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심판론' 태풍에 민주당 또 싹쓸이

입력 2024.04.10. 23:24 이예지 기자
‘18대 0’ 광주·전남 선거구 석권
이낙연 등 비민주 유력후보들 고배
민주당 일당독점…경쟁체제 무산
더불어민주당 광주지역 후보들의 공약 발표 기자회견 모습. 무등일보DB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광주·전남 지역 18개 선거구를 석권했다.

전국적인 인지도와 지역 기반이 탄탄한 '비민주당' 후보들의 등장으로 선거판에 균열이 일어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정권 심판론'이 우세한 상황 속에서 민주당으로의 결집은 막아낼 수 없었다. '18대 0'이라는 압도적인 결과가 말해주듯 어떤 전략이나 비책, 변수도 '파란 점퍼'라는 방패를 뚫지 못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21대에 이어 22대도 민주당의 심장부인 광주·전남지역 전부를 수성한데다 전국적으로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하면서 윤석열 정부 견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1일 오전 1시 현재 광주에서는 동남갑 정진욱, 동남을 안도걸, 서구갑 조인철, 서구을 양부남, 북구갑 정준호, 북구을 전진숙, 광산갑 박균택, 광산을 민형배 후보가, 전남에서는 목포 김원이, 여수갑 주철현, 여수을 조계원, 순천·광양·곡성·구례갑 김문수, 순천·광양·곡성·구례을 권향엽, 나주·화순 신정훈, 담양·함평·영광·장성 이개호, 고흥·보성·장흥·강진 문금주, 해남·완도·진도 박지원, 영암·무안·신안 서삼석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거나 확실시된다.

4년 전인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15대 총선 이후 24년 만에 전석을 석권한 데 이어 또 다시 '정권심판론'에 힘 입어 18석에 모두 깃발을 꽂았다.

지역 정치권의 주류였던 학생 운동권 그룹의 시대가 저물고 '친명(친이재명)계'를 등에 업은 행정관료와 검사, 민주당 중앙당 당직자 등이 대거 입성했다.

이들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민주당의 무능에 대한 불만과 함께 이른바 '친명횡재·비명횡사' 공천 논란이 지역에서도 나타나면서 일각에서는 '민주당 심판론'도 제기됐지만, 지역 민심의 회초리는 현 정권을 가리켰다. 다만, 민주당 경선에서 광주에서는 현역의원 8명 중 7명이 탈락했고 전남에서는 현역의원 10명 중 5명만 생존하는 등 민주당에 대한 불만이 현역 물갈이로 나타났다.

전국적인 인지도와 지역 기반을 갖춘 일부 '비민주' 후보와 민주당 후보간 접전이 예상됐던 선거구도 '파란 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민주당 경선에서 배제돼 무소속으로 광주 동남을에 출마했던 김성환 후보의 콘크리트 지지층도 파란옷 앞에서는 맥을 못 췄다. 같은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박은식 국민의힘 후보도 '보수집권정당'의 메리트인 예산확보를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광주 서구갑의 경우 옥중출마로 '송영길 없는 송영길팀'이 송영길 소나무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불철주야 나섰지만 '민주당 경선 승리가 본선 당선'이라는 오랜 공식을 깨지 못했다.

광산을의 이낙연 새로운미래 후보는 다선 실종에 친명 일색으로 꾸려진 민주당 후보들의 한계를 두고 '호남 큰 인물론'을 들고 나왔지만 고배를 마셨다.

보수정당 소속으로 '7번째' 호남 출사표를 던진 이정현 국민의힘 순천·광양·곡성·구례을 후보의 선전도 기대됐지만 '정권심판론'에 무너졌다. 보수정당 불모지에서 내리 두 번 당선됐던 '이정현 매직'이 이번엔 통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결과로 민주당의 일당 독점 구도가 지역에서 더욱 견고해지면서 건전한 경쟁체제가 무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결과로 인해 광주와 전남 지역이 다시금 민주당의 '주머니 속 공깃돌'로 전락하게 됐고, 더 나아가 '호남 식민지화'가 가속화될 것이란 비판이다.

더욱이 민주당에 대한 몰표로 다른 정당의 중진급 후보들이 전멸하면서 호남 정치 복원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예지기자 foresigh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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