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경제인의 창] 2020년의 마무리, 트로트 한 곡 하실래요?

입력 2020.11.30. 14:25 김옥경 기자

요즘 대한민국이 트로트라는 장르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2007년에 개봉된 영화 '복면달호'를 보면 주인공 달호가 트로트를 뽕짝이라고 칭하며 트로트 가수로 나서게 된 처지를 부끄럽게 여겨 가면을 쓴다. 트로트는 음악 지망생들에게 뭔가 떳떳하지 못한, 당당하지 않은 장르라는 인식이 있던 까닭이다. 최근까지 트로트가 홀대받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트로트는 일본에서 건너온 왜색문화라는 오래된 인식에서일 것이다. 일단 트로트가 식민지 시절 일본에서 건너온 것은 맞다. 하지만 엔카와 트로트는 분명히 다르다. 거기에 관해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한다. 단지 망국의 설움, 이어지는 전쟁과 분단의 아픔, 근대화 과정에서 빈곤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서민들과 아픔을 같이하며 발전한 우리만의 문화라는 사실은 분명히 하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뽕짝, 유행가, 성인가요 등으로 불리며 B급 음악으로 취급받던 트로트가 어떻게 지금처럼 연령대를 초월해 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장르가 되었을까?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복고 열풍은 불경기의 지속에 대한 지표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레트로'나 '뉴트로'라는 말이 수년 전부터 유행하는 주된 원인 중 하나가 경기침체이다. 풍요롭던 시절이나 과거의 영광을 추억하기 위해 복고를 소비하는 것이다. 레트로는 패션, 음악, 미술, 영화, TV 프로그램 등 다양한 영역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연이은 성공과 시대 배경 당시의 음악 등이 크게 히트한 사실을 비근한 예로 들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며 돌아가는 세상, 불안한 국내외 사회 정치적 문제들, 거기에 코로나라는 희대의 사태가 가세하면서 여가시간 대부분을 TV 앞에서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금의 트로트 열풍을 이끌게 된 배경으로 보여진다. 거기에 경연이라는 스릴적 요소와 현대적 감성에 맞는 스펙타클한 방송 무대와 퍼포먼스, 탄탄한 음악적 베이스를 갖춘 젊은 가수들이 정통 트로트라는 장르를 새롭게 재해석하고 자신만의 음악으로 다양한 변신을 꾀한 점 등이 주효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 유튜브와 같은 인터넷 방송의 다양한 매스미디어 플랫폼은 10대와 20대까지 그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 것 같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 고구려편을 보면 '그 백성들은 노래와 춤을 좋아한다. 나라 안의 촌락마다 저물어 밤이 되면 남녀가 떼 지어 모여 서로 노래하며 유희를 즐긴다'라고 했을 만큼 우리 민족은 음악을 좋아한다. 이러한 DNA가 지금 상황의 베이스임은 말할 것도 없다.

최근에 가수 나훈아가 '테스형'이라는 노래를 발표하며 또 다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아버지라는 무거운 단어 대신에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빗대어 형이라 칭하며 만들었다고 하는데, 특히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는 1절 가사 중 일부는 어렵고 힘든 국민들의 현재를 대변하는 듯해 가슴이 무겁다.

일반적으로는 예수, 석가모니, 공자와 더불어 4대 성인 중 한 명으로 추앙받는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에서 태어나 일생을 철학의 제 문제에 관한 토론으로 일관한 서양 철학에서 첫 번째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플라톤이 그의 제자이고,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제자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폴리스적) 동물이다'라고 정의했다. 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군집을 이루고 소통과 정치적인 활동을 통해 삶을 영위하는 존재이다. 고대 그리스어에는 조에(zoe)와 비오스(bios)라는 말이 있다. 둘 다 삶이라는 말이지만 전자는 단순한 생물학적 생명, 후자는 정치적 생명(개인이나 집단의 특유한 삶의 형태나 방식)을 뜻한다.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코로나 19사태는 이 두 단어의 기본적 정의에 질문을 던지게 한다. 그것은 '단순히 먹고 사는 것'과 '어떤 형태와 방식을 통해 사는 것'과 관련된 것이다. 인간의 존엄은 비오스에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 조에라는 현실이 발목을 잡는다. 경제를 가리키는 '이코노미(Economy)'는 '집안 살림하는 사람(가정)'이라는 의미의 '오이코노미스(oiko nomos)'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음을 첨언으로 남긴다.

