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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진의 어떤스케치-이름이 ‘브랜드’가 될 때

@조덕진 입력 2020.11.23. 17:17 수정 2020.12.08. 10:09

자신감이 묻어난다.

배넹, 시에라리온, 아이티, 코트디브와르, 태국, 필리핀, 몽골, 라오스….

13회를 맞는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 그룹에 아프리카와 아시아, 중남미 등 제3세계 국가 출신들이 대거 포진됐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면 아시아와 아프리카권의 진입 폭이 크다. 과거 비엔날레를 주도하다시피 해온 영·미와 유럽 중심주의에서 벗어난 모양새다.

이같은 참여작가 구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위 전통적인(권위를 담보해주는 듯한), 영·미와 유럽 일변도 탈피를 선언하는 셈이다. 비엔날레 발원지가 유럽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미술시장을 그들과 그 이웃 세력들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지간한 자신감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발원지의 우산에서 벗어나 '광주'의 목소리, 색깔을 내겠다는 신호탄이라 봐도 부족함이 없다.

지난 비엔날레는 발원지 예술인, 영·미와 유럽 출신 예술 방식과 목소리들이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프리카 기후 문제도, 아시아와 아프리카 노동인권 문제도 그들 시선으로 논의됐다.

이번 비엔날레는 상처는 물론 그 치유과정까지 해당 지역, 당사자의 시선과 언어로 논의해보겠다는 거다. 그런 점에서 이번 비엔날레는 세계의 확장, 사실상 당사자주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동감독 데프네와 진발라는 작가들의 출신국 표기에 해당 국가의 문화와 정신을 호명하는 방식으로 존중감과 다양성을 천명한다.

'샤프미', '아오테아로아'가 이를 상징한다. 샤프미는 알다시피 스칸디나비아 북부 지역을 이르는 현지 언어다. 아오테아로아는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언어로 뉴질랜드 땅을 부르는 현지 언어다. 작가표기에 뉴질랜드 출신은 '뉴질랜드/아오테아로아'로, 핀란드와 스웨덴 등 샤프미 지역은 '샤프미'를 공동표기하는 방식으로 그들의 정체성을 살려냈다.

이같은 현장성, 정체성에 대한 존중은 광주비엔날레의 자신감의 반증이다.

지금까지 서구미술 중심에서 벗어난 제 3세계 등, 당사자들의 직접적인 발언은 광주비엔날레에 또 하나의 자기 정체성을 부여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자기선언은 감독의 역량, 이같은 감독들을 선출할 수 있었던 선정 방식 등 비엔날레의 역량을 상징하기도 한다.

재단은 이번 감독 선정과정에서 처음으로 프로포절 방식을 도입했다. 인물을 선정한 후 제안을 점검하는게 아니라 제안 검토 후 인물을 선정했다.

이번 전시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은 근대 서구를 지탱해온 이분법 해체와 이를통한 확장된 세계관 모색을 천명하고 있다.

당초 5·18 40주년 특별기획으로 올 9월에 선보일 예정이었던 것이 코로나로 내년 봄으로 미뤄져 40주년 성격은 내재되고 코로나 고민이 전면으로 내걸렸다. 과거 서구 일변도에서 벗어나 아시아, 아프리카 등 각각의 문화를 배경으로 공동체와 연대, 회복의 메시지를 모색해보겠다는 거다.

이는 1980년 광주시민들이 보여준 '절대공동체'와 맞닿아있고 코로나가 전 인류에게 강제한, 연대와 협력을 통한 생존의 메시지로 연결된다. 연결선상에서, 이번 비엔날레 주제와 참여작가들의 면면이 '광주'를 전세계에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비엔날레의 소리없는 자신감에 위로와 기대가 커진다.문화체육부국장 겸 아트플러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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