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의한 해수면상승·팬데믹
인간-공간 관계 급격한 변화 초래
지리적·지정학적 담론 나누는 장
"모험적 시도 있을 것…기대 부탁"

내년 9월 열리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주제와 방향성이 공개됐다. 인간 모두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공간'이라는 조건을 중심으로 인류세 현상을 반영한다. 특히 전시는 판소리 형식을 차용해 구성될 예정으로 눈길을 모은다.
니콜라 부리오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지난 25일 저녁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9월 열리는 광주비엔날레 주제를 '판소리-21세기 사운드스케이프'(PANSORI-a soundscape of the 21st century)라고 밝혔다.
제15회 광주비엔날레에서 판소리는 전시 방향성이자 전시를 구성하는 형식으로 차용된다.
니콜라 부리오는 "판소리는 민중들의 음악으로 하층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음악이었으며 각각의 지역, 지리, 땅마다 다른 목소리를 갖고 있기도 하다"며 "다음 비엔날레의 형식으로 판소리 형식을 차용함과 동시에 미술에 대해 접근성이 부족한 일반 대중도 참여해 첨단을 걷고 있는 작가와 대중이 모두 어우러지는 비엔날레를 만드는 주제와도 크게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역적 개념 사용은 상당히 중요하다. 비엔날레라는 교환의 장으로서 중요한 의미 가진다고 보는데 그런 의미에서 비엔날레는 지역적인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이번 주제인 판소리는 지역적 개념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갖는다"고 전했다.
여러 사람이 모인 판에서 소리를 하는 판소리의 형식을 빌려 제15회 광주비엔날레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는 공간이다. 공간이라는 개념을 물리적, 사회적, 과학적으로 접근해 인류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니콜라 부리오는 공간이란 개념이 모든 인간이 갖고 있는 공통의 개념이면서 서로 다른 개념임을 주지하며 중요한 주제임에도 현대미술전시에서 진지하게 제기된 적이 드물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간적, 지정학적 문제는 우리 인간 모두에게 당면한 문제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은 인간과 공간과의 관계를 급격하고 확연하게 변화시켰다"며 "또 다른 동식물 종과 함께 공간을 나눠쓰는 문제, 약자와 탈식민과 관련해 안전한 공간의 필요성부터 원주민 보호구역 할당문제 등 공간에 대한 다양한 담론 나누려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세 개 섹션으로 구성, 공간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하나에 대한 질문의 답이 된다.
첫 번째 테마는 '라르센 효과'. 다른 종과 지구라는 공간을 나눠써야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깊은 바다 속에도, 심지어는 히말라야 꼭대기에서도 가득한 인간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인간의 수많은 활동과 행위로 인해 포화된 지구라는 공간을 들여다보는 섹션. 두 번째 테마는 '폴리포니'다. 다성음악을 뜻하는 폴리포니처럼 다양한 사람, 다양한 종과 함께 어울려 사는 이 세계를 다양성의 관점으로 이해한다. 세 번째 테마는 '태초의 소리'다. 분자 단위의 아주 작은 세계부터 우주와 같은 광대한 세계까지 무한 공간에 대한 탐구가 이뤄지는 섹션이다.
