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낙안면장, 17개월만에 중도 하차

입력 2020.06.05. 17:45 선정태 기자
전국 첫 사례였던 개방형 발탁
주민 갈등 커지며 부담 커져
순천시청

전국에서 처음으로 개방형으로 발탁된 순천 낙안면장이 1년 6개월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주민 자치를 위한 시도였지만 주민간의 갈등만 부추긴 결과를 낳으면서 순천시의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순천시는 낙안면장을 개방형으로 재공모하지 않고 공무원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순천시는 5일 지난달 27일 사의를 표명한 신길호 낙안면장에 대해 공무원 의원면직 제한 사유 확인 등 행정절차를 거쳐 오는 30일 자로 사직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석이 되는 면장을 개방형으로 공모하지 않고 공무원으로 임명한다.

농업법인 대표였던 신 면장은 2018년 11월 개방형 면장 공개모집에 응모해 낙안면민 100명이 참여하는 주민 참여형 선발제도를 거쳐 지난해 1월 2일 면장으로 임용됐다.

그는 면장으로 있던 1년 5개월 동안 낙안면민의 복리 증진과 낙안면의 발전을 위해 활동했다.

특히 전국 최초 면 단위 30년 종합계획 수립, 꿈지락 작은 도서관 건립, 마을기업 육성, 낙안면 생활문화센터 유치 등에서 일정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면민들 간 의견 차이로 갈등이 확산돼 원활한 행정을 추진할 수 없었다.

순천시는 이날 '개방형 직위 낙안면장 사직에 따른 입장문'을 통해 "신 면장은 의욕이 앞서면서 주민간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지 못했다"며 "일련의 상황이 시정에 부담을 주고 면민 화합과 지역 발전에 걸림돌이 되길 바라지 않아 사직을 결심한 것 같다"고 밝혔다.

순천시는 "낙안면을 위한 신 면장의 의사를 존중한다"며 "공석으로 남게 되는 낙안면장 직위는 당분간 민간인 면장을 임용하지 않고 내부공무원을 배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순천=김학선기자 balaboda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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