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순천 도심 정원서 천혜의 자연 온몸으로 느낄 것"

입력 2023.01.04. 17:44 선정태 기자
■ 10년 만에 두번째 정원박람회 준비 중인 노관규 순천시장
2013년 이후 올해 4월 두번째 개최
삶 속으로 들어온 정원 선보일 예정
10년 동안 채운 국가정원 비워내고
쉼과 사색의 공간 조성 등 힐링 선물
웰니스·메타버스 중심 미래도시로
정원, 도시 뛰어넘어 해양으로 확장
남해안관광벨트 중심도시 자리매김
순천만 습지 보존 경험·관리 세계로
노관규 순천시장

"일상에서 가장 큰 휴식을 제공하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정원을 순천 곳곳에 조성하고 있습니다. 올 봄, 순천은 그야말로 꽃 속의 도시가 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천국이 무엇인지 보고 경험하시기 바랍니다."


올해 순천시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준비 과정을 설명하는 노관규 순천시장은 '천국'이라는 말을 힘을 줘 강조했다. 지난 2013년 박람회에 이어 10년 만인 오는 4월 박람회까지 준비하고 있는 노 시장의 표정과 손짓에는 두차례 개최라는 자부심과 여유, 올해 박람회의 달라진 점을 이야기하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노 시장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순천을 웰니스와 메타버스 시대에 걸맞는 미래도시로 만들겠다"며 "앞으로는 정원 도시를 뛰어넘을 수 있게 해양정원도 조성해 경남과 전남을 아우르는 남해안관광벨트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2013년 이후 순천시는 자연과 청정, 정원이라는 생태적 가치를 위해 집중했다"며 "지난해에는 우리에게 낯선 조류박람회를 개최했고, 람사르총회에 참석, 세계문화유산에 선정된 순천만 습지를 보존하는데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탄소중립이 절실해진 시대에 순천시의 올해 시정과 국제정원박람회의 준비 상황을 노 시장을 통해 들어본다.

10년 만에 두 번째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준비하고 있는 노관규 시장이 정원박람회 현장을 찾아 진두지휘 하고 있다. 순천시 제공

-10년 만에 다시 정원박람회를 다시 개최한다.

▲뚜렷한 생산 기반 시설이 없는 순천의 미래 모습을 고민하다 보니, 결국 생태가 기반이 되는 도시를 만들자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 기반이 되는 순천만을 어떻게 보존하고 확장 시킬 것인지 고민해, 순천만의 에코벨트로서의 기능을 하는 정원박람회를 기획했다. 순천은 이미 10년 전에 도시가 어떻게 발전해 나아가야 하는지 방향을 가리켰고, 이를 바탕으로 순천이 호남 3대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웰니스와 메타버스로 대표되는 시대에 도시의 획기적인 변화로 정원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낼 수 있는지 보여드리고자 한다. 이제는 정원이 우리의 일상 속에 스며들어 차만 다니던 아스팔트가 '그린아일랜드'로 바뀌어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잔딧길이 되고, 100년 빈도의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 만든 저류지가 훌륭한 정원이 돼 도심 내 소통창구 기능을 하는 오천그린광장도 보여 드릴 예정이다. 도심을 흐르는 강을 뱃길로 만들고, 세계에서 처음으로 정원 안에서 하룻밤 머무르게 하는 가든스테이 등 정원이 우리의 삶의 품격을 어떻게 높여줄 수 있는지 알려드리고자 한다. 현재 수도권은 정치적 힘, 인구, 일자리 등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과 같다. 주거·교통 문제 등 수도권벨트는 온갖 부작용을 나타내고 있고, 이는 결국 국가균형 발전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남해안벨트다. 이번 정원박람회를 기점으로 순천시가 남해안벨트의 허브 도시로 거듭나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새로운 도시 발전의 이정표를 제시하겠다.


-정원박람회 구역마다 갖는 특징은.

