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로컬시대 광주전남을 크리에이팅하자

"골목길에서 널 기다릴게" 여행자 머무는 라운지

입력 2021.06.03. 18:00 김옥경 기자
[이젠 로컬시대, 광주전남을 크리에이팅하자②] 양림동 '10년후 그라운드'
골목비엔날레도 열렸던 그 곳엔
근대교육 원조 은성유치원 개조
추억과 감성 담은 복합문화공간
시민축제 기획하고 공간 제공도
10년후 그라운드는 '근대문화 유산의 보고'인 양림동에서 지역의 역사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되살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광주 양림동은 근대 100년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

양림동은 100여년 전 외국인 선교사들이 병원과 학교, 미술 등 최초의 근대 문화를 전파한 '광주지역 개화 1번지'였다.

최근에는 펭귄마을 등을 중심으로 호젓한 골목길을 걸으며 예술가들의 작업실과 카페를 구경할 수 있는 장소로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며 광주·전남지역을 대표하는 '핫플(핫플레이스)'로 자리잡고 있다. 또 양림동 골목길을 특화한 '양림 골목 비엔날레'가 진행돼 높은 관심을 끌었다.

10년후 그라운드에서 열린 공개특강의 모습.

근대의 전통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광주 양림동의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지역의 가치를 알리고 새로운 문화기반을 조성하는 로컬 크리에이팅 활동에 앞장서는 곳이 있다. 광주 양림동에 자리잡은 '10년후 그라운드'가 바로 그곳이다.

'10년후 그라운드'는 지난 1975년 개원한 은성유치원을 새롭게 꾸민 복합문화공간이다.

'10년후 그라운드'는 교육과 커뮤니티, 출판 등 다양한 지식 서비스부터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는 식음 서비스, 삶의 경험을 확대하는 폭넓은 문화예술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10년후 그라운드 여행자 라운지.

'10년후 그라운드'는 5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옛 은성유치원의 모습과 지역 주민들의 삶 등 수많은 세대의 추억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옛 은성유치원은 지난 1975년 개원했다 지난 2018년 폐원하기까지 50여년간 광주·전남지역 유아 교육을 이끌고 수많은 꿈나무들을 길러낸 배움터였다. 광주에서 맨 처음으로 몬테소리 교육을 도입하는 등 신식 교구와 선진 교육 방식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10년후 그라운드'는 옛 은성유치원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있는그대로 살리고 최근 젊은층의 트렌드를 반영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제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양림동이라는 지역의 숨은 역사와 공간 등 가치를 문화와 관광, 자원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콘텐츠로 탈바꿈시켜 지역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0년후 그라운드 외관.

여기에 지역 화가 등 예술가와 주민, 상인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양림 골목 비엔날레 등 시민문화예술 축제를 함께 기획하고 이끌며 새로운 문화기반을 창출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년후 그라운드'는 그라운드 홀과 카페 1890, 광주 여행의 기념품들을 함께 구매할 수 있는 로컬 가게인 여행자 라운지 등을 함께 운영하며 로컬의 가치를 상품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라운드 홀은 전시와 공연, 회의, 세미나 등 각종 대관행사가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 '10년후 그라운드' 그라운드 홀에서는 최근 김노암 예술기획자 등이 참여해 '현대미술:내일의 키워드'를 주제로 공개특강이 진행되기도 했다.

옛 은성유치원의 모습.

여행자 라운지에서는 장성 편백 등 광주·전남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이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특히 '근대문화유산의 보고'인 양림동에 걸맞게 근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문구류 등이 함께 진열·판매돼 양림동을 찾는 관광객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10년후 그라운드'는 또 지역 로컬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지역의 상품을 발굴하고 판매하는 '마을로 내려온 숲' 프로젝트를 별도로 운영해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장성 축령산의 편백숲을 시작으로 광양과 보성 등 다양한 지역의 숲으로 확장해 숲이 지닌 긍정적인 가치를 알리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초 마무리된 양림 골목 비엔날레를 주도적으로 기획·참여하며 양림동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고 문화와 예술 지역으로 재인식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양림 골목 비엔날레는 한희원 작가를 비롯해 이이남·정운학 등 작가와 기획자가 함께 참여했다. 특히 양림 골목 비엔날레는 이들 작가와 함께 양림동 마을 주민과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장기화된 코로나를 극복하고 지역 상권 활성화를 모색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10년후 그라운드' 한 관계자는 "10년후 그라운드는 양림동을 방문하는 여행자들이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며 "양림동이라는 지역의 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알리고 지역민과 상인들이 함께 공존하며 지역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기틀을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로컬 가치와 의미 키워야"

'문화 기획자' 이한호 대표

이한호 대표

"'근대문화의 보고'인 양림동은 지역 자체가 지닌 근대 역사 뿐만 아니라 전통·문화적 가치와 의미가 남다른 곳입니다. 해당 지역이 보유하고 있는 로컬의 정체성을 제대로 찾아 알리는 로컬 크리에이팅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입니다."

양림동 대표 복합문화공간인 '10년후 그라운드'를 운영하고 있는 '문화 기획자' 이한호 대표.

부산이 고향인 이 대표는 9년 전부터 광주 양림동에 거주하며 다양한 문화기획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광주는 '로컬'이 지닌 지역성과 정체성을 담은 곳이 많다. 특히 양림동은 근대문화가 대거 산재돼 있는 지역으로 남다른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지역성을 기반으로 한 문화창작 기획 활동은 두드러지지 못했다"며 "지역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로컬 크리에이팅 등 작업이 다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로컬 크리에이팅은 단순한 골목 상권 등의 창업 활동에 그쳐선 안된다. 지역이 지닌 가치와 의미를 현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지역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문화기획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며 "로컬 크리에이팅은 지역이라는 작은 곳에서 출발하지만 전국·세계화를 이룰 수 있는 매우 중요하고 광범위한 문화활동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0년후 그라운드'가 양림동에 거주하는 지역민들의 삶 등 수많은 세대의 추억과 역사가 아로새겨진 옛 은성유치원에 자리를 잡은 것도 양림동과 옛 은성유치원이 지닌 역사문화와 지역성이 바탕이 됐다"며 "지역을 대표하는 공공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10년후 그라운드'는 지역민과 골목 상인 등이 함께 모여 10년후의 삶과 공공의 가치, 의미를 공감하고 고민하는 문화공간이다"며 "공개특강과 양림 골목 비엔날레 등 지역을 기반으로 한 활동을 다각화해 지역발전을 선도하고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다양성을 찾는 기회를 다져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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