일제강점기에 태생해 사랑과 이별, 향수와 애수와 한을 담은 정통 트로트에서 벗어나 다양한 얼굴로 변신해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는 트로트 한 곡, 2020년을 마무리 지으며 조용히 흥얼거려 본다. 류승원 광주전남콘크리트조합 이사장


# 이건어때요??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
메타버스
"메타버스 온라인 전시 콘테스트에 도전하세요"
전남문화재단은 오는 8월 8일까지 도내 예술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전시 콘테스트를 개최, 우수한 전시를 선정해 실제 전시를 개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이번 콘테스트는 지난해 12월 문화재단이 구축한 3D 디지털 트윈 방식의 '남도 메타버스 미술관'을 보다 많은 예술인이 관심을 갖고 자기 홍보를 위한 포트폴리오로 활용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기획됐다.콘테스트 참가 자격은 도내 문화예술단체이거나 전남에 거주 중인 예술인, 3인 이상의 예술인 그룹이며 참여를 원하는 예술인은 '남도 메타버스 미술관'에 회원 가입해 온라인 전시관을 임대받아 미술작품을 업로드하면 된다.심사기준은 관객평가 70%·전문가 평가 30%로, 가장 배점이 높은 관객평가는 온라인 전시 조회 수와 방명록 횟수로 집계된다.때문에 온라인 전시를 주변에 널리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온라인 전시관을 구성한 예술인을 선정해 온라인 전시가 실제 전시로 개최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자세한 내용은 남도사이버갤러리와 전남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김선출 전남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온라인 전시 콘테스트는 메타버스 가상 온라인 전시 프로그램을 보다 많은 작가가 활용하도록 독려하기 위한 사업이다"며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도내 미술작가들이 시공간 제약이 없이 자신의 작품을 아카이빙하고 홍보해 작가로서 인지도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노잼도시
전국 SNS기자단, '꿀잼광주' 알리기 위해 뭉쳤다
전국의 20여 명이 '꿀잼광주'의 구석구석을 알리기 위해 뭉쳤다.광주시는 대전, 부산, 울산, 충남, 충북, 경남, 제주도 등 타시·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SNS기자단을 초청해 '지금은 꿀잼광주에 광며드는 중!'이라는 주제로 '2022 전국 SNS기자단 초청 광주 팸투어'를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양일간 실시했다고 밝혔다.이번 팸투어는 제29회 광주세계김치축제, 서창들녘, 에너지파크, 전일빌딩245, 양림동근대역사문화마을,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 여행자의 ZIP 등 가을정취와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관광지 중심으로 진행했다.특히, 제29회 광주세계김치축제 개막식에 참여해 강기정 광주시장과 홍보대사 배우 김수미와 깜짝 만남 시간을 갖고 생생한 축제 현장 분위기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실시간 공유해 축제를 전국적으로 홍보했다.또, 1박2일간 광주상생카드룰 사용하며 로컬상품과 먹거리를 구매하는 등 지역 소상공인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20여 명의 전국 기자단이 1박2일간 광주 곳곳의 매력을 취재한 콘텐츠는 본인이 소속된 시·도 공식 소셜미디어 채널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국에 확산될 예정이다.투어에 참여한 부산 외국인 SNS기자단 싱정웨이(邢正威·중국) 씨는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 방문한 광주의 맛과 멋뿐만 아니라 정이 스며들어 광며들고 간다"고 말했다.이영동 광주시 대변인은 "이번 팸투어를 통해 각 시·도 매체에 생생한 광주시 현장 콘텐츠가 전파돼 '꿀잼광주'의 매력을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시·도 간 콘텐츠 교류 등을 통해 각 지자체만의 고유한 매력을 알릴 수 있도록 소셜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밀했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mdilbo.com
지방소멸
[카드뉴스] 동명동 핫플레이스, 보해소주 팝업스토어
