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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브리핑] 당분간 우린 '가까이하기에 너무 먼' 사이

입력 2020.03.26. 17:43 수정 2020.03.26. 17:55

"사회적 거리"


정부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다시 한번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하게 호소했습니다. 내달 5일까지 불필요한 외출은 자제하고, 다중이용시설은 피하고, 모임과 여행은 가급적 취소하는 등 일상의 모든 순간에서 강력한 생활방역을 실천하자는 내용입니다.

우리 공동체가 겪어온 상황 중 가장 낯선 상황입니다. '품앗이' '정' '나눔' 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 우리 공동체는 그간 '사회적 거리'라는 개념과 다소 동떨어진 채 성장해왔습니다.

사회적 거리는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이 저서 '숨겨진 차원'을 통해 주창한 인간 관계의 거리 중 하나입니다.

홀에 따르면 인간 관계의 거리는 친밀도 등에 따라 4가지로 구분됩니다.

먼저 가족이나 연인 사이의 거리인 '친밀한 거리'(0~46cm) 입니다. 시판 중인 한 치약 제품이 과거 '숨결이 닿는 거리 46㎝'라는 카피를 앞세우면서 한차례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개인적 거리'(46~120cm)는 친구와 가까운 사람 사이에 격식과 비격식을 넘나드는 거리입니다.

연일 강조되는 '사회적 거리'(120~360cm)는 사회생활을 할 때 유지하는 거리입니다. 업무상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지키는 거리면서, 제3자가 끼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입니다. 호텔 로비 커피숍의 좌석은 통상 이 정도의 거리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공적인 거리'(360cm 이상)는 무대 공연이나 연설 등에서 관객과 떨어져 있는 거리입니다.

"뭐 이런 속 좁은 개념이 다 있어?" 일부 국민들의 반응입니다. 정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우리 공동체는 이러한 거리감의 수치화에 본능적인 거부감을 갖고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잠시 물리적인 정은 거둬들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우리 공동체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정과 나눔은 형체로서 표현되는 것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바이러스와의 싸움 속 다시 한번 공동체 정신이 발휘될 수 있길 바랍니다.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코로나19 이후 우리 공동체는 더욱 견고해질 것 입니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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