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입장객 수·시간 제한해
관람 환경 차분해지는 등 반응 좋아
문화소외계층 투어프로그램도 ‘호응’
제13회 광주비엔날레가 개막한 지 열흘여가 지났다. 지난해 예정됐던 일정을 코로나19로 두 차례 연기하며 우려도 컸던 상황이다. 걱정과는 달리 광주비엔날레는 현재 국제적으로 호평을 얻으며 순항 중이다. 특히 코로나19에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 운영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방역에 온 신경을 집중한 만큼 관람객들 사이서 관람 환경에 대한 호응도 이어지고 있다.
◆외신도 주목
뉴욕타임즈는 지난달 26일자에 제13회 광주비엔날레의 위상과 영향력 등을 소개했다.
앤드류 러세스 뉴욕타임즈 기자는 "광주비엔날레는 미술을 통해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정설로 여겨지는 역사 이야기를 다시 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며 "세계 각지에 흩어져있는 참여작가는 서로 직접 만날 기회는 없었을지 몰라도 저마다의 작품을 통해 다층적인 상호작용이 풍성하게 일어나는 비엔날레를 탄생시켰다"는 내용의 기사를 통해 이번 광주비엔날레를 평했다.
또 1995년 창설돼 그동안 축적된 광주비엔날레의 국제적 위상과 네트워크, 성과 등을 대대적으로 조명하기도 했다.
앤드류와의 인터뷰에서 조안 키 미시건 대학 교수는 "광주는 비엔날레계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지역 중 하나로 성장했다"고 평가했으며 패트릭 리 갤러리 현대 디렉터는 인터뷰에서 "광주비엔날레는 한국 내 작가, 갤러리, 비영리 활동, 각종기관 등에 대한 인상을 국제 미술계에 남기는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다.
마시밀리아노 지오니 뉴 뮤지엄 예술감독은 지난 2019년 세상을 떠난 오쿠이 엔위저 등 세계 정상급 예술감독을 기용한 사례를 통해 광주비엔날레의 네트워크와 영향력을 설명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즈 외에도 아트 인 아메리카, 아트 아시아 퍼시픽 등이 제13회 광주비엔날레 개최 소식을 싣는 등 광주비엔날레의 국제적 위상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달라진 관람 환경에 호평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일일 관람객 수를 제한하고 시간별 회차 관람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관람객 수가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오히려 관람 환경이 더욱 차분해졌다는 평이다.
또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중요해진 만큼 오디오 가이드 어플을 도입, 관람객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대로 작품에 대한 해설을 들을 수 있어 전시 이해에 더욱 도움이 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특히 3전시실은 이번 비엔날레부터 전시실을 개편, 한쪽 벽면을 통유리창으로 변화해 관람객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핫 스팟'으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전시실 인근 산책로와 연결된 이 통창 근처에는 아나 마리아 밀란의 '행복한 사람들'이 빈백 소파와 함께 설치돼, 관람과 함께 휴식을 취하는 관람객들의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1전시실의 존 제라드 영상 설치 작업 '옥수수 작업'과 아나 마리아 밀란 '승격'은 어린이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으며 에모 데 메데이로스의 '부두노', 티모테우스 앙가완 쿠스노의 '보이지 않는 것의 그림자' 등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고 잡고 있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 광주비엔날레 '판소리', 온누리에 울리다 기정 광주시장이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베니스비엔날레 국가관' 앞에 마련된 '광주비엔날레 30주년 아카이브 전시-마당' 전시관에서 전시작품을 설명하고 있다.광주시 제공광주시는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광주비엔날레 창설 30주년 기념 아카이브 전시를 개막했다. 광주시는 광주비엔날레 30년 역사를 돌아보고 광주정신을 조망하며 광주비엔날레의 동시대적 가치를 새로이 정립하기 위해 30주년 아카이브 전시 '마당-우리가 되는 곳(Madang-Where We Become Us)'을 기획했다. 전시는 4월18일부터 11월24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 '일 자르디노 비안코 아트 스페이스(Il Giardino Bianco Art Space)'에서 열린다.이날 개막식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를 비롯해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진흥회 위원장, 이성호 주이탈리아 대사, 강현식 주밀라노 총영사, 김병내 남구청장, 광주시의회 신수정·이귀순·서임석 의원, 국내외 미술계 인사와 언론인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이번 전시는 3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섹션은 역대 광주비엔날레 전시 포스터를 비롯해 예술감독 및 큐레토리얼 팀, 전시주제, 참여작가 목록, 전시 장소를 표기한 광주시 지도 등을 통해 광주비엔날레가 구현한 14번의 마당을 소개하고 있다.두 번째 섹션은 광주비엔날레 소장품과 그 의미를 확장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제1회 광주비엔날레 출품작 백남준의 '고인돌'(1995)과 크초(Kcho)의 '잊어버리기 위하여'(1995) 두 작품을 비롯해 광주비엔날레가 지향하는 가치를 작품으로 만날 수 있다.강 시장은 5·18민주화운동의 공동체정신을 상징하는 '주먹밥'과 광주 어머니들이 시민군에게 나눠주기 위해 만든 주먹밥을 담았던 '양은 함지박', 백남준의 '고인돌' 등 전시작품을 소개했다.세 번째 섹션은 아카이브로 광주비엔날레 역사를 알 수 있는 소장 자료들을 전시했다. 티켓, 홍보물, VHS, CD, 전시도면 등 역사적 실물 자료를 비롯해 디지털화된 소장 자료 등을 살펴볼 수 있다.특히 이번 전시는 베니스비엔날레 '병행전시'(Collateral Event) 30개 중 하나로 선정돼 광주비엔날레의 창설 정신인 '민주·인권·평화'라는 화두를 인류공동체와 깊게 나누고 함께 공감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또 전시장에서 유아브(Iuav) 대학 시각예술학부 학생들의 학과 수업이 진행되고, 카 포스카리 대학 한국학과 학생들이 전시장에서 직접 도슨트로 활동하는 등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아카이브 전시 개막식에 이어 이날 오후에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해외홍보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고편 격인 '비디오 에세이 영상'이 최초로 공개돼 기대감을 높였다.'비디오 에세이'는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을 맡아 제작됐고,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들의 다채롭고 폭 넓은 작품 이미지와 비디오클립, 판소리 공연 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예술 작품과 예술가들의 모습 등을 담아 전시의 시대적 의의를 강조하는 등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강기정 시장 등 광주시 대표단이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광주비엔날레 거리홍보를 하고 있다.광주시 제공강 시장은 "광주비엔날레는 5·18을 계기로 폭발한 민주화 열망이 민중미술의 에너지로 이어지면서 시작된 행사"라며 "광주비엔날레 30년을 알리는 것은 5·18과 광주정신, 광주의 맛·멋·의를 알리는 것이다"고 강조했다.강 시장은 이어 "베니스비엔날레가 열리는 베니스에서 광주비엔날레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광주를 키우는 일이다"며 "아카이브 전시와 함께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성공 개최를 통해 광주가 국제 시각미술 도시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한편 오는 9월 7일 개막하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세계적 명성의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이 선임, 판소리를 매개로 소리와 공간이 함께하는 오페라적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비엔날레전시관과 함께 광주의 예술명소로 손꼽히는 양림동 일대까지 외부 전시장으로 연결, 주제전시를 통해 관객과 작가, 기획자가 함께 접촉하고 교감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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