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교훈”
14세기 유럽에서 흑사병이 창궐할 당시 교회는 ‘신앙의 힘’으로 맞설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탈리아의 한 도시에선 “흑사병을 물리치겠다”며 대규모 종교행사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예배의 참석률이 저조해지자 신도들을 징계하는 교회도 생겨납니다.
흑사병은 쥐로 인해 전파되는 페스트균 때문에 생기는 전염성이 강한 병입니다.
사람들을 분리해야 할 시점에서 사람들을 결집시켰고, 이로 인해 결국 더 많은 사람들이 흑사병의 제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 중세 교회 페스트 대처 ‘데자뷰’
대구와 경북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하루 사이에 33명이 늘면서 국내 확진자가 82명으로 폭증했습니다.
특정 종교의 영향 탓입니다. 최초 신천지 확진자인 31번째 환자가 다녔던 교회에서 23명이 추가됐습니다.
여기엔 폐쇄적인 구조와 맹목적인 신앙심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광주에서도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광주·전남의 ‘베드로지파’는 신도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6년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가 파악한 통계에 따르면 신천지의 본거지인 과천 본당의 신도 수는 2만6천928명입니다.
지역의 베드로지파 소속 신도 수는 2만9천752명. 2020년 현재 베드로지파 신도 수는 4년 전보다 1만명이 늘어난 4만 1천여 명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 병원균과 전쟁 시스템 대처 필요
광주의 한 종교전문가는 코로나 사태 초기 신천지의 대응을 두고 “당연한 결과”라고 분석합니다.
신천지는 비밀주의를 강조하면서 교주의 교리를 절대적으로 따르는 체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설령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쉬쉬하며 조용히 지나갈 수 있었을 것으로 오판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신도 규모만큼 내부 확진자 발생 시 확산이 겉잡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도 했습니다. 광주의 베드로지파 신도는 3만 여 명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염병이 확산되면, 인류와 병원균 사이에 전쟁이 벌어집니다. 전염병은 의술로 극복하는 것이지만, 의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사회적 대응 시스템입니다.
중세 유럽을 지배하던 권력은 흑사병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해 역사 무대에서 퇴장하고 말았습니다.
코로나 19의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한 달째, 전염병 통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전 사회적 노력과 참여는 페스트가 남긴 교훈인 듯 합니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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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 목 졸라 살해한 前해경, 첫 재판서 고의 범행 인정 18일 오전 전남 목포시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목포해경 소속 해양경찰관 최모(30) 순경이 연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2023.08.18.뉴시스자신의 말투를 지적했다는 이유로 여자친구를 살해한 전직 해양 경찰관이 첫 재판에서 범행 고의성을 인정했다.광주지법 목포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태준)는 2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전직 해양경찰관 최모(30)씨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최씨는 목포해경 시보 순경으로 재직할 당시인 지난 8월15일 오전 5시 29분께 목포시 하당동 한 상가 화장실에서 여자친구 A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최씨는 식당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A씨와 다투다 같은 날 오전 3시20분께 화장실로 간 A씨를 뒤쫓아가 범행했다.최씨는 A씨를 마구 폭행해 의식을 잃게 한 뒤 변기 쪽으로 옮겨놓고 식당에 가 술값을 계산했다. 이후 화장실로 돌아가 A씨를 숨지게 하고 창문을 통해 달아났다.A씨의 사인은 '목 졸림으로 인한 질식'이라는 부검의 소견이 나왔다.최씨는 이날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최씨는 기절했던 A씨가 깨어나면 신고할까 두려워 살해했다는 취지로 자백했다.최씨는 수사기관 조사에서 "두 달가량 교제했던 A씨와 다툼이 잦았다. 사건 전날부터 다퉜던 A씨가 당일에도 (자신의) 말투를 지적하자 고의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재판부는 최씨가 혐의를 인정한 만큼 증거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최씨의 다음 재판은 오는 11월16일 열린다.최씨는 이 사건으로 파면됐다. A씨의 가족은 최씨가 화장실에서 증거를 인멸하려고 하고, 고의적으로 범행한 점 등을 이유로 최씨에 대한 엄벌을 탄원했다.목포=박만성기자 mspark21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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