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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장남 재헌씨 광주서 사죄···전씨 가족과 대비

입력 2020.05.31. 15:22 수정 2020.05.31. 15:43
29일 5·18묘역 및 구묘역 참배해
노 전 대통령·김옥숙 여사 화환 전달
오월 어머니집 찾아 유가족 만나
“진상규명 협조…아버지 의지 확고”
아버지 회고록 개정 문제는 즉답 피해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재헌씨가 지난달 29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희생자들을 참배하고 있다. 국립 5·18민주묘지관리소 제공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가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다시 광주를 찾아 거듭 사죄했다. 지난해 8월과 12월 광주를 찾아 사죄의 뜻을 나타낸 데 이어 세번째다.

노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분향에 앞서 방명록에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리며 대한민국 민주화의 씨앗이 된 고귀한 희생에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고 적었다.

올해는 최초로 아버지 노 전 대통령의 화환도 올렸다. 노 전 대통령은 화환을 통해 '5·18민주영령을 추모합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참배에는 김후식 전 5·18부상자회장과 노덕환 미주 평통 부의장 등 5명이 함께했다.

노씨는 헌화와 분향을 마치고 고 김의기·김태훈·윤한봉·김형영 열사의 묘역을 찾아 무릎을 꿇고 사죄의 뜻을 전했다.

이어 노씨는 망월동 구묘역의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아 독일 기자 고 힌츠페터씨 추모비를 참배하고 이한열 열사 묘를 찾아 무릎을 꿇고 어머니 김옥숙 여사 명의의 꽃바구니를 올렸다. 여기에는 '이한열 열사의 영령을 추모합니다'는 글귀가 적혔다.

김옥숙 여사는 노 전 대통령 취임 직후인 1988년 2월 25일 5·18 구묘역을 찾아 이한열 열사의 묘를 참배한 사실이 지난해 비로소 알려졌다.

이어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을 방문한 노씨는 이곳에서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 박남선씨를 만나 5·18 40주년 기념배지를 받았다.

이후 광주 남구 양림동의 오월어머니집을 찾았다.

어머니집 방명록에는 '오늘의 대한민국과 광주의 정신을 만들어주신 어머님들과 민주화운동가족 모든 분들께 경의와 존경을 표합니다'고 적었다.

노씨는 지난해 12월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했을 때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러 왔다고 했다.

그러나 사전에 방문을 알리지 않아 이명자 오월어머니집 관장을 만나지는 못했다.

앞서 오전에 참배한 고 김형영 열사의 여동생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사무총장을 만난 노씨는 김 열사의 가족이라는 말을 듣고 "다시 한번 사죄하겠습니다"고 고개를 숙였다.

노씨는 "지난해와 올해 참배를 드리면서 제 나름대로 역사에 대한 사명감을 느끼게 됐다"며 "선생님들께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특히 어머니들의 감당할 수 없는 희생과 사랑이 맺은 결실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사무총장은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 진상규명이 잘 이뤄지도록 협조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고 이에 노씨는 "전달을 해 드리겠다. 병상에 오래 계셔서 물리적 역할을 얼마나 하실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5·18을 어떻게 역사적으로 남길지에 대해서는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계시다"고 말했다.

이어 노씨는 "당신(노태우)이 못하시면 다른 분이라도 그 뜻을 받들어 유가족들 말씀대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뜻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세대에게 좋은 유산을 남겨주도록 역사를 바로 세우는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월어머니집은 노씨에게 오월어머니들이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만든 '오월꽃이 화알짝 피었습니다'그림 엽서를 전달했다.

노씨는 "어머니처럼 품어주시고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오월어머니들을 다시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지키러 왔다"며 "꼭 다시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다만 5·18의 발생 원인을 '유언비어'라고 기록한 아버지 노 전 대통령 회고록을 개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할 때가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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