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味스토리] 여름 이 맛 ① 해남 토종닭

입력 2021.06.21. 11:50 천기철 기자
장춘동 계곡 이열치열 뜯는 맛, 아 살맛났다
토종닭 백숙
장수통닭집 토종닭 한 상 차림

해남 토종닭 요리는 어머니가 삼복더위에 지친 가족들을 위한 여름 보양식의 으뜸이다. 귀한 손님들이 집에 오면 마당에서 놀고 있는 닭 몇 마리 중 제일 큰 씨암탉을 잡는다.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치고, 털을 뽑은 뒤에, 군불을 지피어서 살짝 남아 있는 털을 장작불에 꼬실려서 태우면 살이 깨끗해진다.

잡은 닭을 물에 한번 깨끗하게 씻어 배를 가르면, 뱃속에서 김이 무럭무럭 나온다. 닭의 뱃속에서 창자와 똥집을 꺼내어 똥집은 썰어서 소금 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똥집살은 부드럽고 고소하다. 닭의 창자는 똥집을 손으로 훑어내려 밀가루로 깨끗하게 세척한 다음 소금을 뿌려서 숯불에 구워 먹으면 구불구불한 창자 맛이 그만이다. 손질한 닭살과 닭발과 인삼, 마늘, 물에 불린 찹쌀을 넣고 끓이면 맛있는 냄새가 집안에 가득하였다.

1980년경에는 여름철에 대흥사 상가촌의 장춘동계곡에 발 담그고 평상에 앉아서 맛본 백숙은 해남에서는 최고의 맛이었다.

닭발과 닭똥집 한접시

그 당시에는 유명한 유달산이라는 식당이 있었는데, 시장에서 판매한 육계닭을 삶아 내온 백숙과 찹쌀, 당근, 마늘, 잔파를 넣은 백숙죽에 내온 김치맛은 해남의 내로라 하는 맛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1989년 여름 무렵으로 생각된다. 지금도 해남읍에서 농사원을 운영하는 유선종(78)씨의 소개로 처음으로 장수통닭(당시 안재근(79)·이철례(76)씨 운영)을 들렀다. 장수통닭집은 허름한 집이었고, 이발관도 있었고, 구멍가게도 있는 조그마한 통닭집이었다. 대나무숲 아래에 정자도 있었는데, 여름철에는 최고의 상석이었다. 시원한 정자에 앉자 마자 닭을 한 마리 주문하면, 닭울음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잠잠해졌다.

약 20여분 지나면 닭똥집과 칼로 쪼아낸 닭발을 다진 마늘과 참기름으로 무쳐 깨를 뿌린 닭요리 한접시가 나오고, 닭부위에서 부드러운 날개살을 고추장에 버무린 닭주물럭이 나오고, 남은 닭은 백숙으로 나오고,백숙의 육수에 녹두를 넣어 끓인 죽이 나왔다.

장수통닭의 맛깔스러운 토종닭 주물럭

게미가 있는 묵은김치, 물김치, 깍뚜기는 죽맛을 배가 시켰다. 장수통닭집 토종닭 닭요리는 그 당시에는 혁신적인 맛이었다.

자주 들른 장수통닭집 주방장과도 어느덧 친한 사이가 되어, 통닭집에 가서 꼭 주방에 들르면, 고추장에 버무린 닭육회를 젓가락으로 한점씩 맛보는 특전을 수년간 누렸다. 어느 땐가 부엌살림이 깐깐한 주방장으로 바꿔지는 순간부터 특전이 사라졌다.

어느덧 장수통닭집을 단골로 삼은지 32년, 아마도 매월 1회씩은 토종닭 요리를 맛보았던 같다. 32년을 계산하면 토종닭 약 384마리는 해치웠을 것이다. 

장수통닭의 토종닭 주물럭

닭요리에서 최고의 맛의 비결은 참기름에서 나온다. 닭발과 닭날개살을 칼로 쪼아낸 닭살과 닭똥집을 절편처럼 약게 썰어낸 다음 천일염과 다져 넣은 마늘과 참기름을 넣고 깻가루와 잔파를 뿌린 닭요리 한접시가 나오면 말끔하게 소주 한 병이 비워진다. 부드러운 닭가슴살에 참기름을 듬뿍 넣고 고추장에 버무린 닭주물럭구이는 육회로도 먹고, 구워 먹기도 한다. 소고기육회, 돼지고기, 말고기 육회를 맛보았지만, 고추장에 버무린 닭육회는 입안에 들어가면 독특하게도 쫀득쫀득하면서 달큼해 어떤 맛과도 비교할 수가 없다.

특히 1995년 당시 월간 사람과산의 편집장이었던 박기성 형이 해남에 내려오면 닭 한 마리에서 닭주물럭 육회를 2인이 거뜬하게 소화할정도로 육회 맛은 별미였다. 해남 토종닭 요리 해남의 대표음식으로 자리잡다. 장수통닭집 오픈 10년만에 돌고개의 주변과 해남 대흥사 일원은 토종닭타운이라는 별명이 나올 듯 성시를 이루었다. 어느덧 토종닭 요리는 해남을 대표하는 요리로 자리 잡았다.

해남군은 돌고개 일원을 토종닭요리촌으로 지정하자, 해남군을 찾는 관광객들이 찾는 필수 음식 코스로 자리 잡았다.

현재 장수통닭집은 2대에 걸쳐서 운영되고 있다. 닭발의 재료는 닭날개살로 개선되고, 칼로 쪼아낸 방식이 육절기로 닭발과 닭날개살을 갈아내는 방식으로 바꿔졌다. 닭다리와 닭날개살은 구워서 딱 다섯 조각이 나오는데 손으로 잡고 입으로 살만 발라 먹으면 맛이 고소하다. 남은 닭은 닭백숙으로 나온다. 닭백숙에 녹두를 넣은 방식은 식당마다 다른 방식으로 변천되었고, 어떤집은 전복을 넣은 보양 식재료를 넣은 백숙이 나온다.

최근에 돌고개 주변의 '해물밭에노는닭'(유선이·61)에서 개발한 옹기그릇에 나오는 닭백숙탕은 해남닭요리에서 새로운 맛이 난다. 백숙탕에 추가된 전복은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내게 한다. 세월에 변모함에 따라 맛보려는 사람들의 입맛도 달라지고 해남 닭요리는 닭육회, 닭구이, 닭불고기, 닭백숙은 주인장의 솜씨에 따라서 새로운 맛을 내기도 한다. 해남 토종닭요리는 해남을 대표하는 맛깔스러운 음식에는 틀림이 없다.

글·사진=천기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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