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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운동이 곧 예술, 이상 추구하는 같은 길"

입력 2020.04.23. 14:43 수정 2020.05.06. 15:31
소장품전 갖는 김상윤 윤상원기념사업회 고문
5·18 40주년 ‘민중畵, 민주花’전
은암미술관 5월18일까지, 유튜브도
손장섭·신경호·송필용·한희원 등
80년대∼2000년 시대상 살필 무대

하성읍 작 '호미질 하는 어머니 '


이상이나 지향에서 뿐아니라

예술과의 직접적 인연도

광주민중항쟁에 닿아있다

한국전쟁 때 가족 8명이 참화를 당한

김 고문의 아버지 고 김향수 옹은

고통을 감내하기위해

수묵을 사사했다

감옥에서 풀려나온 후

일상이 자리를 잡 자 아버지에게

스승의 그림 선물을 시작했다

지역의 대표적 민주 인사 중 한명인 김상윤 윤상원기념사업회 고문이 민주화 운동이 아닌 컬렉터로 시민을 만난다.

박철우작 '하교하는 아이들'

은암미술관(관장 채종기)이 5·18 40주년을 맞아 그의 소장품으로 특별전을 마련했다. '민중畵, 민주花'전. 1980년 광주민중항쟁의 한복판에 서 있던 그의 컬렉터로서의 얼굴은 대중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민주인사, 사회운동가의 예술 이야기를 담양 수북 그의 자택에서 만나 들어봤다.

"사회변혁운동, 민주화운동이 곧 예술입니다. 세상을 인정하는 것은 사회운동이 아닙니다. 모든 예술은 이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같은 길에 서 있는 것입니다."


한희원 작 '꽃잎처럼'


민주인사와 예술의 만남, 대중의 궁금증에 대한 김상윤 윤상원기념사업회 고문의 명쾌한 설명이다.

헌데 이상이나 지향의 시선에서 뿐아니라 그의 예술과의 인연은 1980년 광주민중항쟁에 닿아있다. 광주민중항쟁이 그를 컬렉터의 길로 이끌었다. 운명적인, 동반자적인 만남은 그가 채 살필 겨를 없이 불현듯 침입하듯 다가왔다.

1980년 5월, 민중항쟁 발발 직전인 17일 밤 11시30분경, 윤상원 열사와 녹두서점을 이끌던 전남대 정문 녹두서점 사장 김상윤은 계엄사령부 합동사단에 붙잡혀 505 보안대로 연행됐다. 그를 비롯한 광주지역 민주인사들의 예비검속 후 그의 부인 정현애 전 오월어머니집 이사장, 동생 김상집 전 광주시의원, 여동생 김현주씨까지 다섯 명이 줄줄이 잡혀 들어갔다. 그의 가족은 한국전쟁 때 8명이 화를 당한 참혹한 과거를 안고 있다. 또 다시 5명이 군사정권에 잡혀들어가는 걸 목도해야했던 김 고문의 아버지 고 김향수 옹. 김 옹은 목까지 치밀어 오르는 고통을 감내하는 방편으로 현당 김한영 선생에게 수묵을 사사한다.


송필용 작 '운주사에서'


감옥에서 풀려나온 김 고문은 당시 광주사회를 짓누른 좌절과 패배감에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든 운동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자 다짐했다. 그렇게 시작한 사업이 자리를 잡아가자 죄송한 아버지에게 스승의 그림을 선물하기 시작했다. 이후 전남대 이태호 교수의 한국미술사 강의며 문화유산 답사에 그의 전설적인 독서력이 더해지며 그는 본격적인 미학의 세계로 접어든다. 지난 시간 비엔날레 사무처장을 맡았던데는 저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는 본격적인 컬렉션 1호로 한희원의 '정미소'를 꼽는다. 1993년 한희원의 첫 개인전에서다. 이후 그가 애정하는 신경호 전 전남대교수를 비롯해 송필용·박철수·하성흡 등 지역의 내로라하는 작가들 작품을 컬렉션하기 시작했다. 아버님을 위한 고서화와 남종화에서 민중미술에 이르기까지 수백점을 사들이며 기업이나 단체가 아닌 개인소장가로는 손에 꼽히기에 이르렀다.

김 고문은 "당시 운영하던 회사가 규모는 작지만 주식회사였기 때문에 사장인 나도 봉급으로 생활해야해서 작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모든 취미생할을 극도로 제한해야 했다"며 "지금까지 골프나 당구는 물론 바둑두는 것조차 그만뒀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 직후 한국 화단에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광주에서 그렇게 참혹한 일이 발생했는데 한국 미술인들은 위로든 고발이든 작품으로 형상화하지 않았다. 당시 전남대 교수 신경호 작가가 오월항쟁이 끝나자마자 '넋이라도 있고 없고-초혼'을 그렸으나, 소위 불온하다는 이유로 중앙정보부에 압수당한 것이 유일했다. 신 교수는 1981년 광주항쟁 1주기 무렵 '또 다시 당신의 창'이라는 작품을 그려 살아남은 자의 아픔을 고통스럽게 드러냈다. 같은 해 손장섭 작가가 '5월의 어머니'라는 작품을 통해 광주의 아픔을 재구성했고 이후 광주 시각매체 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판화와 작품들이 쏟아지며 민중미술이라는 경향을 만들어 냈다.

이번 전시는 5·18 40주년에 걸맞게 1981년부터 2000년에 제작된 작품들이 선보인다.

농민과 서민, 노동자들의 삶, 산업사회의 문명 비판, 현대라는 괴물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담아낸 작품들이다.

김경주 박문종 박석규 박은용 박철우 서미라 손장섭 송필용 신경호 신창운 유영열 이사범 이준석 정희승 주홍 하성흡 한희원 허달용씨 등 18명의 작품 25전시는 지난 17일 시작해 오는 5월18일까지 전개된다. 코로나 19로 문을 열지 못하고 유튜브 은암미술관 채널에서 미리 선을 보이고 있다.

조덕진기자 mdeung@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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