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세계호남향우회

@선정태 입력 2021.10.06. 19:08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는 동향 사람끼리 만나서 애향심을 토대로 친목을 다지는 모임인 향우회. 많은 향우회 중에서도 호남향우회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호남향우회는 향우회의 대명사로 인식되기도 하며, 해병대전우회, 고려대 교우회와 함께 '한국의 3대장 단체'로 꼽힌다. 호남 사람이 해병대를 전역한 후 고려대를 졸업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 호남향우회는 전 세계 어디에든 존재한다. 미국이나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큰 나라는 물론이고 멕시코나 필리핀, 네덜란드, 독일 등 세계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 현재 파악되고 있는 세계호남향우회는 25개국 67개 지역이다.

호남향우회는 해외로 이주한 사람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다. 낯선 땅에서 적응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은 기본이고, 자영업을 할 때 어떤 경로로 준비하고 진행해야 하는지도 가르쳐준다. 일부는 무이자로 자금을 빌려주기도 한다. 평생 잊지 못할 은인이자 천사처럼 보이기도 했다고 회상하기도 한다.

동향인을 반갑게 맞이해주는 해외 향우들의 몸에 밴 행동과 말은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2018년 뉴욕을 방문했을 때 세계호남향우회장은 인터뷰 요청에 기꺼이 응하며 낯선 곳에서 이동하기 힘들 거라며 뉴저지에서 맨해튼까지 직접 픽업해주기도 했다. 저녁 식사를 겸한 인터뷰 자리에는 다른 향우들 10여 명도 함께 했다. 헤어질 때는 '덕분에 오랜만에 고향 생각에 즐거웠다'는 감사인사도 받았다.

세계호남향우회는 매년 10월4일 전후로 귀국해 총연합회 명의로 광주와 전남북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것으로 부족해서인지 '더 많은 고향 후배들이 공부할 수 있게 하고 싶다'며 장학재단을 따로 만들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찾지 못하다 올해 2년만에 고향을 찾은 이들은 태어나 자랐던 당시의 풍경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우면서도 발전하는 모습에 뿌듯해하며, 고향 발전을 위해 더 많은 후배를 지원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향우들에게 감동한 일은 다른 데 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매년 5월18일이면 세계 각지 어느 한 곳 빠지지 않고 10년 이상 매년 5·18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혀 다른 세상에서 아버지의 고향, 할아버지의 고향에서 일어난 일을 기억하라는 것을 몸소 보이는 것이다.

선정태 취재3부 부장대우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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