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눈물의 경전선

@선정태 입력 2021.03.28. 17:50

'눈물의 구간'이라는 별칭이 붙은 경전선 광주~순천 구간 전철화 사업이 두 차례의 예비타당성 조사 끝에 통과해 공사 진행을 앞두고 있다. 이 구간은 호남 차별의 상징으로 통했다. 영남지역은 복선 전철화 사업이 이미 완공됐거나 진행 중이지만, 광주 송정~순천 구간은 건설 이후 단 한 번도 개량되지 않은 단선 비전철 구간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오는 6~7월께 기본계획을 마친 후 2023년까지 실시설계하고 2024년 착공할 계획이지만, 일정이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국토부의 설명회가 있던 지난 16일 순천 시민들은 도심을 가로지르는 기차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 대안으로 도심 구간의 지중화나 외곽 우회를 제시하고 있지만, 국토부는 막대한 비용이 추가된다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추가 비용이 공사비의 15%를 넘어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진행해야 하는데, BC(비용대비 편익)가 낮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순천시는 '철도는 100년을 내다보고 건설해야 한다'며 국토부가 지역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순천시야 말로 지역에 대한 고민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전선 광주 송정~순천 구간의 예타에 통과된 시기가 지금으로부터 16개월 전인 2019년 12월.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로만 계산해도 지난해 초부터 순천시는 경전선이 도심 구간을 가로지른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시간만 보낼 뿐 어떤 준비도 하지 않았다.결국 지난달 허석 시장이 나서 "많은 예산이 들어가더라도 생태수도 순천의 미래 발전에 맞는 장기적 관점에서 노선을 결정해야 한다"며 노선 변경을 요구했다.

중앙 정부를 설득할 전략이나 치밀한 계획은 내세우거나 제시하지 못하고 떼 쓰는 모습으로만 보인다. 7년 동안의 노력이 좌초할까 전전긍긍하던 전남도의 조언 이후에야 순천시는 용역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용역 결과물이 나오기까지는 1년 이상이 필요하다. 정부는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용역 추진이 뒷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순천시는 생태도시를 표방하며 관광객에게 손짓하면서도 찾아오는 길을 준비하는 데 큰 고민이 없는 듯 하다. 지나간 지난 1년이 아쉽다.

선정태 지역사회부 부장대우 wordflow@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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