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지방분권협의회가 26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자치경찰제 일원화 법안은 자치분권에 역행하는 것으로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자치경찰제 일원화 법안의 연내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는 정부와 여당에 제동을 건 셈이다. 협의회는 광역지자체에 자치경찰본부, 시·군·구에 자치경찰대를 둬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조직을 분리하고 지구대와 파출소 기능을 대폭 자치경찰로 이양하는 이원화 모델을 기반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지방분권협의회 및 85개 시·군 ·자치구 자치분권협의회 공동명의로 발표된 이날 성명에서 협의회측은 "현재 정부와 여당이 법제화를 추진중인 자치경찰제 일원화 법안은 기존 국가경찰내에 자치경찰을 하나의 부서조직처럼 두는 것"이라며 "자치경찰을 이처럼 국가경찰체계에 종속시키는 퇴행적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혼란만 가중시킨다 "고 비판했다.
국회에서 심의중인 일원화 모델은 현행 경찰조직체계를 그대로 둔채, 경찰업무를 국가·수사·자치경찰사무로 나뉜다. 국가사무는 경찰청장, 수사는 국가수사본부장, 자치경찰은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각각 지위·감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협의회는 일원화모델은 앞으로 과도해질 우려가 있는 경찰력에 대한 분산효과가 전혀없고, 인사측면에서도 국가직 경찰이 계속 유지된다는 점을 꼬집고 있다. 경찰업무를 국가·수사·자치경찰로 구분하는 등 이른바 '한지붕 세가족' 형태의 자치경찰제로 두고, 지휘·감독권만 분리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손꼽힌다.
광주·전남지역 지방분권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일원화 방안은 지방으로의 실질적 권한 및 인력이양이 전무해 기존 이원화 안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라며 "자치경찰이 지역의 치안정책을 기획·실천하며 국가경찰과 상호 협력·경쟁하는 시스템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당초 도입취지에도 크게 반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측은 정부와 여당측이 자치경찰제를 이원화→일원화 모델로 변경하며 그 근거로 내세운 '국가재정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협의회측은 "자치경찰 인력은 생활안전·교통·방범·지역경비 등 민생업무를 중심으로 기존 국가경찰인력에서 나오는 것이다. 기본 장비와 시설도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이전한다"고 설명했다. 시·도 경찰본부와 자치경찰대 공간관련 비용이 고려될 수 있지만 이 또한 큰 문제는 아니라고 여긴다.기존 시·도와 시·군·구 청사활용 등을 적극 추진하면 추가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부지역에 시범적으로 도입한 뒤, 시간을 두고 충분히 검증해 효율적인 방안을 찾으면 된다는 것이다.
도철원기자 repo333@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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