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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진의 어떤스케치- 공간미의 품격, 전일빌딩 245

@조덕진 입력 2020.04.06. 17:29 수정 2020.05.18. 18:59

광주에서 이런 공간을 만나다니.

개관을 앞둔 '전일빌딩 245' 10층 옥상 정원에서 둘러본 광주 풍경은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고층아파트에 막히고 찢긴 도심풍경이 싱그러운 봄 햇살 아래 생생하다. 옛 도청에 둥지를 튼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도청앞 분수대 광장, 금남로 5가를 비롯해 시야 끝까지 이어진 도심의 속살이 하늘 아래 맑다.

1980년 5월 도청 앞 분수대 광장의 대성회며, 금남로 5가까지 이어진 시민들의 함성이 살아 움직일 듯하다.

공간의 멋은 빼앗긴 조망권의 살림만이 아니다. 어쩌면 이는 부수적이거나 덤이다.

진짜 매력은 이 공간이 21세기적 열림을 지향하고 있다는데 있다. 그 열림은 역사와 일상, 세대간 넘나듦이다. 젊은 세대와 혹은 그들 세대의 호흡이 가능해 보이는 '첨단의 문화공간'은 조망권 보다 더 눈부시다.

헐어 없앨 예정이었던 전일 245는 기사회생해 미디어아트와 인터렉티브 관람공간, 전자도서관, 음식을 만들거나 모임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공유공간, 문화콘텐츠 창작공간 등으로 재 탄생했다. 청소년의 호흡을 읽어낸 공간들은 이들을 대놓고 유혹할 듯 싶다. 아이들이 놀이터처럼 노니는 모습은 생각만으로도 호사스럽다.

그렇다고 자신의 존재를 잃지도 않았다.

9층은 5·18 전시관으로, 10층은 총탄흔적 원형보존과 함께 5·18 전시관을 선보인다. 원형보존에도 전시와 과학기술이 동원돼 한편의 설치 작품을 보는 듯 구현했다. 기존 건물의 잔해를 활용한 전시관은 기존 5·18관련 기념 공간과 차별화를 선언한다.

전일 245는 자칫 박제화돼가는, 호기심이나 재미라곤 없어서 의무 교육 공간으로 전락한 수많은 역사공간의 위험성을 벗어났다. 휴식과 배움이 교차하며 볼거리도 빠지지 않는 공간은 외국 공간에 비할 바가 아니다. 첨단이라는 이름으로 접근도를 높여 젠체하는 우를 범하지도 않았다.

여기에 도시재생 기본을 충실히 지켰다.

아무 쓸모없는 적벽돌의 옛 굴뚝을 보존하고 주변에 쉼을 더할 수 있는 작은 정원을 만들었다. 굴뚝으로 상징되는 보존과 현대적 활용은 이 공간의 중심 축이기도하다. 여기에 각 층 마다 선물처럼 살려낸 도시의 풍경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휴식과 위로를 함께 선사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지금껏으로치면 광주 건축공간 조성의 전범이라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1980년 광주민중항쟁의 생생한 증언자로 구 도청 분수대광장 인근에 둥지를 튼 이 역사적 공간은 일제 강점기시절부터 연원을 자랑하는 지역의 대표적 미디어 공간이다. 그 시절부터 인쇄소가 있었고 이후에는 언론사가 둥지를 틀었다. 1980년에는 총탄을 맞아가며 금남로와 도청의 격전을 묵묵히 지켜본 광주의 산 역사다.

그런 공간을 없애려했던 우리사회의 과오를 잊지말아야한다. 이 빌딩을 헐고 주차장을 지으려했던 우리다. 하늘 아래 저 아름다운 도심의 풍경을 어찌 우리가 상상이나 했겠으며 이 빌딩에 가한 245발의 헬기 총탄인들 알 수나 있었겠는가.

과오를 넘어 아름다운 공간으로 탄생시킨 수많은 전문가들의 의미있는 발걸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눈물로 지켜낸 열정에 이르기까지 찬사와 감사를 더한다.

문화체육부국장 겸 아트플러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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