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47개국이 포기한 선거를 한국이 모범적으로 치러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대한민국은 자발적 협력과 통제로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나가고 있듯이 선거를 침착하고 차분하게 치렀다. 이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속에서 치러진 선거임에도 66.2%의 투표율은 1996년 15대 총선 이후 최고치여서 더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들이 삶에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이제 선거가 ‘내 삶을 바꾸는 선택’이라는 어느 방송사의 캐치프레이즈처럼 국민들의 마음속에 깊게 파고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국민들은 코로나19를 뚫고 투표를 해서 자신들의 정치 참여를 통한 정치적 효능감을 실현했다. 세계적인 감염병으로 인한 건강과 안전상의 불안, 경제적 불황을 해결해 달라는 뜻이 담긴 표심은 정치 권력의 책무를 더욱더 막중하게 받아들이게 했다.
새로운 구도하의 21대 국회는 정치가 갈등의 시작이 아니라 갈등의 해결, 끝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 정치의 갈등 해결 능력이 우리 지역 현안 해결에도 발휘되기를 기대해 본다. 국회의의원의 공약은 지역주민과의 아주 중요하고 기본적인 약속이다. 지역주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으로서 공약을 지키는 것은 곧 약속을 지키는 것과 같다. 지역 현안 문제 해결에 힘을 쏟아야 한다.
우리 지역의 당면한 현안,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는 2013년 군공항이전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광주·대구·수원 등 군공항이전이 타당하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군공항이전 후보지 선정이 이뤄지지 않은 채 답보상태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군공항이전 사업이 장기화에 들어서면서 자치단체와 주민간의 갈등을 비롯해 행정력 낭비까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와 전남 사이에 극명하게 엇갈린 이해관계는 광주와 전남 민심을 모두 흡수해야 하는 정당과 정치권에 그대로 적용돼 공약의 실효성에 한계가 있어 왔다.
반면에 대구 군 공항은 지난 1월에 주민투표에서 이전지가 최종 확정되면서 2016년 군 공항, 민간 공항 통합 이전을 발표한지 5년만에 공항 이전부지가 잠정적으로 정해지면서 이전 작업의 큰 산을 넘었다. 이후 공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026년 새로운 통합 공항이 문을 열고, 공항 주변에는 마이스와 관광·레저 등이 어우러진 공항 복합도시가 들어서게 된다. 군공항이 떠난 대구 동구 일대에는 싱가포르 등을 모델로 삼은 수변도시가 조성된다.
모든 정책적 사회적 갈등이 쟁점, 정책과 내용적 측면의 이견보다는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하는 정치적 입장 중심으로 제기되고 전개되는 현실적 한계 요인이 있듯이 군 공항 이전을 둘러싼 갈등도 이와 마찬가지 국면을 보이고 있다. 갈등의 전개과정에 정치적 입장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행정적 측면보다 정치적 측면이 강한 현재의 지방자치제 하에서 지역민의 이해관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제 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나서서 군 공항 이전과 관련된 상반된 주장과 대결의 국면에서 대화의 국면으로 변화시켜 소기의 성과를 만들어 가는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해 본다. 광주와 전남도가 서로 상생을 통해 도시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광주 무안 민간공항통합 및 군 공항 이전은 광주 전남 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게 주어진 첫번째 책무라 생각한다.
임기 초반에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지 못하면 또 다음 선거를 의식하게 되는 중반 시기가 다가오면 타이밍상 갈등조정이 쉽지가 않다. 광주시민, 전남도민들은 집권여당 18명의 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정부와 함께 신속하게 군 공항 이전, 전남 의과대 유치, 초대형 현미경으로 불리는 방사광 가속기 유치 등 지역 발전을 위한 현안 해결에 적극 나서 주길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당선된 분들에게 끝으로 갈등사례를 해부하며 우리 사회의 갈등조정 능력이 얼마나 빈약한지 보여주는 ‘갈등 조정, 그 소통의 미학’이라는 책에 나온 글귀를 들려주고 싶다. “우리는 유사한 갈등이 재발한 경우에도 이전의 경험을 살리지 못하고 매번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갈등은 없애야 할 존재가 아니라 잘 조정해야 할 존재다.”
박인철 광주신세계 관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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