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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브리핑] 신천지가 코로나를 대하는 태도

입력 2020.02.20. 18:25

“페스트 교훈”

14세기 유럽에서 흑사병이 창궐할 당시 교회는 ‘신앙의 힘’으로 맞설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탈리아의 한 도시에선 “흑사병을 물리치겠다”며 대규모 종교행사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예배의 참석률이 저조해지자 신도들을 징계하는 교회도 생겨납니다.

흑사병은 쥐로 인해 전파되는 페스트균 때문에 생기는 전염성이 강한 병입니다.

사람들을 분리해야 할 시점에서 사람들을 결집시켰고, 이로 인해 결국 더 많은 사람들이 흑사병의 제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 중세 교회 페스트 대처 ‘데자뷰’

대구와 경북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하루 사이에 33명이 늘면서 국내 확진자가 82명으로 폭증했습니다.

특정 종교의 영향 탓입니다. 최초 신천지 확진자인 31번째 환자가 다녔던 교회에서 23명이 추가됐습니다.

여기엔 폐쇄적인 구조와 맹목적인 신앙심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광주에서도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광주·전남의 ‘베드로지파’는 신도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6년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가 파악한 통계에 따르면 신천지의 본거지인 과천 본당의 신도 수는 2만6천928명입니다.

지역의 베드로지파 소속 신도 수는 2만9천752명. 2020년 현재 베드로지파 신도 수는 4년 전보다 1만명이 늘어난 4만 1천여 명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 병원균과 전쟁 시스템 대처 필요

광주의 한 종교전문가는 코로나 사태 초기 신천지의 대응을 두고 “당연한 결과”라고 분석합니다.

신천지는 비밀주의를 강조하면서 교주의 교리를 절대적으로 따르는 체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설령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쉬쉬하며 조용히 지나갈 수 있었을 것으로 오판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신도 규모만큼 내부 확진자 발생 시 확산이 겉잡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도 했습니다. 광주의 베드로지파 신도는 3만 여 명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염병이 확산되면, 인류와 병원균 사이에 전쟁이 벌어집니다. 전염병은 의술로 극복하는 것이지만, 의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사회적 대응 시스템입니다.

중세 유럽을 지배하던 권력은 흑사병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해 역사 무대에서 퇴장하고 말았습니다.

코로나 19의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한 달째, 전염병 통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전 사회적 노력과 참여는 페스트가 남긴 교훈인 듯 합니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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