광주에 젊은 활기가 가득한 곳 일명 '광주의 동리단길' 동명동에서 보해양조가 보해소주 스몰 액션 스토어(팝업스토어)를 지난달 12일에 시작했다. 스몰 액션 스토어는 MZ세대와 친환경·자연환경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겨냥한 힙한 팝업스토어다. 팝업스토어는 바다를 보호하는 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기획된 것으로 보해소주 스몰 액션(SMALL ACTION) 캠페인의 첫걸음이다. 보해소주 스몰 액션 캠페인은 스몰 액션 캠페인이라는 이름과 같이 '작은 실천으로 환경을 지키자'는 취지로 플로깅 활동을 진행한다. 플로깅(plogging)이란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말한다. 스몰 액션 캠페인은 보해가 가지고 있는 '바다의 보물'이라는 뜻을 담은 사명처럼, 쓰레기를 줍고 줄이는 작은 행동이 모여 보물 같은 바다를 소중히 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캠페인을 준비했다.보해양조는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2030세대가 가득하고 광주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동명동을 선택했다. 플로깅 활동을 참여하게 되면 생분해성 수지 위생장갑, 비닐봉지, 대나무 집게로 구성된 친환경 플로깅 체험 키트를 받아 동명동 일대에서 플로깅할 수 있다. 이후 가져온 쓰레기 분류를 마치면 소금 아이스크림으로 리워드를 받을 수 있다. 또한 SNS 업로드와 설문 참여 시 보해소주 굿즈를 추가로 증정한다. 참가자들은 플로깅에 동참하면서 육지의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결국 소중한 바다를 지키는 첫걸음이란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이벤트를 만들었다.수거된 쓰레기는 작가들과 협업을 거쳐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해 팝업스토어 곳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방문객들은 전시된 작품을 보면서 '쓰레기에서 보물로(From Trash To Treasure)' 거듭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보해소주 스몰 액션 스토어'는 7월 12일까지 총 두 달간 운영되며 휴무일 없이 오후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방문 가능하다. 방문객들을 위해 플로깅 체험 외에도 친환경 에코백, 양말, 보해소주가 더해진 프리미엄 플로깅 키트 등 다양한 굿즈 판매도 함께 진행된다.보해소주에서 해양보호 캠페인으로 이어진 나비효과보해소주는 기존 소주와 다르게 소금을 넣었다는 가장 큰 차별점이 있다. 보해소주는 세계 3대 소금으로 불리는 히말라야 핑크소금, 안데스산맥 호수 소금, 신안 토판염을 사용하여 소주 특유의 쓴맛과 강한 알콜향을 잡는 솔트레시피를 통해 기존 소주의 '과당'으로 맛과 향을 가리는 제조방식을 깬것이다. 2021년 출시 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보해소주'가 역대 신제품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이며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보해양조는 보해소주에 사용되는 소금이 결국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기에 건강한 바다 환경을 만들기 위한 해양 환경 보호 캠페인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보해양조는 어떤 기업인가?보해양조는 목포에 본사를 둔 광주전남 대표 주류전문 기업이다. 보해소주 말고도 잎새주, 복받은 부라더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보해소주 팝업스토어 어디서 할까?보해양조와 아우르(OWLR)가 콜라보한 보해소주 스몰 액션 팝업스토어는 광주 동명동 아우르 팝업존(별채)에서 진행 중이다. 아우르는 지난달 오픈한 ㈜광지주의 첫 브랜드다. 전남 특산물을 활용한 다이닝 바, 그로서리 마켓 등 전남 로컬푸드를 알리는 복합문화공간이다.해양 환경 보호를 위한 보해양조 행보지난달 12일 문을 연 광주 동명동 팝업스토어를 통해 그 시작을 알렸으며, 이어서 25일 목포 보해소주 플로깅 센터 & 스몰 액션 스토어를 오픈했다. '보해소주 플로깅 센터'는 목포 여객터미널과 도보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했다. 보해는 여객터미널 이용객들이 배를 기다리는 시간을 이용해서 플로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플로깅 센터를 열게 됐다. 섬에 들어가는 관광객들도 플로깅 키트를 받아 관광을 하며 플로깅에도 동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참가자들 중 플로깅하고 있는 사진에 해시태그 'pickup_bohae'를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플로깅과 관련된 굿즈를 제공한다. 플로깅 센터와 스몰 액션 스토어는 올해 12월 31일까지 운영되며 휴무일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방문 가능하다.문예송기자 rr3363@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