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주변 야간조명 기반 조성사업 추진
새로운 관광 코스 지역경제도 활력 기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민주주의를 염원하며 광주시민들이 들었던 '횃불'이 미디어아트 형태로 점화돼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에서 다시 타오른다.
야간경관이 곁들어진 '빛의 분수대'가 조성되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과 연계한 5·18민주광장이 광주 도심 속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해 관광객들의 방문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광주 동구에 따르면 지난 14일 '문화전당 야간경관 기반조성사업' 착수보고회를 시작으로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를 대상으로 한 '빛의 분수대' 조성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동구의 '문화전당 야간경관 기반 조성사업'은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와 그 일원에 미디어아트 작품을 전시해 광주를 민주·인권·평화의 도시로 알리고, 5·18 정신을 세계적으로 전파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동구는 지난해부터 5·18 관련 기관 등 13개 유관기관과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시비 총 40억원을 확보했다.
미디어아트가 적용되는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는 1971년 설치된 것으로 현재 5·18사적지(5-2호)로 지정돼 원형 보존되고 있다. 특히 분수대는 1980년 5월 14∼16일 광주시민들이 모여 민주화를 논의한 '민족민주화대성회'가 열렸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시민들은 분수대에 올라 횃불을 들며 "민주화의 길을 밝히자"고 외쳤다.
이에 따라 동구는 내년 3월 5·18 당시 시민들이 들었던 '횃불'을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 작품들을 분수대로 송출할 예정이다. 전시될 미디어아트 작품 가운데 가장 핵심은 분수대를 타오르는 횃불로 형상화하는 내용이다. 분수대에 연기 혹은 안개를 뿌린 후 미디어아트를 송출해 화염처럼 보이게 한다는 구상이다.
분수대를 통한 다양한 작가들의 미디어아트 전시도 병행한다. 매월 청춘, 젊음, 환경, 5·18 등을 주제로 한 작가들의 미디어아트 작품들이 분수대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분수대 주변 광장 바닥을 통해서는 시민들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미디어아트 영상물이 송출된다. 꽃잎, 물줄기, 낙엽 등이 시민들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피해 분수대로 모여드는 미디어아트 작품도 준비 중이다.
동구는 연말까지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함께 공동으로 미디어아트 작품들을 기획한다. 5월 단체를 비롯한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수시로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으로 '빛의 읍성' 등 후속사업과 연계하고 도심 야간관광 필수코스를 개발해 체류형 관광으로 발전시켜 주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임택 동구청장은 "광주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사적지인 5·18민주광장 분수대가 '빛의 분수대'로 조성되면 광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광주시, 5·18단체, 시민단체 등과 긴밀히 협력해 5·18민주광장 권역이 세계적인 역사문화광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주기자 lyj2578@mdilbo.com
- 갈수록 걱정되는 5·18 조사위 종합보고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등이 지난 25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5·18조사위 보고서 평가 간담회를 열고 5·18조사위가 내놓은 직권조사 과제별 조사결과 보고서를 평가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작성 중인 종합보고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잘못 알려진 5·18 역사를 바로잡아 왜곡과 폄훼를 근본적으로 막는 수단이 돼야 할 보고서에 5·18의 역사적 배경이나 성격 등이 일절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27일 5·18조사위에 따르면 5·18조사위는 오는 6월26일까지 대정부 권고안이 담긴 종합보고서를 발간해 대통령실과 국회에 보고한다.5·18 진상규명 특별법 제34조에 '활동이 종료될 경우 6개월 이내에 위원회의 활동 전체를 내용으로 하는 종합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서다.5·18조사위는 대통령실과 국회에 보고를 마친 뒤 종합보고서와 함께 진상규명 의결서, 백서를 공개할 예정이다.또 지난 4년간의 공식 조사 활동 기간 확보한 진술과 수집한 사진·영상 등 모든 자료는 국회 동의를 얻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할 계획이다.그러나 작성 완료 기간이 석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종합보고서의 구성이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전체 1천400쪽 분량의 종합보고서는 제1장 총론(200쪽), 제2장 계엄군의 진압작전(200쪽), 제3장 민간인 희생(350쪽), 제4장 인권탄압사건(300쪽), 제5장 북한개입설(100쪽), 제6장 진상규명 불능 과제(250쪽) 순으로 구성됐다.하지만 보고서 어디에도 5·18이 일어나게 된 역사적 배경과 성격, 진상규명을 시작하게 된 이유, 진상규명이 갖는 의의에 대한 서술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반면 국내 대표적인 민주화운동 중 하나인 부마민주항쟁의 진상조사보고서에는 '유신체제에 대항해 발생한 민주화운동', '유신체제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저항의식 확산' 등 항쟁의 역사적 배경과 '유신체제의 종말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민주화운동'이라는 의의가 자세히 담겨있다.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도 8·15 광복 전후 제주도의 상황이나 제주도의 지리적 특성, 4·3사건의 도화선이 된 3·1사건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서술돼 있다.이와 관련 정다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제1장 총론에 위원회의 설립과정, 조직·예산·연도별 조사 활동, 대정부 권고안이 담기는 데 사실 설립과정이나 조사 활동은 백서에나 들어갈 내용이다"며 "5·18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5·18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성격, 5·18이 갖는 의의를 종합보고서에 싣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이어 "5·18조사위의 종합보고서가 새로운 왜곡·폄훼의 근거가 될 것 같아 심각하게 걱정된다"며 "지금이라도 종합보고서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초안을 신속하게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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