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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윤창호법 시행 1년…음주운전 천태만상

입력 2019.12.15. 18:31
"단속현장 바로 옆이 숙소"…발뺌·핑계 일쑤
적발되자 경찰에 하소연·실랑이
12일 광산에서만 정지1·취소2
"연말 맞아 옅어진 경각심 아쉬워"
광주 광산경찰서 안전계 대원들이 지난 12일 음주단속을 벌이고 있다.

“바로 요 앞 술집에서 소맥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 2잔 마시고 근처 숙소로 들어가는 길인데 잡으시면 어떡합니까?”, “선생님, 술을 마시고 운전 해 놓고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죠”

오는 18일로 제1 윤창호법 시행 1년을 앞둔 가운데 연말을 맞아 음주운전을 하는 운전자들이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에는 연말 송년 분위기에 편승해 더 많은 음주운전자들이 적발되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10시 광주 광산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앞 무진대로 진입로. 이날 광주 광산경찰서의 음주단속 현장에서는 음주운전자들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제1 윤창호법 실시 1년을 무색케 했다.

단속 시작 10분여 만에 40대 남성이 운전하는 한 승용차에서 음주 감지기가 울렸다. 경찰은 운전자를 차량에서 내리게 하고 정밀 측정을 위해 인근에 세워진 미니버스로 이동할 것을 안내했다. 미니버스에 오른 그는 차량 내부에서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그는 측정 과정에서 “여기서 고작 10m 떨어진 곳에서 술 두잔만 마신 후 단속 현장 바로 옆 숙소로 들어가 자려 했었다”고 변명했다. 음주 측정 결과 이 운전자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를 넘긴 만취상태로 나타났다.

그는 측정을 마친 후에도 경찰관을 붙잡고 20분 동안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경찰은 “술을 마신 후 운전대를 잡았다는 것 자체가 음주운전”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결국 대리운전기사를 불러 변명하던 당시 주장했던 근처 숙소로 향하는 대신 다른 곳으로 향했다.

첫 적발 이후에도 단속 현장의 감지기는 연달아 소리를 내며 음주 의심 운전자들을 잡아 냈다.

외제차에서 내린 한 남성은 “점심때 마신 술 때문다. 저녁에 마신 것이 절대 아니다”며 선처를 요구했으나 음주 측정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 0.03%를 넘기면서 면허 정지 대상이 됐다.

한 시간 동안 이곳 일대에서 단속을 벌인 경찰은 광산구 수완지구로 옮겨 음주 단속을 이어갔다. 자정에 가까운 시간까지 음주단속을 벌인 결과 이날 하루 정지 1명과 취소 2명 등 3명의 운전자들이 적발됐다.

김명환 광산경찰서 안전계 팀장은 “연말에 접어들면서 음주운전 적발률이 높아지는 등 운전자들의 경각심이 흐려져가는 것 같아 아쉽다”며 “‘딱 한 잔인데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자신의 가정과 피해자의 가정을 파괴할 수 있다. 음주운전은 잠재적인 살인 요소라는 것을 국민들이 꼭 명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시 음주 운전자의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하는 제1 윤창호법은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시작돼 시행 1년째를 앞두고 있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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