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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구례 찾은 이낙연, 피해주민 성화 온몸으로 맞아

입력 2020.09.20. 14:42 수정 2020.09.20. 17:57
‘국정조사’ 요구 주민에 “국회 가면 오히려 늦어져”
“수해 원인 조사 허투로 하지 않을 것…믿어 주시라"
수첩 석 장 분량에는 ‘살기 힘들다’ 이재민 호소 적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영록 전남지사가 지난 19일 구례군 구례읍 5일시장 수해 복구 현장을 찾아 피해를 입은 군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srb.co.kr

당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구례 섬진강 수해 현장을 찾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민들의 성화를 홀로 감내했다.

진상 조사와 피해 복구를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이 대표는 정부를 견제해 이재민들이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오후 1시30분께 구례 오일장 상인회관에 나타났다. 당 대표 자격이 아닌 개인 의원 자격으로 찾았기에 자당 의원들을 대동하지 않고 수행원 몇 명만 동행했다.

개인 의원 자격 방문에 대해 이 대표는 "재해 지역을 찾는 데 당의 공식 일정으로 오면 의원들이 수행을 하게 되고, 규모가 커진다. 그런다고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며 "주민들을 위로하는 데 사람 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상인 회관에 도착한 이 대표는 곧바로 수해 피해 주민들의 격렬한 항의에 직면했다. '환경부 장관 해임하라' '조사특위 구성하라' 등 현수막을 내건 피해 주민들은 이 대표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충분히 알겠습니다"고 답하고 회관으로 들어섰으나 고성은 계속됐다.

김순호 구례군수가 지난달 7일과 8일 이틀간에 걸쳐 구례에 내린 400㎜의 폭우로 인한 피해 및 복구 현황을 이 대표에 보고했다. 아울러 특별재난구역에 보통교부세 보정율을 한시적으로 2년 추가 지원 해줄 것, 구례군의 가용 예산을 초과한 피해에 대한 지원 및 수해 주민 피해 보상을 위한 관계 기관의 대책을 건의했다.

주민들은 수해 피해 전반에 걸친 요구 사항을 이 대표에 토로했다. 이들은 " 환경부와 수자원공사의 물관리 잘못으로 수십년간 침수 피해가 없던 구례에 재앙이 닥쳤다"며 "조사위원회 구성이 환경부 용역에 참여했던 인사들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주민들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는 조사위라면 정치권이 국정조사에 임해달라"고 이 대표에 요구했다.

이 대표는 "정부 조사에 불신을 갖고 있는 심정을 충분히 알겠다. 먼저 현행 제도 내에서 최대한 지원 방안을 찾겠다"면서도 "현 재난지원책이 피해 보상이 아닌 복구 지원에 맞춰져 있는데 피해액에 비해 많이 부족해 현실과는 맞지 않다. 그 차이를 이번 기회에 바꾸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허투로 하지 않겠다. 다만 국정 조사를 한다고 대책이 더 빨리 나오는 것이 아니다. 국회에서는 모든 것이 정치가 된다"며 "조사위 구성을 정부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지 않겠다. 떠오르는 방안은 있으니 믿고 맡겨 달라"고 위로했다.

이후 이 대표는 비서실 부실장을 통해 지역민들과 핫 라인을 구축하게 한 후 이번 수해로 피해를 입은 구례 종합사회복지관, 양정마을을 차례로 들렀다.

전남도지사를 지낸 바 있는 이 대표는 폐사한 한우 농가에 대한 재입식 자금이 지원되지 않고 있다는 호소에 추석 전에 지원되도록 돕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현실에 맞는 복구 기준이 올해 추경에 반영되도록 해 한우 농가들이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한 푼이라도 더 챙기겠다"며 "정부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지 않고 여러분들 편에 서서 간섭하고 허투로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날 언론인 출신인 이 대표는 기자수첩 석 장 분량에 이재민들의 호소를 적어 나갔다.

무허가 주택이 떠내려가 당장 살 곳이 없다는 주민의 호소를 적으며 '살기 힘들다'고 적고 동그라미를 치며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앞서 전북 남원을 시작으로 구례를 거쳐 경남 하동에 이르는 수해 지역을 방문했다.

구례=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오인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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