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디젤차 천국'과 요소수

@류성훈 입력 2021.11.15. 16:10

필자는 30여년 동안 가솔린 승용차를 타다가 지난해 봄 처음으로 디젤(경유) 엔진 SUV로 바꿨다. 연비 좋고 공간 넓고 차박까지 가능한 SUV 열풍에 편승했다. 승차감은 다소 떨어지나 여러 장점을 지닌 탓에 대체로 만족하며 SUV를 타고 다녔는데, 올봄 2만㎞가 가까워지니 '요소수(尿素水)를 보충하라'는 낯선 경고등이 들어왔다.

100㎞, 50㎞, 30㎞ 남았다면서 계속 귀찮게 울려댔다. 요소수를 넣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는 경고에 부랴부랴 서비스센터를 찾아가 요소수를 넣었다. 비싸고 복잡할거라 생각했으나 요소수 보충은 싸고 아주 간단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디젤차에서 요소수가 그렇게 중요할지는 생각도 못했다.

최근 중국발 요소수 품귀 사태 영향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디젤 차량의 필수품인 요소수가 부족해지자 물류대란으로 한국 사회 전체가 멈출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두세달 쓸 수 있는 요소수 물량을 확보했다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그런데 왜 유독 한국에서만 요소수 비상이 걸렸을까. 이는 우리나라가 유럽을 제외하고 디젤차 비중이 높은 데다, 차량용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의 97.6%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차량 약 2천600만대 중 디젤차가 1천만대나 되는 등 명실상부 '디젤차 천국'이다. 이 가운데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6'을 적용하는 디젤 차량은 400만대이며, 이 중 절반은 화물차다.

2015년 '유로6'이 적용된 이후 등록한 디젤차는 선택적 환원 촉매 장치(SCR)를 의무적으로 부착하고 있다. SCR은 미세먼지 주범인 질소산화물에 요소수를 분사해 질소와 물로 변화시키는 장치다.

디젤차가 많은 유럽에서는 요소수를 자체적으로 공급하는 시스템을 갖춰 중국 의존도가 높지 않아 품귀 현상이 벌어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호주와의 '석탄 분쟁'에 따른 자국내 요소 생산 위축과 공급 차질로 인해 갑작스럽게 수출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한국이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요소수 대란이 '디젤차의 종말' 시기를 앞당겼다. 디젤 대신 가솔린차나 전기차로 갈아타야 할지 고민이다.

류성훈 취재3부장 rsh@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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