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일용 물론 식당·배달까지 기근 시달려
"오늘도 없네, 없어. 차나 한 잔 마시고 쉬다가소.", "아니, 가볼랍니다. 혹시나 연락오거든 저한테 꼭 좀 먼저 연락주세요."
30일 오전 6시께 광주 북구 용봉동의 한 직업소개소.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도심, 며칠째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뚫고 사무실을 찾아온 중년 남성이 허탈해하며 돌아선다. 종이컵에 커피 한 잔을 받아 문을 나선 남성은 담배 한 대를 꺼내 들었다. "뭐, 하루이틀 상황도 아니니… 그래도 자주 다녀야 일거리가 돌아오니 아침 일찍 서두르지 않을 수도 없어요.". '요즘 어떻냐'는 질문에 남자는 다른 직업소개소를 둘러본다며 짧은 대답만 남기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뒤이어 동양인으로 보이는 외국인이 사무실로 들어선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오늘 어디 갈 곳이 있을까요." 직업소개소 소장과 꽤나 오랜시간 봐온 사이인 듯 살갑게 인사를 건넨다. "오늘도 자네 갈 만한 곳이…. 글쎄…." 미안한 마음 때문인지 말끝을 흐리는 소장과 달리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내일 다시 올게요"하고 자리를 뜬다.
광주의 한 대학교 교환학생이라는 이 남성은 "3년째 수업이 없는 날 이곳에 나와 일거리를 찾고 있다. 학비며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까지만해도 일주일에 이틀은 일이 있었는데, 요즘엔 한달에 2~3번 나가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직업소개소 소장은 "지난해 이맘때 같으면 성별 상관 없이 50~60명씩 나와서 대기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이후로 일감이 반토막 난데다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장마 탓에 하루 다섯명 일자리 연결해주기도 빠듯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각 서구 쌍촌동의 또 다른 인력 사무소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잡동사니가 가득 쌓인 사무실 한 켠, 다 헤진 가죽소파에 둘러 앉은 열댓 명의 근로자들이 TV만 바라보고 있다. "요즘 통 일이 없소. 공사현장은 물론이거니와 식당 서빙, 배달까지 모두 씨가 말랐어. 집에서는 나왔는데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으니 시간이라도 떼우고 있소". 나이 지긋한 남성이 상황을 전한다.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기자의 손에 들린 달달한 커피가 쓰기만 하다.
실제로 이날 기자가 찾아간 직업소개소 2곳에서 일거리를 찾아 나간 사람은 단 3명에 그쳤다. 연일 이어지고 있는 비 탓도 있었지만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반복되고 있는 현실로 다가왔다.
한편, 최근 노동청이 발표한 광주지역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지역 고용률은 59.2%로 전년 동월 대비 0.4%p 하락했다. 실업률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p 상승해 4.3%를 기록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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