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1심 재판서 이미 밝혀진 사실"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전두환(90)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열린 가운데 전씨 측은 전일빌딩 탄흔이 헬기사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광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재근 부장판사)는 18일 오후 2시 201호 법정에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씨에 대한 항소심 6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전씨 측에서 요청한 헬기 사격 탄흔이 남겨진 전일빌딩에 대한 3D 입체 영상 검증 내용을 심리했다.
전씨 측 변호인은 전일빌딩 10층 바닥과 천장, 기둥에 남은 탄흔이 헬기사격으로는 절대 생길 수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변호인은 "우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2017년 11월 발표한 법안감정서를 보면, 주변에 전일빌딩보다 높은 건물이 없고 방사향 탄흔이 존재해 헬기사격으로 추정된다고 작성돼 있다"며 "이는 실외사격설과 동시간 대에 사격이 벌어졌다는 전제 하에 작성됐으며, 그 전제가 무너지면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창가와 가장 가까운 바닥에 생긴 A03번 탄흔의 경우 창문과 불과 9.5㎝에 불과한데 이를 하향식으로 사격하려면 최대 지상 300m 이상 상공까지 헬기가 이동해야 하며, 천장와 창문과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탄흔 역시 상향 발사각도가 80도에 육박해 지하에서 사격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면서 "이는 곧 고 조비오 신부가 주장한 1980년 5월21일 헬기 사격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계엄군이 지상에서 시민군 사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사는 "변호인의 주장은 이미 1심 재판 과정에서 소명된 내용이다"며 "국과수에서 감정을 실시할 때 건물 내부와 외부에서 발생한 탄흔이 서로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100% 헬기사격이나 지상에서의 사격이라고 단정하지 않았다. 변호인 주장의 논거가 빈약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전씨는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에 '5·18 당시 헬기 기총 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작성,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다른 추가 증거가 있으면 서면으로 제출받고 오는 11월 29일 변론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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