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로컬시대 광주전남을 크리에이팅하자

아흔살 해녀 할머니 이야기는 맛나고 재미났다

입력 2021.08.12. 19:21 김옥경 기자
[이젠 로컬시대, 광주전남을 크리에이팅하자⑦] 제주 '해녀의 부엌'
해녀·청년예술인들 함께 만든 체험문화관광
연극하면서 식사도···로컬 크리에이터 선정
제주 '해녀의 부엌'은 제주지역 대표 문화자원인 해녀를 주제로 공연과 음식 등을 제공하며 해녀와 뿔소라 등 제주 해산물의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

[이젠 로컬시대, 광주전남을 크리에이팅하자⑦] 제주 '해녀의 부엌'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갯벌부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무등산, 고인돌 유적 등에 이르기까지.

광주·전남지역은 각종 유·무형 문화가 대거 보유산재돼 있는 '문화유산 보고(寶庫)'다.

해당 문화자원이 지닌 가치와 의미는 이미 전세계에서 인정받을 정도로 높다.

지역의 청년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해당 지역의 유구한 문화유산을 영구히 발전·계승하고 대내외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다양하게 확대하기 위한 로컬 크리에이팅 작업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뿔소라를 세계인의 식탁으로'

제주 지역 대표 문화자원인 해녀를 주제로 공연과 음식 등을 제공하며 해녀와 뿔소라 등 제주 해산물의 가치를 전달하고 있는 제주 '해녀의 부엌'(대표 김하원).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 있는 해녀의 부엌은 제주 해녀의 삶을 연극으로 공연하면서 해녀들이 직접 채취하고 기른 뿔소라 등 제주산 해산물로 꾸민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제주 해녀의 부엌 공연 모습.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제주 해녀와 그들이 채취한 뿔소라 등 해산물의 가치와 의미를 '제주 해녀 다이닝'이라는 융복합 콘텐츠로 로컬 크리에이팅 작업을 진행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해녀의 부엌은 제주 해녀와 청년 예술인이 함께 만든 지역 밀착형 체험문화관광 콘텐츠다.

극장 겸 공연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제주 종달리 어촌계 폐창고 공간을 활용한 공연 무대와 다이닝, 해녀의 삶을 다룬 연극, 프로젝션 맵핑 공연 등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배우와 공연의 전문성과 해녀라는 지역성을 합쳐 세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제주 폐어판장.

제주 해녀를 주제로 한 연극과 해산물 이야기에 이어 해녀의 부엌은 90세 해녀 할머니와 대화 행사도 함께 진행해 주목된다. 꾸밈없이 풀어 놓는 해녀들의 삶의 이야기는 공연장을 찾는 관람객들에 눈물과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해녀들의 진솔하고 생동감 넘치는 인생 이야기는 해녀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제주 지역 대표 문화자원인 해녀 등을 활용한 남다른 가치 창업 활동으로 해녀의 부엌은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한 '로컬 크리에이터' 거점 브랜드 분야 대표로 선정됐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진행한 '제11회 관광벤처사업 공모전'에서 혁신 벤처사업 사례로 선정돼 남다른 이목을 집중시켰다.

해녀의 부엌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음에도 시대변화에 따라 갈수록 사라져 가고 있는 해녀와 일본 수출 의존도가 높아 갈수록 그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뿔소라 등 제주 해산물 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뿔소라 등 제주 해산물을 이용한 음식.

뿔소라는 해녀 수입의 6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제주 대표 해산물이다. 1년에 2천톤 가량 생산된 뿔소라는 80%가 일본에 수출되고 있다.

특히 해녀들이 어렵게 채취한 해산물을 판매할 지속적인 모델을 구축하자는 생각이 발단이 됐다.

지역의 남다른 문화자원을 아끼고 발전계승해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기 위한 청년들의 신선한 아이디어가 결합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해녀의 부엌은 현재까지 4만명의 관객이 찾는 등 남다른 수익창출 성과를 올리고 있다.

해녀의 부엌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해녀의 부엌은 오는 10월께 제주 종달리에 이어 조천읍에 2호관을 개관, 관객 10만명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또 제주 뿔소라의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뿔소라로 만든 가공식품을 제조유통하는 사업 등을 다양하게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해녀의 부엌 관계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해녀와 제주 해산물의 가치와 의미를 전국을 넘어 전세계에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뿔소라를 세계인의 식탁으로'라는 캐츠 프레이즈처럼 해녀의 부엌이 전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mdilbo.com


"지역민과 신뢰 중요···상생 모델 찾아야"

[인터뷰] 김하원 '해녀의 부엌' 대표

김하원 '해녀의 부엌' 대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인 제주 해녀와 뿔소라 등 해산물의 가치와 의미를 전국을 넘어 전세계에 알려 나가겠습니다."

제주에서 '제주 해녀 다이닝'이라는 융복합 콘텐츠로 남다른 활동을 벌이고 있는 김하원(30) '해녀의 부엌' 대표.

서울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인 김 대표는 미국 유학을 준비하던 중 고향인 제주에 내려와 해산물 가격이 급락해 삶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해녀들의 이야기를 듣고 고민하다 '해녀의 부엌'을 창업했다.

해녀의 집안에서 태어나 해녀 이모들과 함께 자란 김 대표는 당시 해녀들과 제주 해산물 시장에 닥친 어려움을 그냥 넘길 수 없었다.

모태는 미국 뉴욕의 한 뮤직 레스토랑이었다. 공연도 하고 음식을 맛보고 즐기는 열린 무대에서 제주 해녀의 진솔한 이야기와 해녀가 직접 잡은 해산물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보고자 했다.

처음에는 주위의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한 번 최선을 다해 도전해 보고 싶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김 대표는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제주 해녀와 해산물이 제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도전은 더더욱 어려웠다. 하지만 첫 공연이 예매시작 6시간만에 매진되는 등 좋은 성과를 보였다.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크다. 제주지역 대표 문화자원인 해녀와 제주 해산물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알리는 작업을 다양하게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젊은 청년 창업가들이 제주지역 등 로컬을 많이 찾는다. 하지만 로컬에서 사업을 하려면 최소 5년은 해당 마을과 지역에서 살 각오를 해야 한다"며 "지역민들과 신뢰를 쌓고 지역과 연계된 상생 모델을 찾는게 중요하다. 로컬의 진정한 의미를 창출하는 가치창업가로 '해녀의 부엌'이 제주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옥경기자 okkim@mdilbo.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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