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염원… 노둣길 '추포대교'로
"추포도, 다시 성장할 수 있는 기회"
"육지로 나가려던 조상들의 마음이 담긴 노둣길이 300여 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 큰 다리가 되었다는게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난 29일 신안군 암태도 신곡리. 일평생 추포도에서 거주했던 한 주민이 이 날 새로 생긴 '추포대교'를 보며 풀어낸 소회다.
추포대교는 암태도와 추포도를 잇는 옛 노둣길 위에 만들어진 해상교량이다. 정부의 어촌뉴딜300사업의 일환으로 시행된 추포대교는 총 354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며 지난 2015년 착공해 6년 간의 공사 기간을 걸쳐 총 길이 1.82㎞, 폭 10.5m 규모의 암태도와 추포도를 잇는 대교로 탄생했다.
노둣길은 섬과 섬 사이나 섬과 육지 사이에 크고 작은 돌을 놓아 만든 징검다리다. 물이 빠지는 간조때 육지나 인근 섬으로 오갈 수 있는 통로였다.
올들어 신안에서 임자대교에 이어 두번째로 개통되는 추포대교 옆자락에는 추포도까지 연결된 노둣길과 시멘트길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만조가 다가오면서 물이 서서히 들어찬 노둣길은 형체를 제대로 볼 수 없었으며 시멘트길도 뿌옇게 형체만 보일 뿐 사람이나 차량이 지나갈 수 있는 길로 보이지 않았다. 새롭게 개통한 추포대교는 만듦새나 외양이 화려하진 않았지만, 적지 않게 오가는 차량행렬이 물에 가라앉은 노둣길, 시멘트길과 대조를 이뤘다.
추포대교 앞에서 작은 문화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한 예술가는 "확실히 다리가 생기니 지나다니는 차량들이 많아졌다"며 "추포도도 관광 자원이 많은 좋은 섬인데, 앞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포도와 암태도를 잇는 노둣길의 첫 조성 시기는 확실하진 않다. 다만 인근 사적을 통해 짧게는 200년, 길게는 3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리를 지켰다고 알려졌다.
마을 주민들의 구전에 따르면, 노둣길에는 아픈 이야기가 담겨 있다.
수 세기 전 추포도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흉년이 들어 뭍으로 구걸을 하고 돌아올 때, 갯벌에 빠져 죽은 사람들이 많아 노둣를 만들게 됐다는 것. 당시 배를 탈 노잣돈이 없던 주민들이 섬으로 다시 들어오다가 갯벌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그 일대에 시체들이 방치돼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렇게 수백년을 이어오던 노둣길에 시멘트길이 만들어진것은 지난 2000년. 차량이 오갈 수 있도록 신안군에서 조성한 길이지만 그나마도 썰물일때만 차량을 운행할 수 있는데다 항상 바닷물에 젖어있어 파도가 거셀때면 피해가 적지 않았다.
손성대 추포도 어촌계장은 "큰 맘 먹고 새차를 샀었는데, 그 길로 다니다 보니 3년도 못가 차가 주저 앉았다"며 "이제는 다리가 생겼으니 주민들도 새 차를 쓸 수 있을 것"이라며 반겼다.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해소한 추포대교 개통은 추포도의 관광산업과 수산업의 활성화에도 일조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106.8㏊ 규모의 양식장에서 생산되는 김·전복의 원활한 유동은 물론 추포해수욕장도 물때와 상관없이 방문할 수 있게 돼 인근 민박이나 음식점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신안군은 내년까지 경사식 선착장 조성, 여객터미널 신축, 추포해수욕장 정비 등 추포도 해양관광 활성화 및 어촌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어촌뉴딜300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손 어촌계장은 "불편한 교통 때문에 지금껏 고립된 추포도였다"며 "이제는 다리를 통해 추포도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한껏 기대에 부풀었다. 임장현기자 locco@srb.co.kr
- 신안 1004섬 분재정원 '명자나무 특별전' 신안군은 지난 22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1004섬 분재정원에서 명자나무 분재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주 관람로 및 유리온실에 명자나무 분재 100여 점을 전시, 방문객들에게 아름다운 명자나무 꽃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다.명자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꽃은 단성으로 짧은 가지 끝에 1개 또는 여러 개의 꽃이 달리며 4∼5월에 분홍색·적색·담백색 등으로 다양하게 핀다. 과실은 타원형으로서 길이 10㎝ 정도이며 청황색이다.이번 명자나무 분재 특별전은 분재정원이 매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분재 문화를 널리 알리고자 마련되었다. 지역주민들과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문화 활성화에 이바지할 뿐만 아니라, 분재 문화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을 알리는 데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신안군 관계자는 "매월 계획 중인 다양한 분재 특별전을 통해 분재 문화의 확산에 앞장서는 역할을 할 것이다"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한편 1004섬 분재정원 명자나무 분재 특별전이 종료되면 내달 말에 철쭉분재 특별전이 개최되며, 매월 새로운 주제의 특별전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신안=박기욱기자 pkw480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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