▲도심까지 확장된 박람회장을 꾸리고 있다. 이번 정원박람회를 통해 도시가 하나의 정원이 되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시민과 관람객의 만남과 소통의 창구가 될 광장을 곳곳에 조성하는 것이다. 도심 속 저류지 정원인 오천그린광장과 도심과 국가정원을 연결하는 잔딧길인 그린아일랜드는 하나의 광장이 돼 넓게 펼쳐진 정원 아래 담소를 나누며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대표하게 된다. 10년 동안 빽빽하게 채워졌던 국가정원은 비움을 통해 쉼과 사색의 공간이 된다. 불필요한 구조물과 나무를 걷어내고 잔디밭을 확장해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놀고, 가족들이 모여 탁 트인 정원 속에서 휴식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정원을 넘어 잔딧길(그린아일랜드)과 뱃길을 타고 도심으로 향하면 137만평(452㏊)의 도심정원이 펼쳐진다. 동천변의 화려한 화훼연출과 함께 박람회장 주변의 농경지가 논아트, 초화류 연출 등 테마가 있는 경관정원이 돼 도심 속 정원의 매력에 흠뻑 취하게 될 것이다. 람사르습지이자 세계자연유산인 순천만습지 역시 자연의 정취를 한층 더 높여주는 콘텐츠를 더한다. 순천만 습지에는 4.5㎞의 어싱길이 조성된다. 맨발로 순천만습지 잔딧길과 마사토길을 걷다 보면 다양한 생물과, 갯벌, 갈대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관람객들은 천혜의 자연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된다. 박람회장은 전체적으로 무장애 친화 정원으로 만들어 누구 하나 소외됨 없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이동 불편 요소를 없애 휠체어와 유모차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정원을 만들고 반려인까지 정원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반려견 놀이터도 운영할 계획이다. 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 도심권역의 정원은 저마다 다른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지니고 있다. 다채로운 순천의 정원을 정원박람회를 통해 보실 수 있다.

네덜란드 습지 방문한 노관규 시장

-이번 박람회 키워드는.

▲ 2013년 정원박람회가 단순히 보고 감상하는 것에 그쳤다면, 올해 정원박람회는 정원을 삶 속으로 끌고 들어와 인간의 행복을 높여내는, 완전히 달라진 박람회를 선보인다. 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와 같은 유료권역도 있지만, 동천, 오천지구 저류지를 정원화한 오천그린광장, 박람회장 주변 110만평(373㏊)에 달하는 경관정원 등은 입장권이 필요 없는 무료권역이다. 하루 만에 모든 것을 즐기고 체험하시기 어려울 정도로 박람회 권역이 넓어졌다. 또 박람회 기간 상시 야간개장으로, 국가정원과 도심정원 전체가 낮과 밤, 다른 정취를 가진 정원이 된다. 봄부터 가을까지 계절마다 달라지는 순천의 정원을 만끽하고 싶은 관람객들은 '전 기간 입장권'을 통해 7개월간 자유롭게 즐기기를 추천한다.


-지난해 조류박람회를 개최했는데.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지난해 11월18일부터 11월21일까지 제11회 아시아 조류 박람회가 '새와 함께 사는 생태도시'를 주제로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일원에서 개최됐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탐조 박람회로 아시아권 15개국 50여 탐조단체가 참가했다. 조류박람회를 통해 순천시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환경문제와 기후 위기 속에 자연과 사람이 공생할 수 있는 생태관광의 표준을 보여준 자리였다,

람사르 총회에서 강연하는 노관규 순천시장.

-얼마 전 람사르 총회도 다녀오셨다.

▲람사르 사무국 초대를 받아 습지도시 의장 자격으로 이번 총회에 참석해 지자체장 최초로 총회에서 연설했다. 그동안은 국가가 중심이 돼 총회 의제를 다뤘다면, 지난 총회는 습지도시 인증제를 통해 지방정부의 참여를 독려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총회 연설에서 갯벌과 습지 보호에 있어 자치단체가 중요한 주체라는 인식으로 람사르 습지도시간의 국제적 연대를 강조했다. 또 무손다 뭄바 사무총장은 면담에서 현재 습지 도시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도시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으며, 단순히 인증받는 것을 넘어 순천처럼 지방정부의 지속적인 습지 보전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2013정원박람회에 이어 습지를 도심까지 끌고 와 도시 전체를 무대로 준비하고 있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습지 보전을 통한 탄소중립 도시의 세계적인 모델이라고 극찬하며, 순천이 보유한 훌륭한 습지관리 경험과 노하우가 전 세계에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요청도 받았다.


-올해 역점 시정은 무엇인지.

▲올해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성공과 남해안벨트 허브도시로 도약을 목표로 시정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첫 번째 목표는 무엇보다 2023정원박람회 성공 개최다.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로 도심 공간을 재배치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시정목표인 '일류 순천'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걸음이다. 정원박람회를 반드시 성공시켜 웰니스와 메타버스 시대에 미래 도시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한다. 두 번째 목표는 남해안벨트 허브도시로의 도약이다. 얼마 전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K-지방소멸지수'에 따르면 현재 전남은 22개 시·군중에 13개 시·군이 소멸 위험이나 소멸 우려 지역에 해당한다. 앞으로 지방은 생존을 위해 거점도시를 축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수도권 벨트에 대응하기 위해 남해안 벨트의 중심인 전남 동부권의 지역 간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며 통합 메가시티를 준비해 나가겠다.

