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줘야죠, 법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가르쳐야죠, 사람을 해하면 어떤 대가가 따르는지. 제 새끼 아깝다고 부모가 감싸고 돈다면 국가가, 법원이 제대로 나서야죠."
지난해 흥행몰이를 했던 드라마 '소년심판'의 명대사다.
드라마는 '소년범을 혐오한다'고 말하는 판사 심은석(김혜수 분)이 소년재판을 맡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실제 청소년 범죄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가장 충격적인 에피소드로 꼽히는 사건은 2017년 발생한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이다.
평범한 여중생들이 초등학생을 유괴, 살해한 사건은 발생 당시 전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후 드라마로 재조명되면서 촉법소년 형사처벌 연령 하향 논쟁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촉법소년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러는 사이 청소년범죄는 날로 흉포화되고 조직화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바깥 활동에 제한이 생기면서 잠잠한 듯 보였던 청소년 범죄는 엔데믹과 함께 폭주하고 있다.
광주·전남에서도 촉법소년 범죄는 심각한 수준이다.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지역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외제 차량 3대를 훔쳐 타고 다니며 교통사고를 일으킨 일당을 잡고 보니 중학생 셋이었다.
이들의 나이는 겨우 13~14세에 불과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제 겨우 중학생인 이들이 아파트에 주차된 외제 승용차를 훔치는 것은 물론 경찰의 추적을 피하고자 훔친 차량의 번호판을 바꿔 부착하는 등 성인 범죄 못지않은 수법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문제는 촉법소년 상당수가 최소한의 죄의식도 없다는 것이다.
최근 절도 혐의로 붙잡힌 중학생은 경찰 조사에서 '차를 훔쳐보는 것이 버킷리스트다'고 진술했다.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앞으로 차를 훔치겠다는 범행 계획을 밝히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 이들은 스스로가 촉법소년이라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는 점까지 권리인 양 내세우고 있다.
더 이상 촉법소년 범죄를 아이들의 단순한 호기심이나 실수로만 치부할 수 없는 대목이다.
광주·전남에서 소년부로 송치된 촉법소년은 2019년 547명에서 2020년 698명, 2021년 1천113명, 2022년 1천95명으로 최근 4년 사이 두 배로 급증했다.
이 중에는 강간·추행·방화·절도 등 강력범죄가 상당수다.
형사처벌만이 능사가 아닐 수 있다. 처벌 이전에 예방이나 선도 교육에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촉법소년임을 악용한 범죄가 폭증하는 만큼 피해자도 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사회에디터=김현주기자 5151k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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