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사이 숨겨진 선인들 이야기
읍성터 지나 수국·편백길 걸으면
온몸 가득 스미는 향기·피톤치드
정상에 오르니 사방 펼쳐진 진경

남도여행 일번지 강진은 월출산(809m), 수인산(564.m), 천태산(552.3.m), 월각산(458.4m), 덕룡산(432.9m), 보은산 (439m),주작산(429.5m), 만덕산(412.1m), 비파산(403.5m), 화방산 (402m), 오봉산(396.1m),여계산(311.3.m) 등 아름다운 산이 많다.
강진읍은 호남정맥에서 분기한 땅끝기맥과 사자기맥이 좌우로 감싸고 있으며, 영암과 장흥의 인 궁성산의 성터샘에서 발원한 탐진강은 강진만을 거쳐 남해로 유입된다. 보은산은 강진읍의 진산이며 뒷산이다. 강진읍에 사는 읍민들은 매일 오르며 건강을 다지는 산이기도 하다.
◆역사적인 산 보은산
보은산은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산이어서 산자락에는 많은 역사적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다. 조선시대 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보은산은 현의 동쪽 7리에 있는 진산이다"고 기록돼 있다.

보은산은 후에 우두봉으로 불리우기도 하며 우두산의 산자락에 북산, 일봉산, 산태산이라는 산이름은 우두산의 콧잔등과 소의 등에 붙여지게 된다. 보은산(우두봉)은 풍수지리에서 부를 창출해 낸다는 '와우형국(臥牛形局:배부른 황소가 한가하게 누워 되새김질을 하고 있는 형국)' 이다. 그러한 황소의 품안에 강진읍이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금릉은 강진의 옛이름이다. 금릉팔경이란 강진군에 있는 여덟군데의 경치가 좋은 곳이다.
고암모종(고성암의 저녁 종소리), 파산제월(비파산에서 솟는 달), 금강명탄(금강에서 들려오는 여울소리), 금사효무(금사봉의 아침안개), 죽도귀범(죽도에서 돛단배가 저녁에 돌아오는 풍경), 구강어화(구강포에서 불켜고 고기잡는 야경), 만덕청람(만덕산의 아지랑이 풍경), 서산낙조(서기산 낙조) 등이다.

강진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금릉팔경'은 보은산 자락의 만보정이라는 정자에서 바라본 강진 풍경을 노래한 것으로 원래 '만보정팔영'으로 알려져 있다. 금릉팔경의 지은이는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강진에서 활동한 도학자 겸 시인 경회 김영근 선생(1865∼1934)이다.
보은산 자락에는 서쪽, 동쪽 골짜기에 고성사와 금곡사가 있다. 고성사는 1211년(고려 희종 7) 백련결사를 이끌었던 원묘국사 요세가(1163~1245) 인근에 있는 만덕산 백련사를 중창할 때 함께 지은 말사라고 기록돼 있다. 고성사는 1805년(순조 5) 가을 강진으로 귀양 온 다산 정약용(1762~1836)이 머물며 아암 혜장(1772~1811)선사와 교우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보은산 동쪽 자락의 금곡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활동하던 밀종의 큰스님 밀본이 창건해 성문사라 했다고 한다.

◆산행은 영랑생가에서 시작된다
우두봉은 강진읍의 뒷산인 만큼 오르는 등산로는 많다. 가장 많이 오르는 코스는 영랑생가 주차장이다. 주차장에서 영랑생가로 들어가서 대나무숲을 따라서 오르든, 오른쪽 담장을 끼고 오르든 세계모란공원에 도착한다. 김윤식 선생의 동상이 서있는 공원의 정자를 거치고 오르면 우두봉의 산행이 시작된다.

낙엽활엽수림으로 뒤덮힌 등산로는 낮은 능선길이어서 쉽게 오를 수 있다. 10여분쯤 오르면 유아숲체험원과 고성저수지, 물놀이장, 구암정으로 오르는 삼거리다. 오른쪽으로 다시 쉬엄쉬엄 오르면 강진읍과 탐진강이 시원스럽게 조망되는 구암정이다.
허물어진 강진읍성터를 지나면 수국길이 이어진다. 수국 등산로는 고성사까지 이어진다.
운동기구가 설치돼 있는 공터를 지나면 편백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소나무 숲 속에 세워진 외롭게 서있는 돌탑과 서낭당 구실을 하는 돌무더기를 지나면 고성사와 우두봉으로 오르는 삼거리다. 맛이 있는 돌샘에서 목을 축이고 기분 좋게 고성사를 향하면, 스님들의 독경소리, 고성(高聲)소리가 들린다. 고성의 고는 존경함을 의미한다.
동백나무와 편백나무에서 강력한 피톤치드가 몸으로 스며든 듯 하다. 도로를 따라 가파르게 오르면 고성사다. 종무소를 거치고 오르면 오른쪽으로 다산 선생이 기거하며, 제자를 가르쳤던 보은산방이 있다. 왼쪽으로 운상루와 고성사의 대웅전이 있다.
운상루에 오르면 멀리 만덕산과 탐진강 너머로 고금도가 보인다. 이른 아침 운상루에 오르면 진짜로 구름에 떠있는 아름다운 고성사의 모습을 볼수 있다고 한다. 고성사 입구에서 왼쪽으로 솔치(재)를 넘어 우두봉을 오르는 등산로도 있다. 고성사에서 약 40분쯤 오르면 우두봉 정상이다.
독경소리를 멀리하고 다시 도로를 따라 내려가서, 다시 삼거리로 되짚어 오면 우두봉으로 오르는 삼거리다.

