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로컬시대 광주전남을 크리에이팅하자

보물창고 된 돌창고···농업건축물의 '핫플' 변신

입력 2021.09.23. 18:01 김옥경 기자
[이젠 로컬시대, 광주전남을 크리에이팅하자]
⑩경남 남해 헤테로토피아·에필로그
삼동면 시문마을 양곡·비료 보관 장소
보존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 문화재생
마을 보호수 프로젝트·전승민요 발굴
관광객 찾고 '로컬 크리에이터'도 선정
경남 남해 헤테로토피아는 근대건축물인 돌창고를 중심으로 해당 공간을 활용한 문화재생, 문화예술 활동 등을 다양하게 추진해 전국적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젠 로컬시대, 광주전남을 크리에이팅하자 ⑩경남 남해 헤테로토피아]

세월이 흘러 잊혀지고 버려진 공간이 로컬 청년들의 남다른 기획력과 아이디어로 문화와 예술, 감성이 가득찬 문화공간으로 재탄생된다.

낙후됐던 지역 경제가 되살아나고 신규 일자리와 젊은이들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 인프라가 구축된 장소로 거듭난다. 해당 지역민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이는 인기 명소인 '핫플레이스(핫플)'가 된다.

지역에 상존하고 있는 지역의 역사와 전통 문화 등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며 우리 것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된다.

돌창고

지역에 산재해 있는 자원을 바탕으로 한 로컬 크리에이팅 작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경남 남해에 자리잡은 복합문화공간 (주)헤테로토피아(Heterotopia·대표 최승용).

헤테로토피아는 남해 근대건축물인 돌창고를 중심으로 남해 지역의 다양한 문화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로컬 크리에이팅 업체다.

남해 지역 문화자원인 돌창고를 보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당 공간을 활용한 문화재생, 문화예술 활동 등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돌창고는 농업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남해 삼동면 시문마을민들이 공동으로 양곡과 비료 보관을 위해 이용한 장소였다. 남해가 섬이던 시절인 지난 1967년 자연석 청돌을 큐브형으로 다듬어 쌓아올려 건축됐다.

하지만 해당 돌창고는 원래의 기능을 상실하고 유휴공간으로 있다가 지난 2016년 회화 등 전시와 공연이 이뤄지는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됐다.

돌창고 프로젝트가 대표된다. 헤테로토피아는 지난 2016년 "젊은이들이 지역에서 문화인프라를 구축하며 경제활동을 해보자"라는 취지로 돌창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돌창고 프로젝트가 대내외적으로 알려지며 해당 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대거 몰리기 시작했다.

지난 2020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한 '로컬 크리에이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남해에서 생산된 자원을 활용한 이파리 빵과 가래떡 구이.

최근에는 남해 보호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보호수가 지닌 가치와 의미를 전달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잊혀져 가는 지역의 문화를 아카이브해 다양하게 재구성하기 위한 연구 활동으로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남해는 해당 지역 마을마다 오래된 나무와 숲이 있는그대로 남아 있다. 특히 수령이 오래되고 동종의 나무보다 큰 노거수와 희귀한 수종 30여 그루는 보호수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다.

보호수는 거대한 생명체이면서 공동체를 품어주는 하나의 장소다. 보호수는 마을의 당사나무로 휴식과 놀의, 제의가 복합적으로 이뤄지던 장소다.

지역 상생 제품

헤테로토피아는 이런 보호수의 장소성을 회복하기 위해 지난 7월 남해 보호수 프로젝트 활동에 나섰다. 보호수 아래에서 휴식과 놀이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미술 작품을 설치해 마을 공동체 유지의 메인 공간이었던 보호수의 장소성을 회복하는 기회를 만들고 보호수가 지닌 남다른 가치와 의미를 남해에 거주하는 지역민들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전달하는 기회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또 국내외 음악가들과 남해의 전승 민요를 발굴, 편곡해 음원과 공연으로 제작하는 '남해 소리' 활동도 벌여 주목된다.

남해는 바다와 들에서 일할 때 부르는 노동요와 장례, 세시풍속 의식요, 잔치와 놀이에서 흥겨움을 고조시키기 위한 유희요 900여편이 기록으로 전승되고 있는 지역이다. 헤테로토피아는 이같은 남해 소리를 현대인이 향유할 수 있는 공연 상품으로 창작해 마을 축제와 결합하는 활동을 추진해 지역 전통 문화를 알리고 전승하는 전승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헤테로토피아가 열린 공간으로 운영하는 카페 애매하우스는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붐빈다.

헤테로토피아는 돌창고 뿐만 아니라 카페공간인 애매하우스를 통해 남해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식음료를 판매하며 소통하는 공간을 창출하고 있다.

남해에서 생산되는 유자, 시금치, 마늘 뿐만 아니라 하동에서 생산되는 곡물, 녹차, 꿀을 활용한 식음료를 만들어 지역 상생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파리빵과 가래떡 구이, 어머니 미숫가루 등은 애매하우스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인기 메뉴다. 헤테로토피아는 또 남해와 도시를 오가며 무언가를 시작해보려는 국내외 작업자들이 거주하며 프로젝트를 준비할 수 있는 레지던시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지역과 연계한 상생 발전 프로젝트도 눈에 띈다.

헤테로토피아는 애매하우스 내 남해 지역에서 생산된 유자 향수와 비누 등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며 상생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헤테로토피아를 찾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남해 돌창고가 남해를 방문하는 여행객과 지역 주민이 함께 향유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설문조사와 디자인 작업도 진행해 주목된다.

헤테로토피아 관계자는 "돌창고와 같은 지역의 유휴공간을 재생해 문화 인프라를 다양하게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mdilbo.com


[에필로그 ]로컬서 지역 가치 다시 찾자

지금까지 '이젠 로컬 시대, 광주·전남을 크리에이팅하자' 제하의 시리즈를 통해 지역의 각종 자원을 바탕으로 한 로컬 크리에이팅의 가치와 의미를 살피는 기회를 가졌다.

이번 시리즈는 장기화된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골목상권 등 지역 소상공인들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지역의 문화와 관광 및 자원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접목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광주·전남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문화적 자원이 풍부한데도 로컬 크리에이팅에 대한 관심이 저조해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 조성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상태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광주·전남지역 뿐만 아니라 서울, 부산, 전주, 대전, 공주, 정읍, 남해, 제주 등 로컬 크리에이팅 활동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타 선진 지역을 방문해 남다른 기획력과 아이디어 등으로 성과를 드러내고 있는 활동상을 다양하게 다뤘다.

특히 해당 지역이 지닌 고유의 식자재와 문화, 인물 등 로컬 콘텐츠를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며 남다른 수익 등을 창출하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또 장기화된 코로나로 갈수록 침체되고 있는 지역의 구도심과 골목상권, 시장 등을 젊고 활기찬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관광활성화되는 모습을 다뤘다. 이밖에 로컬을 기반으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 창업자를 위해 필요한 정책과 대안도 함께 제시했다.

지역이 지닌 유구하고 다양한 자원을 바탕으로 한 로컬 크리에이팅은 지역에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고 경제적 가치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광주·전남지역내 로컬 크리에이팅 작업이 다양하게 활성화돼 지역 경제 발전을 이끄는 기회와 기틀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김옥경기자 okkim@mdilbo.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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