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호 마을이 빈집 늘면서 60호로
청년 없어 갈수록 의존도 높아져
하루 일당 천정부지… 부르는게 값
“충분한 인력 공급 지원 정책 절실”
"지금 농촌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갑이라 부르는 것도 상당히 어려워요. 상황이 이러니 해남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도 한편으론 이해가 가더라구요."
지난 27일 낮 2시 방문한 나주 금천면 옥산마을에서 4천여평(1만3천223여㎡)의 과수원과 50마지기(1만여평·3만3천57여㎡)를 홀로 운영하는 김명숙(64·여)씨는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과수원에서 가지 솎아내기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는 "논농사는 모판을 옮길 때 빼고는 기계화가 상당히 진행돼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과수원은 하나부터 열까지 사람의 손이 필요치 않은 시기가 없어 많은 인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봄철에는 과수에 햇볕이 잘 들어올 수 있도록 가지를 솎아내는 작업을 해야하고, 과수 알갱이가 굵어지기 전 봉지를 씌우는 작업을 해야하며, 농약과 제초작업도 사람이 직접 해줘야 한다. 배를 수확할 시기인 9~10월에도 마찬가지다. 상품성이 있는 배와 상품성이 떨어지는 배를 고르는 작업부터 박스에 크기별로 선별하는 작업과 이를 농협 등에 이송하는 작업 등 많은 인부가 필요하다.
하지만 김씨가 거주하는 60 가구가 사는 옥산마을에는 아이 울음소리가 끊긴 지 10여년이 지났다. 최대 80호까지 살았던 마을은 현재 60호로 추정되지만 그마저도 빈집이 대다수다. 마을에 일을 할 수 있는 젊은 사람이 없다보니 모든 작업은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는 "소규모 농약 작업 등은 마을 형님(어르신)들에게 품앗이를 요청하기도 하지만 그분들 나이를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에 몸이 조금 힘들더라도 혼자 하고 있다"며 "비 오기 전 과수원 전정 작업을 해야했기에 최근에도 외국인 노동자들을 어렵게 구해 데려왔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인부들이 '갑'이 된 지 오래다. 당장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일할 마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를 요청할 수밖에 없어 외국인 노동자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다는 것이다.
그는 "일당 11만원과 간식비 등 기타비용까지 하면 1인당 12만~13만원 정도 품삯이 들어간다. 10명을 부르면 최대 130만원이다"며 "1년 내내 농사를 지어도 5천만원 정도 버는데 1년에 인부 10번만 요청해도 3분의 1이 인건비로 들어가는 꼴"이라고 말했다. 인건비가 상승하다보니 폐농하는 농업인들도 상당수라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 속 최근 해남에서 발생한 농민과 외국인노동자 중계인 간 다툼 속 벌어진 살인 사건도 일정부분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게 김씨의 속마음이다.
김씨는 "술 한잔씩들 하고 흥분해서 벌어진 참극이겠지만 다툼이 일어난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인력난 해결책에 대해서 "젊은이들에게 농촌에서의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당장 유도할 수 없을 바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공급이라도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해주는 게 농민들을 살리는 길이다"고 목소리 높였다.
한편 전남도는 올해 공공형 계절근로운영센터를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 센터는 나주배원예농협과 고흥풍양농협이며 각각 50명과 20명씩 배정됐다. 공공형 계절근로운영센터에 참여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해당 지자체에서 마련한 숙소에 거주하면서 일손이 필요하다고 신청한 농가들을 돌아가며 일하게 된다. 노동력이 필요한 농가는 농협을 통해 임금을 지급하면 원하는 시기에 노동자들을 공급받을 수 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 농사짓고 작물 거두고··· 시골에서 힐링하자 감자 캐기. 담양무월마을 제공최근 '촌캉스'가 대세다. 촌캉스란 시골에서 즐기는 '바캉스'를 일컫는 합성어로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지난 2020년 여름 처음 등장했다. 사람이 북적이는 곳을 벗어나 힐링까지 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셈이다. 엔데믹을 맞았지만 여전히 촌캉스는 주된 휴가 문화로 꼽힌다. 눈코 뜰 새 없이 돌아가는 도심을 벗어나 수확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농촌체험은 현대인들에게 더 없는 힐링을 선사한다. 이를 기다린 듯 농촌에서도 개인 또는 가족, 어린이 대상 등 다양한 방문층을 겨냥한 체험·체류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어 누구랑 함께 가도 추억을 만들 수 있다.광주 소울팜도심 속에서 즐기는 농촌체험 방울토마토 수확하는 아이 모습. 소울팜 제공광주 도심 속에서 색다른 체험을 해보고 싶다면 광산구에 위치한 소울팜을 추천한다.소울팜에서는 아이는 물론 부모까지 만족할 수 있는 농촌체험을 즐길 수 있다. 예약제로 운영된다. 어린이 방문객들의 지루함을 해소하기 위해 에어바운스와 모래놀이 등 각종 놀이시설도 마련했다. 