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썩지 않아 환경오염 주범 꼽혀
시민들 정육점 등에 직접 가져다주기도
“재사용, 친환경 대체재 등 방안마련해야”
광산구 수거함 대규모 설치…전국 첫 사례
택배나 새벽배송 등 신선식품 배송이 늘며 아이스팩 사용량도 크게 증가한 가운데 쓰고 난 아이스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난감해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비닐포장 안에 젤 형태로 이뤄져 있는 아이스팩은 소각이 불가능하고, 자연분해 기간만 500년이 넘어 대표적인 환경오염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아이스팩 재사용 등 처리 방법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7일 광주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아이스팩 처리 방법에 대해 문의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냉동고 가득 차지하는 아이스팩, 타지도, 녹지도, 썩지도 않는다는데 다들 어떻게 처리하시고 있나요?" 묻는 게시글에 '그냥 버릴 수가 없어 아이스팩을 모아 동네 정육점, 아이스크림 가게 등에 가져다 줬다'는 후기부터 '다른 지역처럼 수거함을 마련해 재활용 방안을 찾았으면 좋겠다', '친환경 소재로 바꿨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줄지어 달렸다.
환경부가 공개한 아이스팩 수거함 위치 목록에 따르면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목포에만 수거함이 유일하게 설치돼 있어 '아이스팩 버리러 목포까지 원정가야 되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환경부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아이스팩의 80%는 미세플라스틱의 일종인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이다. 아이스팩 대부분이 재사용 없이 종량제봉투에 버려지고, 15%는 하수구로 배출돼 수질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사용량만 2억1천만개로 추정되고 있다.
환경부는 사용한 아이스팩은 냉동고 등에 보관했다가 재사용하는 게 가장 좋으며, 버릴 경우에는 반드시 종량제봉투에 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부 지자체 등에서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아이스팩 재사용 방안 등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의 참여를 위해 적극적인 홍보활동 등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재사용 활성화와 소금 등 친환경 대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내년부터 폐기물부담금을 적용하는 한편 재사용이 쉽도록 아이스팩 크기와 규격을 표준화한다. 또 지자체별 아이스팩 수거함 확대 설치 지원과 위치 안내 등을 제공한다.
광주에서는 광산구가 아이스팩 재사용 첫발을 뗐다. 광산구는 오는 20일까지 관내 주민센터 21개소, 공동주택(아파트) 334개소 등 총 355개소에 수거함을 설치한다. 전국 첫 대규모 설치로, 광산구는 수거한 아이스팩을 선별·세척해 인근 전통시장과 식품제조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광산구 청소행정과 관계자는 "아이스팩 가격 대비 수거인력 등 재사용 비용이 더 크지만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며 "재사용스티커 등을 부착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사용하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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