니콜라 부리오는 "다음 광주비엔날레 형식 자체에 대한 우리 만의 중요한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단순히 작품을 걸어놓는 것만으로는 만족하고 싶지 않아 동선과 전시실마다 이어지는 테마 등을 통해 일종의 영화처럼 쭉 이어지는 전시를 구현할 것"이라며 "또 광주만의 역사성과 서사에 대한 지점과 지역과 예술이 만나는 부분은 현재 구상 중으로 이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내년은 광주비엔날레 창설 30주년을 맞이하는 해인만큼 과거 비엔날레보다도 야심차게 모험가적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으니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은 지난 20일 5월 선임 이후 첫 방한해 7박 8일의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니콜라 부리오는 지역 국공립 문화공간은 물론 양림동 일대, 대안 공간 등 다양한 문화예술 공간을 살펴보고 전일빌딩245, 옛 전남도청 일대 등을 탐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방한은 오는 9월께 작가와 공간 매칭 등을 위해 이뤄질 예정이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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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보편 가치···사회적 책임 전시에 녹여낸다 친환경 소재인 허니콤보드를 이용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작품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 기업 등에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ESG경영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도 사회적 책임을 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 나서 눈길을 모은다.광주디자인진흥원은 9월7일 개막하는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ESG 개념을 강화했다고 20일 밝혔다.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적 가치(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을 뜻하는 말로 친환경, 사회적 가치 제고 등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노력을 담고 있다.이에 따라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전시 공사를 친환경, 폐기물 최소화를 키워드로 전개하고 있다. 플라스틱 소재 등의 사용을 대폭 줄이고 폐기자재를 재사용하는 방식이다. 전시관 가벽은 목재나 석고보드 사용을 절반 가량 줄이고 친환경 허니콤보드, 나무팔레트, 목재 하우스 모듈 등으로 대체해 폐기물을 최소화했다.허니콤보드는 종이 소재의 벌집 모양으로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소재다. 전시장 가벽과 전시대, 조형물로 활용된다. 전시 연출에 사용되는 목재 하우스 모듈은 분해와 조립이 용이해 전시 폐막 후에도 다른 전시 등에서 재사용이 가능하다.또 광주비엔날레에서 사용한 목재의자 등 폐기자재 30여개를 재사용했으며 나무팔레트를 전시 연출에 활용하며 폐기물을 줄이고 예산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사회적 가치에 중점을 둔 전시 콘텐츠도 선보일 계회기다.비엔날레전시 4관에서 선보이는 비즈니스관에는 세계3대 디자인 어워드인 독일 IF 디자인어워드와 함께 사회, 인류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디자인 솔루션을 제안한다.IF 디자인어워드 소셜 임팩트 분야 수상작 가운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오프-그리드 솔루션'.IF의 소셜 임팩트 프라이즈 분야(사회공헌과 지속가능성 주제) 공모전 수상작 가운데 씻기 등 위생·건강 관리를 습관화하기 위한 적응형 게임 '축구를 통한 보건교육'(우간다의 와토토 와소카), 세상의 평화와 청년들의 참여를 위한 미디어 'Peace Pekee'(케냐의 슈자츠 잉크), 굶주림 극복 식사 제공 프로그램 등이 그것.뿐만 아니라 도시의 쓰레기 분리수거·분류 프로그램(아르헨티나), 지속가능한 물 이용 프로젝트(미국), 소외지역의 에너지 공급 프로젝트(독일), 인공 손가락 'Lunet'(미국 휴스턴대), 지진 대비 사람카운팅 시스템(튀르키예) 등 12개국 디자이너와 기업들이 인류의 난제를 고민한 20여 점의 디자인 솔루션을 들여다 볼 수 있다.비엔날레전시 2관의 라이프스타일관에서는 '나의 친환경'존을 통해 디자이너 필립스탁, 에메코, 쿠이지와 스튜디오5.5 협업으로 PET 등 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를 적용한 세컨드라이프 의자를 저닛한다.이밖에도 머티어리얼 앤 디자인·스튜디오 얼라이브·허동규 디자이너가 협업해 나무 소재의 버진펄프를 활용한 디자인,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만든 패키지 등 지속가능한 제품디자인들을 선보인다. 나타샤(Natacha)의 나무밥솥, 디자인 뮤의 미생물 음식처리기 '파이널키친', 재고 방호복을 재활용한 조명 등 제품디자인도 사고의 전환을 선사한다.광주디자인진흥원은 사회적 가치 실천을 위해 광주·전남지역 백혈병소아암 어린이 환자들이 건강하게 성장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디자인비엔날레 관람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취약계층, 중증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해 무료 관람도 계획 중이다. 중증장애인은 물론 보호자(1명)도 무료 입장할 수 있다.송진희 광주디자인진흥원 원장은 "이번 전시는 시대의 화두이자 이슈인 ESG,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며 "멋지고 의미 있는 디자인이 우리 삶과 사회, 미래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Meet Design(디자인을 만나다)'를 주제로 9월 7일부터 11월7일까지 62일간 비엔날레전시관을 비롯해 광주 일원에서 열린다. 본 전시 뿐만 아니라 특별전, 연계·기념전, 국제학술행사, 디자인 체험·교육·시민참여 프로그램,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 상담회, 디자인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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