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색채작품부터 목판화까지
회화·설치·영상 등 장르도 다양
작품 해설과 함께 하면 '의미 UP'

제14회 광주비엔날레가 개막 두 달여가 지났다. 그동안 관람객들에게 반응이 좋았던 작품은 무엇일까. 관람객과 함께 호흡하며 전시 해설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도슨트 20여명이 현장에서 직접 반응을 듣고 느낀 후 추천하는 작품 10선을 소개한다.
◆불레베즈웨 시와니 '바침' '영혼 강림'
제1전시실에 설치된 이 작품들은 이번 광주비엔날레의 정의를 함축한다. 이 작품은 1전시실 전체를 활용한다. 전시 공간은 하나의 거대한 자연과 생태 현장이 돼 작품들의 의미를 증폭시킨다. 불레베즈웨 시와니는 조상들의 의례, 기독교와 아프리카 정신성의 관계를 주제로 작업해 온 작가로 이 작업들 또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하고('바침') 물, 동굴, 평야, 산, 숲에 깃든 영들을 상상('영혼 강림')한다.

◆팡록 술랍 '광주 꽃 피우다'
5·18과 연관된 집단적 저항과 연대, 애도의 순간들을 목판화에서 포착하며 80년 5월 당시 목판화를 매체로 한 예술적 실천이 오늘날에도 유의미한지 살펴본다. 이를 통해 팡록 술랍은 집단 목판 작업은 우리가 어떻게 과거의 투쟁을 현재의 투쟁과 연결할 수 있을지 질문한다.

◆엄정순 '코 없는 코끼리' 등
이번 전시에서 관객들이 가장 쉽게 다가가는 작품 중 하나다. 관객들이 조형물을 만져보고 경험해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시각장애 학생들이 청각과 촉각, 후각으로 코끼리를 느껴보고 직접 표현한 조형물을 재해석, 대형화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세상을 인지하는 다양한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압둘라예 코나테 '붉은 물방울' 등
벽걸이 직물 작품으로 직물 속 이미지는 추상적이기도 하고 구체적이기도 하다. 작품은 전쟁, 권력 투쟁, 종교, 세계화, 환경 변화, 보건 위기 등이 사회와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기에 사용된 색채는 상징적이다. 생명과 피의 색인 빨강은 권력과 부족의 희생, 예언력을 나타내고 검정은 비옥함과 새로운 가능성을 상징한다. '붉은 물방울'은 서아프리카 망데 민족의 고대 수렵복을 참조한 작품으로 사헬 일대에서 벌어진 테러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전한다.

◆베티 머플러 '나라를 치유하다' 등
베티 머플러는 호주 피찬차차라 지역의 선주민으로 존경 받는 원로 여성이자 작가, 치유사다. 이 작품들 또한 치유를 목적으로 제작됐다. 여기에는 1950년대 호주 남부 지역서 빈번히 일어난 영국 핵실험으로 인한 선주민과 그들의 영토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장지아 '아름다운 도구들 3' 등
이 작품은 제4전시실을 들어서자마자 바로 보인다. 아름다워보이는 이 작품은 노동 기구이자 고문 도구로 만들어졌다. 1950년대 사용된 마차, 전차 바퀴들은 새의 깃털과 꽃으로 화려하게 장식해 그 잔혹성을 대비시킨다. 이 바퀴들은 인간의 노동을 보조했던 것으로 중세시대에는 '브레이킹 휠'이라는 고문에 사용된 바 있다.

◆과달루페 마라비야 '질병 투척기'
중앙아메리카 곳곳에서 수집한 해부학 모형과 소라껍질, 징과 비슷한 악기들로 제작한 설치 작품. 이 조각들은 머리쓰개나 악기, 신단으로 기능하는데 치료 효과가 있는 진동음을 생성하며 궁극적으로 회복의 상징임을 주지시킨다. 이 작품은 식민지 이전 중앙아메리카의 역사 속 작가 자신을 포함한 많은 이주민들에 자행된 박해와 정치적 차별을 이야기한다.

◆압바스 아크하반 '루프'
특수효과를 위해 사용되는 그린 스크린을 배경으로 광주의 자갈과 돌을 사용해 인공폭포를 조성한 작품이다. '재현'이라는 개념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을 함께 설치해 상반된 개념을 부각시키고 실재와 가상 사이 모호한 경계를 보여준다.

◆로버트 자오 런휘 '강을 기억하고자 함'
20세기 초 콘크리트 배수관으로 바뀐 고대 싱가포르의 이름 없는 강의 지류가 품은 삶과 역사를 담아냈다. 30년 동안 배수관을 사용하지 않자 강 주변에 나타나기 시작한 야생동물들을 촬영한 영상과 강 근처에서 수집한 다양한 오브제들을 선보인다.

