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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낮술 금지령

@박석호 입력 2021.01.11. 18:33 수정 2021.01.11. 18:39

조선시대 임금 영조는 애주가였지만 흉년에는 항상 금주령을 내렸다.

궁중 제사에는 술 대신 차를 올리도록 했고 백성들은 제주를 냉수로 대신하게 했다. 술을 빚는 쌀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서였다. 어명을 어기면 사형에 처하거나 외딴섬에 귀양을 보냈다고 한다.

반면 영조의 손자인 정조는 술에 관대했다. 성균관 유생 이정용이 술에 취해 궁궐 담장 아래에서 잠을 자다 붙잡혔지만 정조는 죄를 묻지 않고 "이 유생은 술 마시는 멋을 알고 있으니 매우 가상하다. 술값으로 쌀 1포를 지급하라"고 명했다.

청와대는 2019년 1월 '낮술 금지령'을 내렸다.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점심시간 뒤 청와대 출입문인 연풍문에서 얼굴빛 확인을 통해 '낮술 여부'를 체크했다.

순천시가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실시한 '낮술금지령'이 11일 해제됐다.

새해 첫날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자 지난 4일부터 식당에서 오전 5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주류 판매를 못하게 했다. 일부 식당이 오전 5시부터 '꼼수 술장사'를 한 것이 '낮술 금지령'을 촉발했다. 순천시 주·야간 상시 점검반은 지도·단속을 벌였고, 낮술금지 행정명령을 어기고 적발될 경우 업주는 300만 원, 손님은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났다. 그리고 순천시는 위반 업체가 없었고, 선제적인 방역조처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안정됐다며 낮술 금지 기간을 당초 2주일에서 1주일로 단축했다.

'낮술 금지령'에 대한 찬반여론은 뜨거웠다.'오죽했으면 낮술까지 금지시켰겠느냐'는 찬성 의견과 함께 '그나마 손님이 없는데, 낮술금지령으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커지겠다'며 과도하다는 반론이 맞섰다. 이참에 낮부터 술에 취하는 잘못된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언제부터인가 언론계에서도 낮술이 사라져 가고 있다. 김영란법에 이어 음주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분위기까지 겹치면서 점심 때 한 잔하는 문화가 없어져 가고 있다. 낮에 취한 모습으로 돌아다니면 볼썽 사납다. 반주로 한두 잔 마시다 보면 저녁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코로나'가 얼마나 심각했으면 '낮술 금지령'까지 나왔겠는가. 그래도 오늘은 '코로나' 시름을 달래기 위해 저녁에 집에서 소주 한잔 할 생각이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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