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위한다’ 글귀까지 적혀
전국 각지 시설물 철거 목소리
5월단체 “단죄상 세워 알려야”
치매를 빙자한 재판 결석과 골프장 라운딩에 12·12 당일 자축 오찬, 그리고 그의 부인 이순자씨의 “전두환 민주주의 아버지” 망언까지.
올 한해 12·12군사반란 수괴 전두환은 수 차례 반성 없는 태도를 보이며 공분을 샀다.
그러나 전국 각지에 여전히 전두환을 찬양하는 시설물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돼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평화의 소녀상’처럼 ‘전두환 단죄상’을 전국에 세워 5·18 40주년을 맞아 전국에 전씨의 죄상을 알리자는 여론도 일고 있다.
15일 5·18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 14일 전씨가 대통령 시절 만든 별장인 청남대에서 전두환을 찬양하는 시설을 다수 확인했다. 청남대는 전두환 대통령길 산책로 1.5㎞ 구간을 조성하는가 하면 골프·낚시를 즐기는 전두환의 모습을 안내판으로 세우고 당시 사용하던 운동기구들와 신발까지 전시하고 있다.
특히 청남대 내에 세워진 전두환 동상 앞에는 ‘위민위향(爲民爲鄕)-국민을 위하고 고향을 위한다’는 글귀와 전두환 사인이 새겨진 비석이 있어 전두환을 미화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기념재단은 또 강원도 인제군 백담사에서도 전씨가 5공 청문회 이후 1988년 11월 23일부터 1990년 12월까지 은거하면서 사용한 생활집기가 30여년간 전시됐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인천 흥륜사 정토원 납골당에도 전씨가 쓴 휘호가 걸려 있는 등 전국 각지에 ‘전두환 잔재’가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을 확인한 차종수 5·18기념재단 고백과 증언센터 조사관은 “광주학살과 군부독재의 주범 전두환이 여전히 찬양 대상으로 남은 시설물을 다수 확인했다”며 “전국적인 전수조사로 청산 운동이 펼쳐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각 지역 시민사회에서 적극적으로 전두환 잔재를 제보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전국에 만연한 전두환 독재 잔재를 뿌리뽑고, 대신 ‘평화의 소녀상’처럼 전씨의 죄상을 전국민에 각인시킬 ‘전두환 단죄상’ 설치 목소리도 높다.
5월 단체 등은 전씨의 반성 없는 행보가 이어지면서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등장한 ‘전두환 단죄상’을 광주에 세우는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전두환 단죄상’은 전씨가 쿠데타 공범들과 오찬을 가진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등장했다. 5·18구속부상자회 서울시지회 등은 시민 모금 3천여만원을 통해 철창 안에서 포승줄에 묶여 무릎 꿇은 전두환 동상을 세웠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전두환이 저토록 떳떳한 것은 자신의 죄가 잊혀질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며 “반란 수괴 전두환이 무릎꿇은 모습으로 온 국민들이 그의 죄상을 똑똑히 알도록 광주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 ‘전두환 단죄상’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김후식 5·18부상자회장도 “1년에 도대체 몇 번씩 광주와 5·18을 상처입히고 욕보이는지 모르겠다”며 “전두환 단죄상을 세워 그가 왜 다시 재구속·재수사를 받아야 하는지 똑똑히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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