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보고' 신안갯벌을 세계유산으로 <12> 반월·박지도 갯벌

입력 2020.09.22. 17:50 김옥경 기자
감태·낙지 등 각종 생태자원 '풍성'
갯벌 속 게르마늄·셀레늄 함량↑
갯벌도립공원 등 지정…가치 높아
반월박지도 갯벌은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청정함을 유지하며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이자 갯벌도립공원으로서의 면모를 있는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잿빛 너른 갯벌 위에 펼쳐진 '보랏빛 향연' 황홀

간조를 맞아 광활하게 드러난 너른 갯벌 너머로 보랏빛 향연이 펼쳐진다.

지붕과 도로, 의자, 전화부스, 식당까지 모든 것이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마치 외국의 어느 섬을 보는 듯 이색적인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넓게 펼쳐진 잿빛 갯벌 위로 감태와 파래가 푸릇푸릇한 모습을 드러내고, 인공이 가미되지 않은 천혜 청정 갯벌 속에는 각종 게류와 짱뚱어가 지천이다. 섬과 섬을 잇는 보랏빛 다리 위로 짱뚱어 잡이에 나선 낚시꾼들이 흥얼거리는 노랫소리는 마냥 정겹다.

반월박지도 갯벌 노둣길.

생태계 보고이자 양질의 갯벌 생태자원을 보유한 청정지역인 신안 갯벌에서만 맛볼 수 있는 휴식같은 풍경이다.


◆ 원형 그대로의 청정자연

온 동네가 보랏빛으로 물든 퍼플섬, 반월·박지도.

최근 '가고싶은 섬'으로 선정돼 전국적으로 관광객이 몰리는 등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신안 안좌도 끝자락에 자리잡은 섬 속의 작은 섬인 반월·박지도는 갯벌로 둘러싸인 신비한 섬이다. 반월·박지도 갯벌에서는 오전에 바다였던 곳이 오후에는 잿빛 갯벌이 광활하게 드러나는 모세의 기적이 시간과 때를 달리하며 하루 2번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썰물 때면 갯벌로 둘러싸여 모래해변은 없지

만 인공이 가미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천혜 생태지역이다. 특히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청정함을 유지하며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이자 갯벌도립공원으로서의 면모를 있는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반월·박지도 갯벌은 감태 주산지다. 갈조식물 다시마목 미역과의 해조류인 감태는 해양생물의 서식지 역할을 담당하는 청정생태 지표다.

반월·박지도 갯벌에는 또 갯벌 정화작용을 하는 갯지렁이와 바지락 등 조개류, 농게 등 각종 게류가 풍부하다.

특히 반월·박지도 갯벌에서는 전복과 낙지 뿐만 아니라 민어 등 각종 어족자원이 대거 잡히고 갯벌 주위로는 숭어가 산란을 많이 하는 천혜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농어와 간재미, 갑오징어, 칠게, 새우 등 서해안에서 잡히는 어종이 모두 잡히는 어종의 보고이기도 하다.

특히 반월·박지도 갯벌에서 자란 낙지는 게르마늄과 셀레늄 등 인체에 좋은 항산화성분이 많이 함유된 지역 대표 특산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 전남도가 2005년 '가고 싶은 섬' 대상지인 반월·박지도 등 6개 섬의 농·수산물을 대상으로 게르마늄 성분 함량을 조사한 결과, 반월·박지도 갯벌 속 낙지는 20㎍/㎏으로 높은 수치를 드러냈다. 또 셀레늄 성분 함량은 반월·박지도 낙지가 1천100㎍/㎏을 차지할 정도로 높았다. 반월·박지도 청정 갯벌 속 자원이 어느정도 풍부한 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반월박지도 갯벌 노둣길을 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 갯벌 노둣길 이야기 전승 '눈길'

반월·박지도 갯벌에는 물때에 따라 드러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노둣길이 있어 이채롭다. 노둣길은 반월도와 박지도를 잇는 돌다리로, 썰물 때 바닷물이 밀려나가 갯벌이 드러날 때 나타난다.

해당 노둣길에는 박지도 암자에 사는 젊은 스님과 반월도 암자에 사는 젊은 비구니가 서로의 얼굴은 본적이 없지만 사랑에 빠져 돌다리를 만들어 오랜 세월이 지난 뒤 겨우 만났다 때마침 들이닥친 밀물에 휩쓸려 떠내려갔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한다. 이른바 '중(스님) 노두' 전설이다.

'중노두'는 반월-박지도 구간 천사의 다리 근처에 있다. 현재도 썰물 때 중노두를 통해 25~30분 걸려 박지도 쪽으로 건너갈 수 있다. 군은 해당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반월·박지도 갯벌 구간을 '사랑의 섬'으로 관광자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월박지도 퍼플교.

◆ 군, 갯벌형 연안바다목장 조성 '박차'

신안군은 반월·박지도 갯벌 보전을 위해 오는 2022년까지 갯벌형 연안바다목장을 조성하는 등 갯벌자원 관리활동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군은 지난 2017년부터 5개년 사업으로 반월·박지도 등 2천631ha 4개 어촌계 갯벌에 총 50억원의 예산을 투입, 갯벌형 연안바다목장을 조성하고 있다. 갯벌형 연안바다목장 조성은 낙지 자원회복을 위한 어미낙지 산란장 조성과 낙지방류, 고부가가치 패류살포, 서식환경개선 등을 연차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사업이다.

군은 연안바다목장 조성으로 반월·박지도 청정 갯벌생태계를 복원하고 어업 생산성이 향상되는 등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사진=김옥경기자 okkim@srb.co.kr


[인터뷰] 고경남 신안군 갯벌관리·세계유산팀장

"신안 갯벌은 남다른 가치 보유 세계유산 등재돼야"
고경남 팀장.

"신안 갯벌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다도해형 갯벌로 남다른 가치와 의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신안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그 가치와 의미를 널리 인정받고 세계유산으로 영구히 보전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신안군에서 갯벌보전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 앞장서고 있는 고경남 갯벌관리·세계유산 팀장.

고 팀장은 올해로 18년째 갯벌관리 보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갯벌 전문가다. 고 팀장을 빼놓고는 갯벌을 논할 수 없을 정도로 갯벌에 대한 높은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다.

그는 신안군이 지난 2018년 세계유산 등재 추진 및 등재 이후 업무의 전문성과 연속성 유지를 위해 전담조직(1개 4개팀)을 신설한 이후 갯벌에 대한 효율적인 보호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주민들의 갯벌에 대한 인지도와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가을 철새들이 신안갯벌을 찾아오는 시기를 맞아 철새 이동경로와 서식지 등을 탐색하고 조사하는 분주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최근 신안군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갯벌의 세계유산 등재는 지역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해양 생태 관광 중심지로 무한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중대한 과업이다"며 "신안갯벌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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