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 아들과 어머니, 코로나19가 앗아갔다

입력 2020.06.04. 15:13 김성희 기자
24시간 아들 곁에 머물며 돌봐와
돌봄마저 끊기자 스트레스·우울 극심
“자식보다 하루 더 사는 것이 소원”
정부 주간활동 지원 늘려야 목소리
4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광주지부는 중증장애 아들과 어머니 사건과 관련해 국민청원 게시판에 '발달장애인 청년과 그 엄마의 죽음에 대해 대통령님 응답해주시길 바랍니다' 글을 올렸다. 사진=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하루하루가 전쟁이었다. 25년 전, 아들이 자폐성 발달장애 판정을 받고난 뒤 어머니는 오롯이 홀로 아들을 책임져야 했다. 특수교육을 전담하는 학교를 다닐 수 있었던 학창시절은 그나마 나았다. 하지만 성인이 된 아들은 전문학교는 물론 관련 기관의 도움을 받기도 쉽지 않았다. 공격적 성향이 있는 중증발달장애 아들을 받아주는 곳은 많지 않아서다.

더욱이 올 초 들이닥친 '코로나19'는 모자의 삶을 앗아갔다. 장애인지원센터 등이 문을 닫으면서 단 10분도 아들에게서 떨어질 수 없는 날들이 계속된 것이다. 외부 활동 없이 집에만 갇혀 지내는 날이 늘면서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의 아들의 행동도 더 심해졌다. 점점 힘이 세지면서 혼자서 아들의 행동을 제어할 수도 없는 지경이 됐다.

급기야 우울증까지 찾아왔다. 본인의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이 필요했던 어머니는 결국 아들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 죄책감에 많은 날을 고민했지만 모자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들의 입원생활은 길지 못했다. 발달장애는 치유가 되는 질병이 아닌 탓에 진료 등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한데다 병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아들의 체중은 10kg나 빠졌다. 어머니는 그렇게 아들의 손을 잡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지만 희망 없는 삶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막다른 골목에 내던져진 두 사람은 2020년 6월 3일 오전 9시58분 광주 광산구 임곡동의 한 자전거도로 위 자동차 안에서 그렇게 세상을 등져야했다. '자식보다 하루만 더 사는 것이 소원'이던 어머니는 끝내 바람을 이루지 못했다.

중증 발달장애인 아들을 홀로 돌보던 50대 어머니가 아들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광주지부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발달장애인 청년과 그 엄마의 죽음에 대해 대통령님 응답해주시길 바랍니다' 글을 게재했다. 하루만에 2천여명의 동의를 얻은 글에서 부모연대는 "'세상 어느 부모가 제 자식의 숨을 끊게하느냐'고 하겠지만 저희는 그 미친 상상을 수시로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이런 현실이 너무 두렵다. 오히려 불의의 사고로 떠난 아이를 보며 '엄마한테 효도하려고 떠난 것'이라고 말하는 심정을 아는가"라며 "이런 것이 발달장애인 가족의 삶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변한 사회서비스 조차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중증의 경우 이 보호시스템 조차 거부당하는 일이 예사"라면서 "발달장애는 치료될 수 있는 병도 아니기에 국가에 책임지라고 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자녀들이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울타리를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부모연대는 이를 위해 ▲주간활동 1:1 서비스 부활 ▲주간활동 시간 확대 ▲자립 위한 주거체험센터 설립 ▲장애인 가족 지원체계 ▲평생교육지원체계 등을 촉구했다.

한편,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지난 4월 발달장애자녀 부모 1천585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기간, 발달장애인 및 가족의 건강과 생활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87%가 코로나19로 발달장애인의 생활패턴인 부정적으로 변화했다고 응답했다. 이런 변화로 장애인과 장애인을 돌보는 부모 역시 스트레스가 극심하고 건강상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40%는 가장 시급한 지원으로 '안전한 장소에서 개별 및 소수 돌봄 지원'을 꼽았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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