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옐로우시티 미래를 디자인하다

[장성 '옐로우시티', 미래를 디자인하다] ⑮국가정원 지정 추진

입력 2021.08.18. 16:33 김봉일 기자
예나 지금이나 황홀경 선사...황룡강, 지역 넘어 국가 자산으로
내년까지 22만여㎡ 오색정원
지방정원 운영 3년 뒤 새 도전
일자리 창출·지역 활성화 기여
정원 콘텐츠 차별화 선점 기대
장성 황룡강은 옐로우시티 조성사업을 통해 놀라운 변신을 하고 있다.네이밍에서 전해지는 강의 지형적 이미지를 바탕으로 황미르랜드 일원에서 부터 옐로우시티 스타디움 건너편 황룡강변에 이르기까지 테마별 7개 정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황룡강은 전남·북도의 지리적 경계선인 해발 654m 입암산(笠岩山) 남쪽 기슭에서 발원해 장성호에 머물다 어등산(魚等山) 사이를 지나 나주 영산강으로 합류하면서 52㎞의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한다. 황룡강은 장성 주민들에게 삶의 터전을 선사했지만 때론 버겁고 고달픈 진원지로도 작용해왔다. 장성군 서삼면 송현리 주민들은 마을 앞 황룡강에서 추석 무렵이면 흙다리를 가설하고, 홍수 때가 올 즈음이면 철거하는 작업을 해마다 반복해야만 했다. 강폭이 넓은 마을 주민들은 또 1960년대까지 스스로 나룻배를 건조해 나루터를 운영하기도 했다. 지금의 서삼교(西三橋) 자리 황룡나루터가 바로 그런 곳이었다. 황룡강가에는 장(場)들이 즐비했다. 특히 북이면 사가리는 사가리장(四街里場)이, 황룡면 월평리는 황룡장(黃龍場)이, 황룡장에서 남쪽으로 10여㎞ 떨어진 곳은 임곡장(林谷場)이 서는 곳으로 유명했다.

장성 황룡강은 옐로우시티 조성사업을 통해 놀라운 변신을 하고 있다.네이밍에서 전해지는 강의 지형적 이미지를 바탕으로 황미르랜드 일원에서 부터 옐로우시티 스타디움 건너편 황룡강변에 이르기까지 테마별 7개 정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 황룡강, 그 굽이굽이 전경을 바라볼 수는 없을까. 장성읍 기산리에 위치한 안산 둘레길은 풍광명미한 황룡강의 모습을 한눈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석송대에서도, 요월정원림에서도 역시 황룡강의 풍미를 마음껏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석송대에서 조선의 유학자 석탄 이기남 선생과 사미인곡의 송강 정철 선생은 황룡강변을 내려다보며 학문을 논하고 풍류를 즐겼다. 전남 기념물 제70호로 지정된 문화재인 요월정원림에서 하서 김인후와 고봉 기대승, 송청 양웅정 등 남도에 거주하던 1550년께 당대 최고의 인물들은 황룡강 건너 옥녀봉 위로 떠오르는 달을 보며 요월정 아래 용소에 배를 띄우고 시를 읊었다.

이런 수려한 자연환경을 간직했던 황룡강이기에 장성군은 국가정원 지정이라는 당찬 목표를 세우고 우선 지방정원으로 탄생시키기 위한 밑 작업을 지난 2018년 4월부터 착수했다. 지방정원으로 등록한 후 3년이라는 세월동안의 운영실적과 품질 및 관리상태 등을 평가받아 국가정원의 지정 신청을 할 수 있어서였다.

황룡강 지방정원 조감도

이에 따라 장성군은 '옐로우시티 장성'의 브랜드가 칼라가든 지방정원 조성이라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지역관광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황룡강 노란꽃잔치 등의 인프라에 힘입어 정원문화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는 절체절명의 당위성을 호소하고 나섰다. 지난 2020년부터 내년까지 장성읍 기산리 일원 22만6천719㎡의 황룡강 유역에 '황룡 오색정원'을 조성한다는 계획 아래 순차적으로 90억원(도비 49억5천만원, 군비 40억5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현재 장성군은 황룡강 지방정원 추진을 위해 지방정원 조성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까지를 마치고 내년 말까지 테마별 7개 정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장성군은 오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황룡강 지방정원 등록과 함께 주도면밀한 운영을 통해 오는 2026년 국가정원 지정 신청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장성 황룡강은 옐로우시티 조성사업을 통해 놀라운 변신을 하고 있다.네이밍에서 전해지는 강의 지형적 이미지를 바탕으로 황미르랜드 일원에서 부터 옐로우시티 스타디움 건너편 황룡강변에 이르기까지 테마별 7개 정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황룡강 지방정원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황미르랜드 일원에서부터 옐로우시티 스타디움 건너편 황룡강변에 이르기까지 ▲황룡정원 ▲홍담정원 ▲검은숲정원 ▲청백리정원 ▲푸른물빛정원 ▲오색주민참여정원 ▲황미르랜드를 조성한다.

황룡 오색정원은 오방색의 기본 색상인 빨간색, 노란색, 하얀색, 파란색, 검은색 등 다섯가지 색상(五色)을 기본 콘셉트로 정하고 오감(五感)을 만족시키면서 다섯가지 즐거움(五樂)을 줄 수 있는 꽃밭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소통과 화합의 장으로 장식될 ▲황룡정원(2.7㏊ 노란색)은 물빛공연장과 스크린벽천, 옐로우 오브제 설치, 은행나무 주차장으로 눈길을 끌게 함은 물론 야외무대와 잔디광장으로 힐링공간도 제공한다. 여기에 장성의 색상인 황금편백, 황금느릅, 화백나무를 대표 수종으로 은행나무와 산수유나무, 황금회화, 황엽안개나무, 황금목련, 황화라일락, 황매화 등의 노란색깔 나무를 심는다.