◆열두고개를 넘으면 정상이다
보은산 정상까지는 열두고개를 넘어야 한다. 안내판에 씌어 있는 재의 명칭과 전설은 모두 우두산의 황소와 연계돼 있다. 열두고개라 한다면 고개가 높아야 하는데, 우두봉을 오르는 고개는 그냥 낮은 잔등이라는 표현하는 것이 적합할 것 같다.
강진군에서 스토리텔링한 열두고개 설명문이 재미있다. 첫째 고개는 맛있는 풀이란 뜻으로 '초지고개'다. 둘째 고개는 황소가 일을 하다가 쉰다는 뜻으로 '휴우치 고개'다. 셋째 고개는 황소가 쟁기질하는 모습과 닮았다 하여 '노우치고개'다. 넷째 고개는 황소의 똥을 일컫는 것으로 '우분고개'다. 다섯째 고개는 황소가 쟁기질 할 때 사용하는 멍에, 강진 앞바다에 있는 섬의 지명이기도한 '가우도고개'다. 여섯째 고개는 소의 귀를 일컫는 '이본고개'다. 일곱째 고개는 황소의 워낭을 일컫는 뜻으로 '우령고개'다. 여덟째 고개는 황소의 두눈을 일컫는 것으로 '쌍목고개'다. 그리고 등산하시는 모든 분들께 행운을 드린다는 '행운고개'를 지나면, 아홉째 고개, 황소의 혀를 일컫는 것으로 '설치고개'다. 열 번째 고개는 '나도고개'가 있다.
나도고개는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아주지 않아 속상해하고 있는데 어느 날, 산신령이 나타나 이름 없는 고개를 가엾게 여겨 소원을 하나 들어 주겠다고 하자 이름 없는 고개는 "나도 고개가 되고 싶어요"라고 하여 얻어진 고개라고 한다.
그리고 열한번째 고개인 소의 먹이통을 뜻하는 '구유고개'를 지나면 황소 머리를 뜻하는 열두고개, 황소의 머리를 뜻하는 '우두봉'에 오른다.
안내판에 씌어진 열두개 고개의 전설을 복원하면, 일부 모순이 발견된다. 열한번째 안내판과 12번째의 안내판 내용은 중복이 되지만, 이래저래 열두고개 전설을 읽다 보면 금방 우두봉 정상에 닿는다.
조선시대 강진에 부임한 현감들은 지방 아전의 텃세가 심해서 제대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1652년 신류라는 사람이 비장한 각오로 강진 현감을 지원했다. 새현감은 풍수에도 능통한 사람이었는데 강진읍의 지세를 살펴보니 와우형국임을 알게 됐다.
그는 강진읍의 산세와 지세가 황소를 닮았기 때문에 지방 아전들이 황소처럼 억세다고 판단해 묘책을 생각했다. 아무리 강한 황소라도 코뚜레를 하면 꼼짝을 못하듯이, 새현감은 황소의 코부분에 해당하는 곳을 찾아 코뚜레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새현감은 많은 사람들을 동원해 황소의 콧구멍에 해당하는 현재 강진군립도서관 자리에 연못을 파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새현감은 보은산 초입의 비둘기바위를 석자세치쯤 깎아 내렸다. 비둘기바위의 꼭대기는 황소의 양뿔사이에 있는 급소 부분이었다.
새 현감은 또한 강진읍의 안산격인 군동의 금사봉을 석자 세치씩 깎아내렸다. 그는 또한 동편 성곽을 성안쪽으로 개축해 황소의 왼쪽 눈을 성밖에 놓이게 했다.
그 이후로 아전으로 인해 골치 아픈일도 생기지 않았고 강진에 부임한 현감들은 임기를 채울수가 있었다고 한다.
정상에 오르면 정상석도 있고, 산신제를 모시는 제단도 있다. 오래된 조망판이 세워져 있다. 남쪽으로 강진읍이 내려다보이고 탐진강이 남해로 흐른다. 날씨가 맑은날은 만덕산 왼쪽 너머로 제주도가 흐릿하게 보인다고 한다. 완도의 다도해와 고금도, 완도의 상왕산도 보인다. 동쪽 탐진강 너머로 사자지맥이 마량으로 이어지고, 서쪽으로 땅끝기맥의 한줄기가 이어진다. 북쪽으로는 월출산과 수인산, 무등산, 가지산이 보인다.

◆산태봉 람릉은 위험하다
동쪽으로 일봉산과 산태봉으로 연결하는 등산로가 또릿하게 나있는데, 산태봉 주변의 암봉에서 낙석사고가 발생, 등산로가 폐쇄됐다는 강진군의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정상에서 등산을 더 연장한다면 일봉산까지 가서 강진읍내의 장미산장으로 하산해야 한다.
우두봉-일봉산-산태봉-금곡사 코스는 왼쪽으로 작천평야 너머로 월출산의 웅장함과 병영의 수인산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는 장흥쪽에서 흘러내리는 탐진강의 넓은 평야지대를 바라보며 비파산, 오봉산, 화방산쪽으로 등산하는 코스다.
산태산에서 20여분 안부로 내려가서 5분여쯤 오르면 금곡사의 내려가는 암릉코스는 우두산의 백미코스다. 강진만이 흐르는 탐진강의 모습이 아름답게 조망된다. 금곡사에서 좁은 협곡을 따라 내려가면 쟁계암이다.
천기철기자 tkt777@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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