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여름 대비

@이관우 입력 2023.05.14. 17:37

절기상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입하(立夏)가 지나자 여름철 무더위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24절기 중 7번째 절기인 입하는 '보리가 익을 무렵의 서늘한 날씨'라는 뜻이며 '초여름'이라고도 불린다. 아직 서늘함을 느낄 법한 초여름인데도 체감상으로는 이미 한여름이다. 여름의 문턱에 갓 들어선 지금 벌써부터 광프리카(광주와 아프리카의 합성어)를 떠올릴 만큼 덥다.

과거 우리를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과 집중호우의 악몽이 재현될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느낌이 스쳐 지나간다.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후가 관측되고 있다는 점도 불안감을 더한다. 특히 우리와 인접한 동남아 지역이 이상 고온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는 40년 만에 역대 최고 기온을 재차 기록했다. 1983년 4월 37도를 기록한데 이어 이번에는 5월 기준으로 동일한 기온이 관측된 것이다.

베트남도 이달 초 기온이 44.1도까지 올라 사상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태국 북서부 딱지역 기온은 지난달 45.4도를 찍으며 태국 역대 최고 기온을 갈아치웠고, 열사병 환자가 사망하기도 했다.

미얀마 북서부지역도 지난달 말 기온이 43도에 달하는 등 불볕더위가 이어졌다.

이들 국가에 때 아닌 폭염이 발생한 것은 '엘리뇨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렇다면 모두의 관심사인 우리나라는 올여름 얼마나 덥고 많은 비가 내릴까.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3일 보고서를 통해 올 하반기부터 적도 부근 수온이 올라가는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엘니뇨는 지역별로 폭염, 홍수, 가뭄 등 여러 이상기후를 일으킨다. 통상 엘리뇨가 발달하면 우리나라는 여름에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늘어났다.

기온은 평소보다 떨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기온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불 가리지 않는 극단적 이상기후가 동시에 광주·전남을 덮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폭염·물폭탄 악몽'을 겪은 서울시는 15일부터 여름철 재해와 각종 안전사고 발생에 대비한 여름철 종합대책을 가동한다.

폭우피해 재발을 막기 위해 서울 전역에 설치된 강우량계와 도로수위계에서 일정 기준 이상의 수치가 측정되면 침수 정보를 전파해주는 '침수예보제·경보제'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광주·전남도 하루 빨리 재해유형별 대책을 수립·시행해 선제적 안전관리에 나서길 바란다.

이관우 취재2본부 차장대우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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