◆에밀리아 스카눌리터 '아이쿠알리아'
수년 동안 수집한 아마존 우림을 둘러싼 다양한 형태의 물을 수년 동안 수집, 이에 대한 영상을 결합한 설치물이다. 이 작품이 설치된 공간은 작가가 촬영한 아마존의 환상적 이미지들이 투영돼 초현실적인 곳으로 탈바꿈, 관객들이 작품에 완전히 몰입하도록 한다.
한편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전시 해설사 서비스는 20명 이내 현장 접수가 가능하다. 전시는 오는 7월9일까지.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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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보편 가치···사회적 책임 전시에 녹여낸다 친환경 소재인 허니콤보드를 이용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작품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 기업 등에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ESG경영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도 사회적 책임을 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 나서 눈길을 모은다.광주디자인진흥원은 9월7일 개막하는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ESG 개념을 강화했다고 20일 밝혔다.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적 가치(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을 뜻하는 말로 친환경, 사회적 가치 제고 등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노력을 담고 있다.이에 따라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전시 공사를 친환경, 폐기물 최소화를 키워드로 전개하고 있다. 플라스틱 소재 등의 사용을 대폭 줄이고 폐기자재를 재사용하는 방식이다. 전시관 가벽은 목재나 석고보드 사용을 절반 가량 줄이고 친환경 허니콤보드, 나무팔레트, 목재 하우스 모듈 등으로 대체해 폐기물을 최소화했다.허니콤보드는 종이 소재의 벌집 모양으로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소재다. 전시장 가벽과 전시대, 조형물로 활용된다. 전시 연출에 사용되는 목재 하우스 모듈은 분해와 조립이 용이해 전시 폐막 후에도 다른 전시 등에서 재사용이 가능하다.또 광주비엔날레에서 사용한 목재의자 등 폐기자재 30여개를 재사용했으며 나무팔레트를 전시 연출에 활용하며 폐기물을 줄이고 예산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사회적 가치에 중점을 둔 전시 콘텐츠도 선보일 계회기다.비엔날레전시 4관에서 선보이는 비즈니스관에는 세계3대 디자인 어워드인 독일 IF 디자인어워드와 함께 사회, 인류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디자인 솔루션을 제안한다.IF 디자인어워드 소셜 임팩트 분야 수상작 가운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오프-그리드 솔루션'.IF의 소셜 임팩트 프라이즈 분야(사회공헌과 지속가능성 주제) 공모전 수상작 가운데 씻기 등 위생·건강 관리를 습관화하기 위한 적응형 게임 '축구를 통한 보건교육'(우간다의 와토토 와소카), 세상의 평화와 청년들의 참여를 위한 미디어 'Peace Pekee'(케냐의 슈자츠 잉크), 굶주림 극복 식사 제공 프로그램 등이 그것.뿐만 아니라 도시의 쓰레기 분리수거·분류 프로그램(아르헨티나), 지속가능한 물 이용 프로젝트(미국), 소외지역의 에너지 공급 프로젝트(독일), 인공 손가락 'Lunet'(미국 휴스턴대), 지진 대비 사람카운팅 시스템(튀르키예) 등 12개국 디자이너와 기업들이 인류의 난제를 고민한 20여 점의 디자인 솔루션을 들여다 볼 수 있다.비엔날레전시 2관의 라이프스타일관에서는 '나의 친환경'존을 통해 디자이너 필립스탁, 에메코, 쿠이지와 스튜디오5.5 협업으로 PET 등 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를 적용한 세컨드라이프 의자를 저닛한다.이밖에도 머티어리얼 앤 디자인·스튜디오 얼라이브·허동규 디자이너가 협업해 나무 소재의 버진펄프를 활용한 디자인,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만든 패키지 등 지속가능한 제품디자인들을 선보인다. 나타샤(Natacha)의 나무밥솥, 디자인 뮤의 미생물 음식처리기 '파이널키친', 재고 방호복을 재활용한 조명 등 제품디자인도 사고의 전환을 선사한다.광주디자인진흥원은 사회적 가치 실천을 위해 광주·전남지역 백혈병소아암 어린이 환자들이 건강하게 성장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디자인비엔날레 관람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취약계층, 중증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해 무료 관람도 계획 중이다. 중증장애인은 물론 보호자(1명)도 무료 입장할 수 있다.송진희 광주디자인진흥원 원장은 "이번 전시는 시대의 화두이자 이슈인 ESG,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며 "멋지고 의미 있는 디자인이 우리 삶과 사회, 미래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Meet Design(디자인을 만나다)'를 주제로 9월 7일부터 11월7일까지 62일간 비엔날레전시관을 비롯해 광주 일원에서 열린다. 본 전시 뿐만 아니라 특별전, 연계·기념전, 국제학술행사, 디자인 체험·교육·시민참여 프로그램,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 상담회, 디자인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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