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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민족·민주인사 생가터 문화자산으로 남긴다

입력 2020.08.06. 15:02 수정 2020.08.06. 18:13
지산동 ‘동계마을’ 도시재생 예정대로 추진
아파트 찬성 일부 주민들 “토지 상당수 확보”
동구 “주거 여건 개선…지역 가치 높아질 것”
광주 동구 지산동의 고 문병란 시인 자택. 최근 동구청이 매입해 문 시인을 기리는 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한열·문병란·오지호 등 민족·민주인사들의 생가·자택이 밀집한 광주 동구 지산동에서 일부 주민들이 아파트 건립을 들고 나와 논란이 일고 있는 것(무등일보 6일자 1면)과 관련, 관할 지자체인 동구는 문화자산 보호 사업의 일환으로 인문도시재생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6일 광주 동구 등에 따르면 동구는 문병란 시인을 기리는 '문병란 시인의 집' 조성을 위해 최근 유족들로부터 지산동 자택을 매입했다.

구청 공유재산 편입 절차를 마친 동구는 2~3개월간 문 시인 자택 리모델링을 거친 후 고인의 작품과 유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인근 민가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여타 부속시설 없이 문 시인 자택 한 채만을 '문병란 시인의 집'으로 꾸며 이르면 올해 안에 개장할 방침이다.

동구는 독재 정권에 저항한 저항문인이자 민족시인으로서 고인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문 시인은 지난 1982년 열린 고 윤상원 열사와 박기순 열사의 영혼결혼식에 바쳐진 장시(長詩) '부활의 노래'를 썼다. 5·18을 다룬 최초의 백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의 이름이 이 시에서 유래됐다.

또 1990년 촬영된 최초의 5·18 영화 '부활의 노래'도 문 시인의 시에서 비롯됐으며, 그의 시 '직녀에게'는 가수 김원중이 노래로 불러 유명해지기도 했다.

동구 관계자는 "대중적인 인지도는 덜할지 몰라도 문 시인의 문학적 자산 가치는 이한열 열사만큼 크다"면서 "그간 현대화 과정에서 우리가 놓친 문화 자산이 많았다. 일례로 일제가 학동에 조성했던 방사형 도로는 어디서도 찾기 힘든 역사 자산이었는데 개발 과정에서 사라졌다. 훗날 후회하지 않도록 문병란 자택을 보존하는 노력을 기울이려 한다"고 밝혔다.

반면 문 시인과 오지호 생가를 허물고 아파트 건립을 추진하려는 일부 주민들은 이미 역사적 인사들의 생가·자택 주변의 토지확보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방문화재로 등록된 오지호 생가의 경우 인근 200m 이내 5층 이상 건물 건축이 불가능한 부분에 대해선 유족 측과 합의를 마쳤다는 입장이다.

아파트 건립에 찬성하는 동계마을 반대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아파트 건립 대상 부지의 80% 이상에 대해 사용허가를 받으면 오지호 생가를 인수받기로 유족들과 합의했으며 현재 68%가량 확보했다"며 "오지호 생가를 철거 혹은 이전 후 아파트 건립을 추진하려 한다. 그간 마을 주민들은 지역개발의 혜택도 보지 못했는데 또 기념시설이 생기면 주민들은 재산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구는 오지호 생가의 소유권과는 관계 없이 문화재 관련 사항은 광주시가 심의를 통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동계마을 추진위 측의 주장을 단호하게 일축했다.

동구 관계자는 "주민들의 우려가 있긴 하나 인문도시재생사업으로 오히려 주민들의 주거 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며 "문화 자산을 보호하는 한편 주민들의 우려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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