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선 인상 가격에도 불티나게 판매
약국들도 전날부터 추가 주문 애로
온라인도 속속 재고 소진 “불안하다”
새로운 코로나19 방역체계 '오미크론 대응 단계'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자가검사키트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 현장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던 마스크 대란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26일 광주지역 약국 등에 따르면 이날을 기점으로 전남, 경기 평택·안성과 함께 오미크론 대응 체계로 전환된 이후 지역 자가검사키트 판매가 부쩍 늘었다.
60세 이상 고령층과 밀접 접촉자 등 고위험군 등 방역당국이 지정한 대상이 아닌 경우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하기 여의치 않은 상황을 고려해 상비약 차원으로 자가검사키트를 구비하려는 약국,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북구 두암동 A약국장은 "전날 오전까지만해도 가능했던 주문이 오후부터 묶였다. 공급가도 10% 이상 올랐지만 제품 품절로 추가 주문마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평소에는 키트를 구매하는 분의 얼굴을 기억할 수 있을 만큼 뜸했지만 어제 오늘 최대 10개를 사가는 등 구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 김정웅(38)씨도 "며칠 전 까지만해도 온라인몰을 통해 2~3천원대에 판매되던 자가검사키트가 이날에만 1천원 이상 오른 것을 보고 불안한 마음에 서둘러 10개를 구매했다. 혹시 모를 품절 사태를 대비해 상비약처럼 집에 구비할 용도"라고 말했다.
국내 대표 편의점 브랜드인 CU를 통해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판매된 자가진단키드도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32.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응 체계 전환이 검사 미대상층의 자가검사키트 구매 수요를 자극한 셈이다.
실제로 휴마시스, 레피전, 수젠텍, 에스디바이오센서, 바이오니아 등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대분분의 자가검사키트 제품 모두 하루만에 소비자가가 올랐거나 빠르게 품절되고 있다.
정부 당국의 자가검사키트 공급 계획 미흡도 이러한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이날 광주는 정부로부터 시청 임시선별검사소와 5개 자치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각각 3천개씩 총 1만8천개의 자가검사키트를 지급받았다. 향후 1개소 당 1만4천개씩 추가 확보도 예정되어 있지만 지역에서 하루 최대 2만건 이상의 검체 채취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지역 방역당국 역시 "당장 공공 의료체계 수급에 지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일시적인 공급 부족은 있을 수도 있는 만큼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빠른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검사키트 부족 우려까지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마스크 대란 때와 같이 공적 공급을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날 정부는 신속항원검사와 자가검사키트 대란이 없도록 공급·유통망 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충분한 양이 생산되고 있고 해외에서 추가로 수입도 해 검사키트 공급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혹시나 모를 사재기 등을 예방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중심으로 생산·유통 관리를 좀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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