산책과 휴식의 공간으로 꾸며질 ▲홍담정원(2.4㏊ 빨간색)은 입구부터 빨간 산양모양의 조형물을 설치하고 퀼트모의 자수화단과 롤러코스터 산책로, 포켓쉼터, 스틸데크와 사면에 수국을 심는다. 꽃밭은 아기단풍, 홍단풍, 대왕참나무, 복자기나무를 대표 수종으로 겹동백나무와 겹벚나무, 배롱나무, 해당화, 명자나무, 홍가시나무, 석류나무, 아스틸베 베파날 등과 같은 붉은 빛으로 입힌다.

블랙 힐링공간으로 조성될 ▲검은숲정원(2.3㏊ 검은색)은 미러파고라(Mirror Pagora)와 그림자 쉘터, 암석원, 그리고 원터가든을 선보인다. 검은 열매가 맺는 수종인 벚나무, 오죽, 후박나무, 아로니아나무, 쥐똥나무를 대표 수종으로 자엽자두나무, 억새모닝라이트, 수크령진저리브, 휴케라글리터, 유케라, 휴케라실버라이트, 휴케라비너스 등의 윈터가든 분위기를 자아내는 검은 색감으로 치장한다.

투명한 유리를 활용해 형성될 ▲청백리정원(1.5㏊ 흰색)은 쿨링포그(Cooling Fog)로 뿌려지는 자작나무길에 유리화랑과 유리정자, 화이트 오브제에 유리조형물 가든을 마련한다. 하얀 수피를 가진 왕벚나무, 이팝나무, 산딸나무, 쪽동백나무를 대표 수종으로 백목련, 매화나무, 옥매화, 때죽나무, 아그배나무, 조팝나무, 수국 라임라이트, 흰명자나무, 흰해당화, 백목단 등으로 구축한다.

휴식과 푸른 힐링공간으로 생성될 ▲푸른물빛정원(5.1㏊ 파란색)은 해바라기정원과 물빛정원, 연꽃정원에 이어 블루쉘터(Blue Shelter)와 호수조형물, 블루오브제 등을 감각적으로 장식한다. 블루 색감을 더하는 라일락에반젤린, 라벤더, 니코블루수국을 대표 수종으로 블루베리나무, 로즈메리, 창포, 러시안세이지, 라일락아이젠하워, 붓꽃, 아시티국화, 네모필라 등으로 연출한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면서 치장될 ▲오색주민참여정원(2.2㏊ 다양한 색상)은 플랜트 박스를 이용한 수많은 색상의 수종을 심을 수 있는 주민 참여공간이어서 톡톡 튀는 개성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군은 주민참여정원에 한뼘정원과 노단식정원을 구상하고 있다.

힐링 아일랜드 파크로 태어날 반달곰 얼굴모양의 섬인 ▲황미르랜드(3.6㏊)는 노란예술센터 인도교를 통해 사람들이 직접 황미르랜드로 건널 수 있도록 하면서 호빗의 동굴과 전망대형 놀이시설, 어드벤처놀이시설, 마운딩놀이터, 지구본전망대, 물놀이장, 레이싱카트랙, 트릭아트존, 미로원 등을 갖춰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어린이 특화공원으로 가꿔진다. 장성군은 연계사업의 일환으로 장성공설운동장 수변테마공원 계획도 수립해놓고 있다. 공설운동장을 에워싸고 있는 지역에 영춘화, 황금느릅, 황금회화나무, 매자나무, 노랑말채나무 등을 심어 황금빛 물결이 넘실대는 수변테마공원으로 탄생시킬 방침이다.

장성 황룡강은 옐로우시티 조성사업을 통해 놀라운 변신을 하고 있다.네이밍에서 전해지는 강의 지형적 이미지를 바탕으로 황미르랜드 일원에서 부터 옐로우시티 스타디움 건너편 황룡강변에 이르기까지 테마별 7개 정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장성군 산림편백과 정원식 팀장은 "장성은 역사적 유적과 문화적 자원이 풍부하고 접근성도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춘 곳"이라고 전제, "황룡강에 휴양 거점공간으로서 국가정원이 조성될 경우 관광 장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로 작용할 뿐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팀장은 이어 "국가정원으로 지정 받기 위해서는 일단 지방정원을 잘 조성 운영해야 하고 규모와 시설기준 등이 관련법규에 적합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국가정원 요건을 충족시키는데 만족하지 않고 장성만의 정원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다른 지자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어느 시인은 황룡강을 이렇게 노래했다. '수정보다 맑은 황룡강 물을 떠 목을 축이고, 강가에 무성한 무 잎을 씹으며 산으로 갔다'고… 시인의 시구처럼 무채색이 아닌 일곱빛깔 무지개 꽃들로 빛나는 황룡강변에서 아이들은 꽃길을 따라 자연의 향기와 숨결을 느끼며 쉼 없이 뛰어다니고, 연인들은 꽃밭의 정취와 아름다움에 반해 사랑을 속삭이는 황홀경의 그날을 빨리 보고 싶다.

김봉일기자 amazingreporter@mdilbo.com·장성=최용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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