이곳에서는 쌀가루로 직접 백설기를 만들 수 있다. 유명 캐릭터 모양의 떡을 직접 만들어 봄으로써 아이들의 흥미를 키우고 음식과 재료에 대한 즐거움을 깨닫게 한다.소울팜에서 하우스체험하는 모습. 소울팜 제공이곳에서는 탐험에 앞서 채소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기 위해 동화책을 읽어준다. 이후 하우스 체험장에 들어가 보면 백향과, 애호박, 고추, 오이 등 다양한 제철 채소와 과일이 어떻게 생기고 자라는지 오감으로 관찰해 볼 수 있어 좋다. 숨은 야채찾기는 모래 속에 있는 5개의 쪽지를 찾으면 해당된 채소를 집에 가져갈 수 있어 좋다.키티 백설기 만드는 모습. 소울팜 제공이외에도 부모들이 즐길 수 있는 체험도 있다. 오란다, 초코 브라우니 등을 만들어 볼 수 있어 체험하고 있는 아이들을 기다리는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도심에서 농촌체험을 즐겨보고 일상 속 스트레스를 풀어보면서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다.담양 달빛무월마을제철 채소 수확하는 재미 풀잎염색. 담양무월마을 제공광주에서 30분 거리의 담양에는 제철 채소를 수확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담양 무월마을이다. 이곳은 체험의 종류가 많은 만큼 단체로만 운영하고 있다.감자 넝쿨을 뽑고 캐기도 하는 농촌체험은 물론 공예체험, 풀잎염색 등 체험 선택의 폭이 넓다. 특히 담양 하면 떠오르는 대나무를 이용한 체험도 인기다.대나무로 만든 물총놀이. 담양무월마을 제공요즘같이 더운 날씨에 제격인 대나무 물총 만들기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외에도 각 계절에 맞게 즐길 수 있는 고구마, 단감, 옥수수를 수확해 볼 수 있어서 오감만족이 가능하다.신안 임자만났네 마을지역에서 즐기는 농촌생활 농촌살기 체험. 임자만났네마을 홈피 시끌벅적한 도시에서 바다를 보며 농촌체험을 하려 한다면 신안에 위치한 '임자만났네' 마을을 추천한다. 이곳은 다른 농촌체험과는 다르게 3개월에서 6개월 동안 그야말로 농촌살이가 가능하다.임자만났네 마을은 주민들과 체험자들이 함께 농사짓고 시골살이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임자만났네 마을에서는 글에서만 봤던 농작물의 농사법과 수확법을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면서 익힐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해당 계절에 맞게 농작물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매실을 어떻게 수확하고, 양파를 어떻게 키우고 수확하는지 배울 좋은 기회다. 또 일상에선 익숙하지 않지만 농촌생활에선 익숙한 농기구들의 사용법도 배울 수 있어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이곳은 단체로만 이용이 가능해서 문의를 해보고 가야 한다.장성 하비스트랜드매달 다른 농촌체험 물감놀이 하고 있는 아이들. 하비스트랜드 제공매번 똑같은 농촌체험이 지겹다면 장성에 위치한 하비스트랜드는 어떤가. 농촌체험이라 함은 계절별 농작물 수확이 대부분이다.하지만 이곳은 색다르게 매달 체험 프로그램이 달라진다.현재는 6월 한 달간 꼬마농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뜨거운 햇빛을 자주 보는 농부들에게 필수 아이템인 밀짚모자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색다르게 꾸며보기도 하고 착용하면서 각자만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다.여름 대표 꽃인 해바라기 심기도 가능하다. 씨앗을 심고 키우는 과정을 통해 꽃에 대한 애정을 심어줄 수 있다. 또 하비스트랜드는 계절에 맞는 블루베리, 오이, 토마토, 고추 등 각종 과일과 채소를 수확할 수 있어서 좋다.또 캠핑 온 느낌을 주기 위해 대기실을 텐트로 나누었다. 내부에는 의자, 선풍기 등 필수품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어 체험에 지친 아이들과 프라이빗하게 쉴 수 있다.나주 다도르60체험도 하고 카트도 타고 카트타고 있는 모습. 다도로60 제공나주에 위치한 다도로60은 광주에서 접근성이 좋아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이곳은 다른 곳과는 다르게 스릴 넘치는 체험이 있다. 활동적인 카트도 타고 농작물 수확도 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곳에서는 더덕과 감자 수확이 가능하다. 지금은 열매를 딸 수 없지만 블루베리, 감, 배나무가 있어서 열매가 어떻게 자라나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또 넓은 잔디공간도 마련돼있어 비눗방울, 모래놀이 등 다양한 놀거리와 주말에는 실내에서 페이스페인팅, 네일아트 등 여러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잔디공간에서 비눗방울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 다도로60 제공.아이들 외에도 부모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이 있다. 바로 카트다. 카트는 온로드와 오프로드 카트로 나뉘는데 현재 온로드만 이용할 수 있다. 운전면허를 가지고 있지 않은 아이들에게 다치지 않도록 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카트를 탈 수 있게 한다.근처에 상록이 우거진 산림자원연구소도 있어서 짬을 내 다녀올 만하다. 놀이와 농촌체험이 동시에 가능한 이곳에서 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것도 고려해 봄 직하다.이경원기자 ahk755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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