라 내려가는 등산로다. 정면으로 가면 두 갈래 길이다.

왼쪽으로 올라가면 별장터를 거쳐 남문 터와 수인사로 내려가는 등산로고, 오른쪽 능선으로는 서쪽 암릉으로 이어진다. 암릉을 따라 약 20여 분 오르면 별장터의 우물터와 병풍바위와 서문터로 향하는 삼거리와 만난다. 오른쪽 암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월출산의 모습이 웅장하게 조망된다. 왼쪽으로 약 15분쯤 오르면 수인산성을 지휘하였던 별장이 살았던 별장터가 나온다. 별장터에는 깨진 기왓장, 수구, 우물, 연자맷돌 등이 널브러져 있다. 별장터의 우물은 1급수에만 산다는 도롱뇽의 서식지다. 가끔 가뭄에는 물이 마른다고 한다.
삼거리에서 5분쯤 내려가면 서문터다. 서문터의 자리에 있는 샘도 가뭄에 자주 마른다. 서문터의 오른쪽으로 마치 병풍을 펴놓은 듯 병풍바위가 우뚝 서 있다. 병풍바위에는 병영을 거쳐 갔던 절도사들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 여기서 30분쯤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면 수인사다.
병풍바위에서 서문 터를 지나 약 15분쯤 남쪽으로 걸으면 남문터다. 남문터의 아래로 수인산에서 뻗어내린 산줄기와 장흥읍과 장흥읍 주위의 제암산, 억불산, 부용산, 천관산이 조망된다.

내리막길 오르막길을 연속하며 약 30분쯤 걸으면 무명봉 정상이다. 무명봉의 왼쪽 아래로 장흥읍의 성불마을이 평화롭게 내려다보이고, 오른쪽으로 수인산의 선적봉에서 흘러내려 가는 빼어난 암릉이 보인다.
무명봉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솔밭 속으로 줄달음쳐 20여 분쯤 내려가면 처음 산행을 시작하였던 홈골제다.
◆ 산행 팁
강진군과 장흥군의 경계에 있는 수인산은 수인산성 성문의 터 동문, 서문, 남문, 북문터 등 중심으로 어디서나 오를 수 있다. 병영면 산행 들머리 홈골제를 기점으로 원점회귀형 산행을 즐기는 산악인들이 많다.장흥군 유치면 수덕리에서 정상 노적봉을 오르는 코스가 가장 편하고 빠르다. 주차장도 시설도 잘되어 있다.
홈골제 주차장(자가용 4대 주차 가능)~홈골제둑~한바위골 삼거리~홈골~북문 육거리~북문 산성로~노적봉(정상)-북문 육거리~별장터~서문(병풍바위)~수인사~홈골제 주차장(약 4시간 필요) 코스가 좋다.




볼거리로는 조선조 500여 년간 전라도 초대 병마절도사인 마천목 장군이 축조한 전라 병영성과 하멜기념관 등이 있으며, 병영 동성마을에 수령이 약 800여 년 되었다고 하는 은행나무, 병영은 네덜란드인 하멜 일행이 약 7년간 억류 생활을 했던 곳이다. 하멜 일행이 쌓았다는 한골목길의 빛살 모양의 돌담길, 유한개(1688~1794)가 높은 벼슬을 받고 금의환향하자 이를 기념하기 위해 양한조란 인물이 감독하여 만들었다는 병영 홍교, 벅수 한 쌍이 있다.

먹거리로 병영 돼지불고기 거리에는 연탄불에 석쇠를 올려놓고 구워 나오는 돼지불고기 전문식당들이 많다. 특히 설성식당의 돼지불고기 한정식은 맛깔스럽다. 20여 가지의 밑반찬이 나오는데 많은 관광객이 즐겨 찾는 식당이다,
강진 병영주조장(대표 김견식, 85세)에서 생산하는 ‘병영설성사또주’가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주관한 2012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에서 일반증류주 부문에 대상을 수상했다. 병영주조장의 정세주 막걸리는 일본에 수출되며, 애주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천기철기자 tkt7777@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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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 스키의 계절…가자! 겨울왕국으로 아이와 함께 썰매타고 있는 모습. 휘닉스 평창 스노우파크 제공.지난주 전국 곳곳에 첫눈이 내렸다. 어느덧 겨울이 왔다는 소리다. 겨울에 즐길 수 있는 스포츠는 눈썰매, 스케이트 등 다양하지만 그 중 스키가 가장 인기가 많다. 즐길거리, 먹거리 가득한 스키장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이번 주부터 개장하는 전국 스키장들을 소개한다.무주 덕유산리조트 스키장 설경. 무주 덕유산 리조트스키장 제공.구름 뚫고 내려오는 기분 만끽무주 덕유산 리조트스키장전북 무주 덕유산 스키장은 뛰어난 설경을 자랑한다. 덕유산의 탁 트인 경관과 나무에 핀 눈꽃들을 보며 스키를 타다 보면 동심으로 돌아간 듯 하다. 덕유산리조트스키장은 국내 최장거리인 6.1㎞ 슬로프 '실크로드'를 가지고 있다. 실크로드는 난이도가 다양해서 초보자나 중급자가 타면 좋은 코스다. 이곳은 또 설천봉 정상에서 능선을 타고 내려오다 보면 마치 신선이 된 듯 구름 사이를 뚫고 내려오는 듯한 착각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은 개장일은 다음달 2일 예정이지만 날씨에 따라 조정될 수 있어 홈페이지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는 스키인들. 지산포레스트리조트 제공.겨울 스포츠 한곳에서지산포레스트리조트 스키장경기 이천에 자리한 지산포레스트리조트 스키장은 아이와 어른 모두 즐길 수 있어 좋다. 스키를 잘 타는 사람은 슬로프를 즐기고 타지 못하는 사람들은 눈썰매장을 이용하는 걸 추천한다. 겨울 스포츠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 지산포레스트리조트 스키장은 시간 단위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대부분의 스키장은 종일권 등으로 이뤄졌는데 이곳은 리프트권부터 스키복이나 장비들도 시간 단위로 대여할 수 있어 원하는 만큼 탈 수 있다. 지산포레스트리조트 스키장은 다음달 10일 개장한다.비발디파크 스키장 설경. 소노인터내셔널 제공.계절마다 색다른 재미 선사비발디파크어느 계절이든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여름에는 워터파크,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유명하다. 스키장에는 다양한 코스들이 있어 초보부터 프로까지 자신의 기량에 맞춰 즐길 수 있다. 스키를 타지 못하는 아이들도 스키교실이 있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스키 말고도 썰매를 탈 수 있는 스노위랜드가 있다. 스키장처럼 다양한 썰매장 코스들이 있어 연령대별로 탈 수 있다. 수도권에는 셔틀버스도 운영하고 있어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한다. 오는 29일 개장한다.정상 몽블랑에서 사진찍고 있다. 휘닉스 평창 스노우파크 제공.최고의 설질로 유명휘닉스 평창 스노우 파크평창올림픽 공식 경기장으로 지정된 이곳은 최고의 설질로 유명하다. 휘닉스 평창 스노우파크는 총 18면의 슬로프 중 6면이 프리스타일 스키, 스노보드 공식 경기장으로 지정돼 스키 마니아에겐 필수코스다. 이곳은 슬로프의 경사가 완만해 초보자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어 좋다. 스키장뿐만 아니라 썰매, 눈싸움 등을 할 수 있는 스노우 빌리지가 있다. 타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다. 또 정상에는 '몽블랑'이라는 포토존이 있어서 곤돌라를 타고 다녀오는 것도 추천한다. 24일 개장.이경원기자 ahk755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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