자전거 출근.

-자전거로 자주 출근한다고 들었다.

▲자전거도 타고 걷기도 하고 대중교통도 이용하는데 주로 자전거로 출근한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듣고 시의 구석구석을 살펴보기에 자전거만 한 것이 없다. 순천시 인구가 30만 명이 안 되는데 자동차는 15만 대가 넘는다. 재원은 한정돼 있는데, 언제까지 도로를 만들고 주차장을 만들 수는 없다. 순천시가 모델로 삼는 세계적인 도시들은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도시다. 순천시도 도시의 체질을 바꾸어야 한다. 과감한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자동차 중심의 거리를 사람 중심으로 전환하고, 끊어진 자전거 도로를 연결, 전용도로를 신설해 사람과 자전거가 더 안전하고 편한 도시를 만들겠다.


-대형복합쇼핑몰 유치 진행 상황은.

▲지난해 8월 신세계 프라퍼티 대표가 순천을 방문했다. 순천시는 전남도, 경제자유구역청 등 관계기관과의 논의를 통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한 상태다. 앞으로 1박2일, 2박3일 여행 시대가 온다면 정부가 10조 넘게 투자한 남해안 벨트가 전 국민에게 '쉼'을 선물하는 휴양지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 중심에는 순천이 있다. 순천은 광주와 상권이 겹치지 않으며 순천·여수·광양 중에 가장 구매력이 높다. 순천에 들어서는 복합쇼핑몰은 남해안 관광벨트 사업의 화룡점정이 될 것이다. 또, 기존의 단순 쇼핑만 하는 공간에서 탈피해 남해안 관광을 접목해 문화와 레저를 한곳에서 끝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명실상부한 웰니스 관광의 메카로 만들어 낼 것이다. 서울, 부산 등 전 국민이 고객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가 어렵고 대규모 투자비가 소요되는 만큼 기업이 결정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정책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시간도 필요하다. 안개가 걷히면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무등일보와 인터뷰 중인 노관규 순천시장

-경전선 노선 해결점이 보이나.

▲정부가 추진 중인 기본계획 노선(안)은 순천 시내 중심을 관통하는 것으로, 100년 전 일제 강점기 시절 건설된 철도 노선을 그대로 활용한다. 100년 만에 철도를 손보는 것은 새로 건설한다는 의미로, 새로 철도를 건설하면서 도심을 관통하는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 하루 6회 운행하던 완행열차가 40회 이상 고속으로 도심을 통과하고, 높이 7m 이상의 고압전철 구조물이 시내 중심부에 설치된다. 또 교통 체증과 안전사고를 유발함은 물론 도심을 항구적으로 3등분 한다. 이는 순천이 오랫동안 일군 생태도시의 가치를 훼손시키고 추후 도시발전에 치명적인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순천시민들과 함께 경전선 전철화 사업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언급해 왔으며, 이진복 정무수석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면담해 호남의 대못을 뽑아달라 피력했다. 대통령도 경전선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인 후 철도국장이 두 번 순천시를 방문했다. 지금은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답변을 서면으로 해주실 것을 요청한 상태로, 대통령의 결단만이 남아 있다. 모든 시민의 바람대로 해결되기를 기도하는 심정으로 기다리고 있다.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한마디.

▲2023정원박람회는 단순히 순천에서 개최하는 행사가 아니다. 새로운 도시발전의 틀을 만들고, 도시 공간의 탁월한 활용으로 어떻게 하면 사람이 더 행복해지고 건강을 챙겨가며,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그 표준 모델을 보여드리는 자리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 정원과, 사람, 도시가 나아갈 방향을 선보이는 장, 그런 역할을 해 보이는 박람회를 만들고 있으니 지켜봐 주시기 바라고, 많은 국민들이 순천에 오셔서 몸과 마음에 쌓인 병을 치유하길 바란다.

무엇보다 순천시민의 협조가 없다면 이런 대규모 국제행사는 치를 수 없다. 자원봉사에서부터 시작해서 박람회 준비 과정 전부 시민들의 참여와 협조가 깃들어 있다. 품격 있는 시선으로 2023정원박람회, 순천시가 나아가야 할 길에 공감과 이해로 협력해주신 데에 정말 감사드린다. 시민들이 더 큰 자부심 느낄 수 있도록 반드시 성공해보이겠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순천=김학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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