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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자연마을, 주민 손으로 직접 바꾼다

입력 2020.04.29. 18:07 수정 2020.05.13. 17:44
지자체 모든 마을 참여 '전국 최조'
방향·계획 주민이 정하고 실행
꽃·나무 심어 수익까지 가능
올해 15억, 내년에 30억 투입
웅치면 '메밀꽃', 벌교 '의병고장' 등
권역별 특성 살리고 관광객 유치도
자긍심에 공동체 화합·결속 ‘
보성군은 국민들이 스스로 참여해 자신들의 마을을 치우고 가꾸는 '보성600'을 추진하고 있다. 자발적 참여를 통해 마을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보성600' 사업전 보성군 대야3리 뚝방길 모습.

내 집 앞, 우리 동네를 주민들이 스스로 가꾸는 '마을 가꾸기'. 전국 많은 지자체들이 이 '마을가꾸기'를 추진하지만 어느 순간 흐지부지되고 사업 한번 진행한 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곳도 상당하다.

최근 보성군이 대대적인 '마을 가꾸기'를 추진하지만 한편에서는 이런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보성군이 이번에 추진하는 '마을가꾸기'는 기존 문제점을 보완해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보성군은 국민들이 스스로 참여해 자신들의 마을을 치우고 가꾸는 '보성600'을 추진하고 있다. 자발적 참여를 통해 마을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대야3리 뚝방길에 나무를 심는 주민들.

'보성 600'이라는 타이틀로 진행하는 보성군 자연마을의 마을가꾸기 사업은 모든 것을 주민들 취향에 맞춰, 마을별 특색 있는 사업을 발굴했다.


◆ 602개 마을 모두 참여

보성군은 국민들이 스스로 참여해 자신들의 마을을 치우고 가꾸는 '보성600'을 추진하고 있다. 자발적 참여를 통해 마을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대야3리 뚝방길을 정리하고 나무를 심은 후.

보성군의 '보성 600' 사업 명칭은 군의 602개 자연마을에서 착안했다. 보성군 대부분 마을에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마을의 생기가 사라진 것은 물론 어느 새 공터가 쓰레기 적치장으로 변해버렸다.

폐가전까지 쌓이면서 어느 누가 치울 수 없을 정도가 돼버리자 상황은 더 악화됐다.

주민들이 함께 공터의 쓰레기를 치우고, 그 자리에 꽃과 나무를 심어 분위기를 바꿔보기로 했다.

보성군은 국민들이 스스로 참여해 자신들의 마을을 치우고 가꾸는 '보성600'을 추진하고 있다. 자발적 참여를 통해 마을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보성군 문덕면 마을 입구의 '보성 600' 사업 전 모습.

이에 보성군은 마을 공동체에 활력을 넣을 수 있다고 판단해 올해 역점 시책으로 '보성600'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자체 일부 지역에서 마을가꾸기를 추진한 사례는 많지만 주민이 주도해 지자체 전체가 진행하는 사업은 보성군이 최초의 시도다.

우선 올해 군 자체사업비 15억을 투입해 300개 마을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내년에는 전체 600개 마을로 확대 추진되며 3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 주민이 방향 정하고 계획 세워

'보성600'은 핵심은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지자체가 모든 계획과 방향을 설정, 주도하면서 주민들에게 참여를 독려하는 것은 행사를 진행할 수는 있어도 계속 가꾸고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보성군은 국민들이 스스로 참여해 자신들의 마을을 치우고 가꾸는 '보성600'을 추진하고 있다. 자발적 참여를 통해 마을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문덕면 마을 벽화를 그린 후의 모습.

주민들이 모여 마을에 필요한 부분이 어떤 것인지 파악해 건의하면 보성군은 재료만 제공한다.

실제 보성군 각 마을별 요구 사항은 모두 다르다. 대부분 칙칙했던 마을을 변화시키기 위해 꽃과 나무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꽃잔디나 해바라기, 구절초, 수국, 백일홍, 맨드라미, 유채꽃, 넝쿨 장미, 상사화, 채송화, 무궁화, 맥문동, 금계국, 코스모스부터 무궁화, 철쭉, 소나무, 석류나무, 배롱나무, 산수유나무, 은목서, 살구나무, 자두나무, 호두나무 등 다양하다.

마을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사진 한 컷 찍을 수 있는 벽화를 그리기도 하고, 마을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유실수를 심으려는 마을도 있었다.

보성군은 국민들이 스스로 참여해 자신들의 마을을 치우고 가꾸는 '보성600'을 추진하고 있다. 자발적 참여를 통해 마을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신흥동의 '보성600' 사업 전 모습.

또 웅치면은 메밀꽃 마을조성을, 보성읍은 산수유로 물들이는 거리, 벌교읍은 의병의 고장 무궁화 동산, 율어면은 살구꽃 피는 마을길, 조성면은 저수지 주변 홍매화 거리를, 회천면은 차나무 가로수길 등으로 권역별 특성도 최대한 살렸다.


◆ "잊었던 공통체 의식 느꼈다"

보성군은 국민들이 스스로 참여해 자신들의 마을을 치우고 가꾸는 '보성600'을 추진하고 있다. 자발적 참여를 통해 마을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신흥동 주민들이 꽃을 심은 후의 모습.

실제 '보성600'에 참여한 주민들은 "오낸만에 함께 일하며 옛 어른들의 협동심을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우리 마을을 우리가 직접 가꾸는 데에 자긍심과 책임감을 느끼며, 함께 초화류와 묘목을 심으면서 마을 공동체의 화합과 결속을 다지게 됐다"고 밝혔다.

한 면장은 "주민들이 자긍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마을을 가꿔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며 "이 사업이 마을 소득으로 이어져 활력 넘치는 마을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보성군은 '보성600'이 소통·참여·협력하는 마을단위 네트워크 활성화와 주민 주도형 마을 만들기로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속가능한 특화사업을 발굴해 마을별로 추진단 홍보단을 꾸려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보성600'은 내 삶의 터전을 이웃과 함께 가꾸면서 마을 공동체가 부활하고, 활력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 시작됐다"며 "아직은 기초 단계지만 점진적으로 마을 공동 수입이 창출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해 주민들의 자생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성600'은 9월까지 진행된 후 연말에 각 마을 성과발표회를 개최한다. 우수마을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동시에 중앙부처 마을가꾸기, 지역개발 등 공모사업을 추진 지역주민과 공동으로 마을 마을을 변모시킬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 발표회도 독특하게

김 군수는 자신이 계획한 사업인 만큼 모든 마을을 열정적으로 돌아다니며 주민들과 함께 꽃과 나무를 직접 심으며 격려하고 있다. 덕분에 그는 '호멩이 군수'라는 애칭도 생겼다. 김 군수는 또 마을을 돌아다니며 오래되고 낡은 호미나 곡괭이, 삽 등을 수집하고 있다. 연말 사업설명회에 전시하기 위해서다.

김 군수는 한 할머니에게 호미를 달라고 요청하자 "'손잡이는 다 떨어지고 날도 거의 사라져, 주위에서는 새 호미로 바꾸라고 했지만, 수십년 동안 애착을 가지고 사용한 도구여서 버리기 쉽지 않다'며 거절하기도 했다"며 "겨우 설득해 그 호미를 받아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 군수는 "많은 분들이 그 할머니처럼 농업인의 삶과 함께 시간을 보낸 오래된 장비에 대한 애착이 컸다"며 "낡은 농기구를 많은 사람들이 보면 더 많은 생각이 들 것으로 기대돼 특별히 부탁해 모으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보성=정종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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