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피해 아이들 농산어촌으로
팬데믹 장기화에 등교·원격 되풀이
과대학교·과밀학급 교육격차 심화
BBC·아사히신문 등 세계적인 주목
전남도교육청이 역점시책으로 추진 중인 농산어촌유학프로그램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새로운 미래 교육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이 반복되면서 과밀학급과 과대학교는 교육격차 심화는 물론 공교육 정상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제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한달만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면서 수도권 모든 학교의 전면등교가 중단됐다. 하지만 과대학교와 과밀학급이 상대적으로 적은 광주·전남지역 초·중·고는 기존대로 전면등교 방침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으로 학력격차 회복
'위드 코로나 시대'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모든 학생들이 안전하게 교육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는 "감염병에 대처하면서도 양질의 등교수업이 가능한 방법은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며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입법'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광주교육정책연구소가 광주지역 113개 초·중 교원 1천440명(초 757·중 683)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조사에서도 '학급당 학생 수가 16~20명이 가장 적정하다'는 결과가 나온바 있다.
전교조 광주지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여전히 확산하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과밀학급에서는 방역을 담보할 수 없어 불안하다"며 "코로나로 심화된 교육 불평등을 양질의 공교육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으로 제한하는 것이 근본 해법이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도 지난해 7월 발표한 '교육회복 종합방안'을 통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학습결손 등을 해소하고 더 나은 교육으로 도약하기 위해 과밀학급 문제를 종합적으로 개선해 주요선진국 수준인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농산어촌 유학…BBC·아사히도 주목
학급당 학생 수 감소가 미래 교육의 대안이라는 것은 전남교육청이 역점시책으로 추진 중인 농산어촌유학프로그램이 증명하고 있다.
영국 BBC에 이어 일본의 유력 일간지인 아사히신문이 이를 보도할 정도로 세계적인 주목받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8월10일자 '한국의 교육열'이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통해 전남농산어촌 유학프로그램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 신문은 특집기사에서 서울 학생 2명이 화순초등학교 이서분교로 전학해 도시의 복잡함과 불안감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여유를 찾아가는 생활상을 조명했다. 경쟁사회에서 벗어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피하는 대안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세계 최대 공영방송인 BBC도 지난해 6월 BBC월드뉴스와 인터넷 뉴스 사이트 아시아판을 통해 전남농산어촌 유학프로그램을 보도했다.
전남농산어촌유학은 전남교육청과 서울교육청이 2020년12월 협약을 맺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2021학년도 1학기 82명, 2학기 165명의 유학생들이 전남에서 생활했다. 이들 유학생 절반 이상이 다음 학기 연장을 신청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전남교육청은 2022학년도 1기 유학생 모집을 시작했다. 전남도내 19개 시·군 52개교(초 44·중 8)와 9개 시·군 9개 유학마을에서 참여를 희망했다.
두 아들을 서울에서 각각 무안 망운중과 운남초로 유학 보낸 학부모 정주아씨는 "도시에서 아이들 학교 보내기에 급급했던 아침이 농촌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활기차게 등교를 맞이하는 아침으로 변했다"며 "아이들과 함께 집 앞마당에 가꾼 텃밭에서 흙을 밟고 만지며 길러낸 채소들이 식탁에 올라왔을 때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었다"고 감동했다.
정씨는 "지속되는 원격수업과 거리두기 일상에 지친 아이들의 요청에 용감하게 농촌유학을 결정했으나 첫 시골 생활이 쉽지만은 않았다"면서도 "스마트폰만 보던 눈에 바다가 들어오고 각자의 하루를 가족들과 공유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저녁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로 도시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농촌에서는 현실이 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대우기자 ksh430@mdilbo.com
"도시 아이들 흙만지고 별 헤며, 꿈같은 1년 보내"
범미경 전남교육청 혁신교육과장
전남의 대부분 농산어촌학교들은 청정한 자연환경에 자리잡은 학생수 60명 이하의 작은학교다. 이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거리두기와 개별 맞춤형 교육에 유리한 조건이다. 전남 학교들의 이런 장점은 코로나 국면에 도시민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에 전남교육청은 서울교육청과 2020년말 협약을 맺고 지난해 1학기부터 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도시의 초등학교 4~6학년, 중학교 1~2학년 학생들이 전남의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에 전학 와 6개월 이상 다니며 배우고 생활하는 프로그램이다.
1학기에 82명의 서울 학생들이 전남의 10개 시·군 20개 학교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2학기에는 광주 등 타 지역까지 대상을 확대해 모집한 결과 165명의 도시학생들이 전남의 17개 시·군 37개 학교로 전학 와 생활했다. 이 중 57명은 1학기부터 연장한 학생들이다.
지난해 도시의 아이들은 전남 농산어촌 작은 학교에 와서 꿈 같은 1년을 보냈다. 낮에는 숲에서 놀고, 밤에는 별을 헤며 생태친화적 생활을 했다.난생 처음 텃밭을 가꾸고, 토끼도 길러보았다. 무엇보다 "서울에서는 원격수업 하느라 갈 수 없었던 학교를 매일 다닐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는 게 유학생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농산어촌 유학생 및 가족의 전입으로 지역사회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아이들과 젊은 가족들이 마을에 살면서 활기가 넘쳐 지역민들 역시 좋다고 한다. 교육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어르신들이 아이들의 교육에도 관심을 갖게 됐고, 마을 사람들이 지자체나 교육지원청을 방문해 학교와 마을에 필요한 사항을 전달하는 등 도움을 주고 있다. 학교가 다시 지역사회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농산어촌유학은 아이들에게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을 가르쳐 주는 유익한 교육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은 이를 통해 미래사회에 필요한 인재로 성장할 것이다.
김대우기자 ksh430@mdilbo.com
- 광주인성고, 개교 50주년 맞아 '따뜻한 인성' 봉사활동 실시 광주인성고등학교가 개교 50주년을 맞아 지난 27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행복한 동행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광주시교육청 제공 광주인성고등학교(이하 광주인성고)가 개교 50주년을 맞아 지난 27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행복한 동행 봉사활동'을 실시했다.28일 광주인성고에 따르면 이번 봉사활동은 '남구장애인복지관' 및 '소화천사의집'과 맺은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진행됐다.1학년 학생들과 2학년 학생들은 '남구 장애인복지관'과 '소화천사의 집'을 각각 방문해 기관 장애인 생활 시설 정비를 돕고, 같이 산책을 하는 등 교육의 장을 넓혀 지역사회와 행복한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이를 통해 학생들은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따뜻하고 바른 인성을 가진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책임감을 배웠다.이경기 광주인성고 교장은 "우리 학생들이 한 학기에 한 번씩의 봉사활동이지만 다양한 봉사활동의 기회를 접하며 지역사회 일원으로서의 책임감을 키워나가길 바란다"며 "이번 봉사활동으로 학생들이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아름다운 초석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광주인성고는 '남구 장애인복지관'과 '소화천사의 집' 교외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주별로 한 학급씩 돌아가며 장애인과 함께하는 행복한 동행, 봉사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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