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노마스크' 일상

@김대우 입력 2021.04.19. 19:25

한때 인구 10%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 '방역 실패국'이라는 오명을 썼던 이스라엘 국민들이 가장 먼저 마스크를 벗었다. 지난해 12월 백신 접종을 시작한지 4개월 만에 전체 인구 62%인 534만여명이 접종(1차)을 마쳐 사실상 집단면역을 달성하면서다.

백신확보에 총력을 기울인 끝에 지난 18일(현지시간)부터 '실외 노마스크'를 선언하면서 세계인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집단면역을 형성한 이스라엘 국민들은 이제 최대도시 텔아비브 거리와 해변, 관광지 등에서 마스크를 벗고 수영과 산책을 즐기고 있다. 학교도 정상적인 전면 등교수업을 재개하는 등 코로나19 이전 일상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한다. 추가적인 재확산이 없다면 5월부터는 모든 경제가 완전히 재개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까지 나왔다.

전 국민의 62%가 백신접종(1차)을 마친 영국은 다음달 리버플 세프턴 공원에서 5천명이 참여하는 '노마스크' 실험 콘서트를 연다. 대중이 안전하게 모일 수 있는 다양한 실험을 하기 위해서다. 실험 결과 안전성이 입증되면 영국 국민들도 마스크를 벗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사망자만 58만명에 이르는 등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미국도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18세 이상 국민의 31.8%가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더 나아가 면역효과를 높이기 위해 3차 접종까지 준비하고 있다.

반면 'K-방역'의 우수성을 알리며 칭송을 받았던 국내 코로나19 백신접종은 거북이 걸음이다. 현재 국내 백신 접종률은 3%대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국과 영국 등 백신 선진국들의 '쟁탈전'에 수급차질이 빚어지고 추가 투약분을 만들어 내 호평을 받았던 '최소잔여형(LDS)' 주사기에서는 이물질 논란이 빚어지며 'K-방역'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내 코로나19 신규확진자수는 나흘연속 600명대를 기록하며 곳곳에서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선진국'으로 꼽혔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봐야 하는 상황으로 역전됐다.

접종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일본도 최근 전 국민에게 9월까지 접종할 백신을 확보했다고 한다. 정부는 백신 확보를 서둘러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고 11월 집단면역 계획에도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마스크를 벗고 마음 껏 숨쉴 수 있는 날을 하루라도 앞당길 수 있다.

김대우 취재3부 부장대우 ksh43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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